<div>어느덧 애기엄마 됐는데</div> <div>갑자기 다시 글 쓰고 싶어져서 10년 된 내 노트북 느려터진 것 열었다.</div> <div>그 안에 내 작업들 쓰다 만 채 덮었던 그대로 여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div> <div>제목 하나씩 보며 그땐 그랬지. 하며 서글퍼졌다.</div> <div> </div> <div>'당신이 잠든 사이에'</div> <div> </div> <div>라는 제목. 이건 도저히 기억이 안 나는데 뭐지? 연애 소설인가? </div> <div>아련한 기분으로 더블클릭 했더니 이런게 있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font-size:12pt;font-weight:bold;">당신이 잠든 사이에</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 <p></p></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 style="text-align:right;"> <p></p></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이봐, 일어나라고.”</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누군가 어깨를 세차게 흔들었다. </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다 끝났으니까 일어나 봐. 이 멍청아.”</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눈을 떴다. 고슴도치가 한심하다는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고슴도치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주위를 둘러봤다. 잉어, 고래, 기린, 딱정벌레 등이 나를 빙 둘러 쌌다. </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야 이 새끼야, 너 때문에 내 전세금 다 날렸잖아. 이 병신! 잠이 오냐? 응? 이제 어쩔 거야?”</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소라게가 분통을 터뜨렸다. </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지금 너만 화 난 거 아니야. 말 좀 가려서 해.” </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고래가 잔뜩 억눌린 목소리로 말했다. 윤기 나던 검은 피부에 잡힌 주름이 그의 화를 대변했다.</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씨발!”</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소라게가 고래를 쳐다보며 보란 듯이 악을 썼다. 그러자 지켜보던 딱정벌레가 조용히 한마디 했다.</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나는 대출받아서 돈 걸었거든. 좀 주둥이 좀 다무시지.”</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이게 다 뭔 소리다냐? 트랙 중간지점에서 어떤 섹시한 다람쥐가 건네 준 음료수를 마신 것 까지는 기억이 나는데...</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대체 어떻게 된 건데?”</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그걸 몰라서 물어? 네가 퍼 자는 사이에 거북이가 골인했어. 그 덕에 너한테 판돈 건 우리는 다 쫄딱 망하게 생겼고! 거북이한테 돈 걸었던 다람쥐들만 인생 역전 한 거지. 야, 어떻게 토끼가 거북이한테 질 수가 있냐? 오래 살다 보니 별 일 다 보겠네.”</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호랑이가 담배연기를 훅 내뿜으며 말했다. 그럼 그때 다람쥐 년이 준 음료수에...</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이건 사기야!”</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내가 외쳤다.</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그건 내가 할 말이다, 이 새끼야! 오늘 너 죽고 나 죽자!”</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얼굴이 빨개진 소라게가 집게로 딱딱 소리를 내며 달려들었다. 소라게의 집게가 내 긴 귀를 꽉 꼬집었다. </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아야, 아야! 나도 피해자라니까. 어떤 다람쥐 년이...”</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나는 귀를 잡고 비명을 질렀다. </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맑은 고딕';"> </span></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 </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 </div> <div align="justify" class="바탕글">뭐 이런걸 다 썼는지 웃다가 갓난애기 깨워버렸다. 이런 건 다시는 못 쓸 것같은 나이가 되어버려서 조금 슬프다.<p></p></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