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도, 2차도, 심지어 3차 합의안도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이 못된다는 것은 맞습니다. 그리고 오유 세월호 게시판 유저 분들도 그에 분노했기에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도 압니다. 그러나 다른 길을 걷겠다는 일반인 유가족 분들을 '방해꾼' 혹은 '내부의 적'으로 취급하기 전에 생각해봐야 할 것들이 있다고 봅니다.
첫째, 사고 직후부터 지금까지 쭉 소외되어 왔다는 점입니다. 국가와 국민의 유무형의 지원조차 이 분들에게 돌아간 것은 얼마 없었습니다. 이것은 일반인 유가족 분들이 가장 분통 터트리는 부분입니다. 둘째, 단원고 학생 유가족 분들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40여명의 일반인 유가족은 빠져있었고 의견도 거의 수렴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 유경근 대변인의 말실수(실수인지는 모르겠지만..)가 일반인 유가족 분들이 '다른 길을 걷겠다'고 마음 먹게 한 결정적인 요인이 됐죠. 셋째, 현실적인 이유입니다. 일반인 유가족분들은 단원고 학생 유가족 분들과 달리 형제자매 혹은 부모님, 친척을 잃은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같은 피를 나누는 누군가를 잃은 마음의 경중을 나눌 수 있겠느냐만은, 자식을 잃은 부모는 남은 인생이 현실적으로 그냥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현실적'인 타격은 단원고 유가족 분들이 더 크다는 이야기이죠. 그래서 도저히 풀릴 것 같지 않은 여야의 세월호 특별법 합의에 대해 일반인 유가족은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져와야겠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풀릴 것도 안 풀리는 이 정국에 편 가르기를 자처한 점은 너무 안타깝습니다..그만큼 일반인 유가족 분들의 소외감이 컸다는 방증일 수도 있겠지만 현실은....... 그래도 다 같은 유가족이죠.. 어느 한 쪽을 비난하지 맙시다. 이제는 늦은 것 같지만, 그저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