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나는 93년 3월군번이다. </P> <P> </P> <P>논산이 아니고 뒷자리 군번이 73으로 시작하는 3군의 사단군번이다.</P> <P> </P> <P>기억을 거슬러 올라가자면 모든 게 낮설고 괴로운 훈련병 시절이지만 가장 무서웠던 건</P> <P> </P> <P>역시 형들에게 들었던 군대 내의 무지막지한 구타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를 떠올리게 </P> <P> </P> <P>하는 교관과 조교들의 살벌한 말투였다.</P> <P> </P> <P>그리고 가장 어이 없었던 것은 식사할 때 식판들고 식당 앞에 서서 외치는 구타근절 구호!!!</P> <P> </P> <P>이 무렵부터 군대 내 구타를 근절하는 시도가 처음 시도된 것으로 기억된다.</P> <P> </P> <P>이제 시간이 20년이 지나 뭐라고 외쳤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아직도 잊지 못하는 사건이 있다.</P> <P> </P> <P>나는 키가 182센티 정도 된다(부러워 하지 않아도 된다, 몸무게가 95키로니까. 물론 군대 시절에는 75키로 정도).</P> <P> </P> <P>키 순서대로 서서 훈련병 번호를 받은 나는 네 명씩 오와 열을 맞출 때마다 항상 줄 앞에 설 수밖에 없었다.</P> <P> </P> <P>그 날도 맨 앞에 순서를 기다리다 조교의 명령에 의해 구타근절 구호를 외쳤다.</P> <P> </P> <P>그러자 마자 들려오는, 아직도 귀에 생생히 살아있는 조교의 목소리 </P> <P> </P> <P>" 이씨발새끼들, 목소리가 그것밖에 안나오지?"</P> <P> </P> <P>하는 목소리와 함께 전투화를 신은 발이 맨 앞에 서 있던 내 명치에 와서 꽂혔다.</P> <P> </P> <P>정말 거짓말 같이 하늘이 노란 장막으로 서서히 덮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P> <P> </P> <P>숨이 턱 막히면서 진짜 손과 발 모두 움직일 수가 없었다.</P> <P> </P> <P>나는 알지 못했지만 나중에 동기들 말에 의하면 입에 거품을 물고 온 몸이</P> <P> </P> <P>전기에 감전된 듯이 부르르 떠는데 내 뒤에 서있던 동기 녀석이 말하기를</P> <P> </P> <P>아...동기가 한 명 줄었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단다.</P> <P> </P> <P>점심시간이었는데 바로 사단 의무실로 실려갔고 나는 오후 3시가 되어서야 제정신으로</P> <P> </P> <P>돌아올 수 있었다.</P> <P> </P> <P>지금 생각하면 무서운 게 그 정도로 위험했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환자가 발생했슴에도</P> <P> </P> <P>외부의 병원이나 수도 통합병원 등의 큰 병원으로 이송되지 않았다는 점이다.</P> <P> </P> <P>그냥 물수건으로 이마에 덮어준 정도가 처치의 끝이었다.</P> <P> </P> <P>나는 일사병으로 쓰러진 것으로 보고되었고 아무런 문제도 제기되지 않았다.</P> <P> </P> <P>나는 오후 내내 쉬다가 8시쯤 내무반으로 복귀했는데 그 조교가 찾아왔다.</P> <P> </P> <P>훈련소 입소할 때 들었던 사단장의 하늘과같은 말씀은 이제 군대 내 구타는 없다.</P> <P> </P> <P>때리는 놈은 영창간다. 즉 인생에 빨간줄 생긴다. 마음 놓고 훈련 받으라 하는 것이었다.</P> <P> </P> <P>그 말씀이 생각나면서 조교가 엄청 미안해 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P> <P> </P> <P>나는 솔직히 사과 정도는 받을 줄 알았다. 21살의 순진한 청년이었으니까.</P> <P> </P> <P>나를 데리고 나온 조교는 조교들의 내무반으로 나를 데리고 갔고 그 내무반에는</P> <P> </P> <P>우리 훈련병 소대장이었던 병장과 훈련소를 책임지던 대위가 있었다.</P> <P> </P> <P>그 대위가 하는 말이.....</P> <P> </P> <P>"아팠냐?? 니가 겨우 한대 맞았다고 그 엄살 지랄병을 떠는 바람에</P> <P> </P> <P>내가 얼마나 식겁했는지 아냐?? 너 훈련소 퇴소할 때까지 내가 지켜본다.</P> <P> </P> <P>이 날 이후로 오늘 일 입 뻥긋한다던지 훈련 벋을 때 농땡이 피는거 눈에 띠면 내가</P> <P> </P> <P>직접 죽인다...너 하나 죽이고 사고로 처리하는 거 일도 아냐"</P> <P> </P> <P>진짜 이런 말을 들었다. 그 당시에는 어린 나이라 그런지 얼마나 살 떨리던지...</P> <P> </P> <P>정신 없이 "예, 알겠습니다." 하고 나왔는데 무릎에 힘이 안들어 가더라...</P> <P> </P> <P>그 날이 훈련소 입소한지 2일 째 되던 날이었다...</P> <P> </P> <P>내가 훈련소 있는 6주 동안 동기 한명이 실제로 줄었다.</P> <P> </P> <P>옆 소대 녀석이라 나는 실제로 목격하지 못했지만....</P> <P> </P> <P>훈련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통나무 위를 팔 벌리고 큰 걸음으로 걸어서 건너가는 훈련이 있다. </P> <P> </P> <P>그 훈련을 받던 동기 한명이 자세가 맘에 안든다고 한 조교가 걷어찼는데 자빠지면서 </P> <P> </P> <P>허리로 통나무 위에 떨어졌다....하반신 마비가 되었고 그 녀석은 훈련 중 낙상으로</P> <P> </P> <P>사고가 난 것으로 처리되었다.</P> <P> </P> <P>우리는 그 날 저녁 모두 모여 그 대위의 말씀(?)을 들었다. </P> <P> </P> <P>만흔 훈련병이 눈 뜨고 그 장면을 봤슴에도 불구하고 훈련 중 다치지 않게 몸조심하라는</P> <P> </P> <P>훈화 말씀을, 부주의하게 조교 말안듣고 이상한 행동하면 다친다는 말씀을.........</P> <P> </P> <P>이틀인가 뒤에 헌병도 왔지만 우리 모두는 훈련 조심히 받고 </P> <P> </P> <P>몸 안다치게 주의하겠다는 종이만 써서 제출했다....</P> <P> </P> <P>지금은 군대 어떤지 모르겠다.</P> <P> </P> <P>나는 그냥 군대가 X같다.</P> <P> </P> <P>이건 훈련소에서의 한 에피소드에 불과하다.</P> <P> </P> <P>나는 수도 통합병원에서 골반 수술도 받았다. </P> <P> </P> <P>골반이 깨진 후(왜 깨졌는지는 상상에 맡긴다. 골반이 깨질 일이 뭐가 있겠는가...</P> <P> </P> <P>물어보지 않아도 당연한 거 아닌가?? 그런데 구타라고 얘기하지 못했다. 그냥 넘어져서 깨진 것으로 했다.</P> <P> </P> <P>간부들의 농간에 의해서. 내가 70먹은 노인이냐?? 넘어져서 골반이 깨지게?? 넘어져서 골반이 깨질 놈이</P> <P> </P> <P>현역으로 군대왔다면 그것도 문제아니냐??) 상당 시간이 흐른 뒤</P> <P> </P> <P>그 깨진 부위가 계란만하게 썩었다. 깨진 골반의 반대 방향에서</P> <P> </P> <P>뼈 일부를 떼어내고 독일산 인공소뼈(개같은게 국산으로 하면 안좋다고</P> <P> </P> <P>독일산으로 하라면서 그러려면 돈이 든다고 그 당시 금액으로 30만원을 어머니에게</P> <P> </P> <P>요구했다. 어머니는 양주 한병과 30만원을 군의관에게 주었고...) 를 썩은 뼈를 긁어내고 </P> <P> </P> <P>그 부위에 넣었다. 이 과정도 참 기가 막힌 사연이 있다....</P> <P> </P> <P>기니까 다음에 써야지.....</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