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strong>※ 실제 역사 기록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어쨌든 비전문가가 서술한 자료입니다. 재미로만 읽어 주세요.</strong></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오랜 통치 기간 동안 두 번의 환국으로 조정을 까뒤집으며(?) 절대 왕권을 구축했던 철혈군주 숙종.</div> <div>하지만 그런 그를 살살 녹이던 마성의 여인(희빈 장씨 아님)이 있었으니,</div> <div>바로 왕의 막내 여동생이었던 명안공주(明安公主) 되시겠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strong>1. 명안공주는 어떻게 왕실의 귀요미가 되었나</strong></div> <div> </div> <div>선대 왕 현종에게는 훗날 숙종이 되는 왕세자 이외에 3명의 공주가 더 있었습니다. </div> <div>이들은 모두 명성왕후 김씨의 소생(현종은 후궁을 두지 않았음)으로, 차례로 명선공주(明善公主)와 명혜공주(明惠公主),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명안공주입니다. </div> <div>명선공주는 왕세자보다 1년 일찍 태어난 누나, 나머지 두 공주는 손아랫누이들이였죠.</div> <div> </div> <div>보시다시피 명안공주는 현종 패밀리의 막내딸로 태어났습니다.</div> <div>원래 막내딸이란 그냥 있기만 해도 집안의 귀여움을 다 독차지하는 포지션인데, 거기에 명안공주는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했다고 합니다.</div> <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tyle="border-top:medium none;border-right:medium none;border-bottom:medium none;border-left:medium none;" alt="AKR20121231061300005_02_i_59_20121231105706.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4/1428207531cdRMY9i2jOahyCgFAHOGVK261b7E.jpg" width="500" height="327"></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관련 유물 중에는 명성왕후가 공주에게 쓴 신년 덕담 편지가 있는데요,</div> <div style="text-align:left;">'새해부터는 무병장수하고 재치기 한 번도 아니하고 푸르던 것도 없고 숨도 무궁히 평안하여 달음질하고 날래게 뛰어다니며 잘 지낸다 하니 헤아릴 수 없이 치하한다'라는 글이 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요약하자면 '우리 아가 아프던 게 싹 나았다니 정말 기특하다'는 내용.</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당시 새해 덕담을 할 때는 소망하는 바를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말하는 풍습이 있었다는 것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러니까 저 편지에 쓴 글은 현실과는 사실 반대의 내용이고, 바꿔 말하자면 '우리 공주는 아직 아픔'...ㅠㅠ</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병약한 막내딸, 혹은 막냇동생에게 쏟아졌을 가족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였을지 대충 상상이 가시지 않습니까?</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런데 말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현종 패밀리에게는 이것보다 더욱 끔찍한 비극이 닥쳐오게 되는데요.</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조선 왕실의 공주들은 대체적으로 14살 전후에 부마를 정하고 혼례를 올립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이것은 현종의 공주들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현종 14년, 왕실에서는 명선공주와 명혜공주를 한꺼번에 시집 보내려 합니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래서 부마도 정하고 날도 잡고 육례 준비도 하고.... 하던 어느 날.</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4월에 명혜공주가 갑자기 사망하더니, 8월에는 명선공주까지 세상을 뜨게 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사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명선공주가 죽기 며칠 전 실록에 '명선공주가 천연두를 앓아 상이 경덕궁으로 이어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아마도 천연두가 공주의 목숨을 앗은 원흉이었겠지요.</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결혼을 앞둔 두 딸이 한꺼번에 절명한 참사는 현종에게도 큰 충격이었던 모양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이 사건 이후로 현종은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지더니 이듬해에 딸들 따라 세상을 뜨고 맙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예비신부 누이들이 갑자기 다 죽어버리고, </div> <div style="text-align:left;">아버지까지 돌아가시고, </div> <div style="text-align:left;">어린 나이에 갑자기 왕위를 떠안게 되었는데, </div> <div style="text-align:left;">올라와 보니 할배뻘인 신하들과 기싸움을 해야 할 판.</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이것이 모두 요즘으로 치면 초중딩 정도 나이였던 숙종이 2년 동안 겪은 일임;;;</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리고 곁에 남은 동복이란 막내 명안공주 뿐.</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렇게 운명이 숙종을 여동생바보로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strong>2. 짐의 누이가 이리 사랑호울리가 없소</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래도 오빠 숙종이 지극정성으로 돌본 덕인지, 명안공주는 언니들과 달리 장성하여 16세에 무사히 시집을 가게 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실록에 따르면 혼례는 숙종 6년, 2월 18일에 치루어졌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물론 애지중지하던 동생 결혼식을 그냥 지나칠 오빠가 아닙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이날 기사에는 '명안공주의 혼례를 행하였다. 승지를 보내 술을 하사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보통 실록에서는 공주의 혼례 이야기를 '00공주의 가례를 검소하게 행하다'라는 식으로 간단하게 적어놓곤 하는데, 이쪽 기록은 좀 다르지요?</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참고로 당시 술은 결코 가벼운 선물이 아니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지금도 청주 계열의 전통주 주조법이 양반가를 중심으로 전승되는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맑은 술은 당시로선 고급품이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귀하디귀한 곡식을 아주 많이 들여 만드는 기호품이라 흉년이 들면 제일 먼저 금지되는 사치품이였죠.</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런 물건을 승지를 시켜 식장에 퀵으로 배달까지 시켜주는 오빠의 배포bbbbb</div> <div style="text-align:left;">사실 세대를 거치며 공주나 왕자의 혼례를 계속 간소화해 나가던 당시 왕실 풍속과는 좀 어긋난 행동이긴 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하지만 숙종의 통 큰 결혼선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거.... 검소 따윈 개나 줘;;</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공주가 결혼하여 하가를 하면 으레 왕실에서 공주궁이라 하여 신혼집을 따로 지어 줍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숙종도 여동생에게 집을 지어주려 땅을 마련했는데, 집터를 측량해보니 1826간.... 보통 공주궁이 1200간에서 1600간 정도인데 1826간;;;;;</div> <div style="text-align:left;">당연히 신하들이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당시 공주궁 공사 관련해서 오간 이야기를 대강 요약하면 이렇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숙종 6년 6월 20일</div> <div style="text-align:left;">민유중(호조판서, 훗날 숙종의 장인) : 지금 다른 공사도 있는데 공주마마 댁 공사는 가을로 미루시지요?</div> <div style="text-align:left;">숙종 : 올해가 길년이래서 터만 닦을거요 터만ㅡㅡ</div> <div style="text-align:left;">민유중 : 이번 공주궁 공사가 제도에 벗어날 정도로 너무 크고 사치스럽사옵니다. 잘못하면 욕 먹습니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숙종 : 아 내가 알아서 하겠소ㅡㅡ</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숙종 6년 7월 1일</div> <div style="text-align:left;">호조 : 즈어어어언하 저희가 공주궁 집터를 측량해보니 어마무시합니다 무려 1826간ㄷㄷㄷ</div> <div style="text-align:left;">선대에 정한 법도는 1600간이거늘, 마땅히 줄여야 하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숙종 : ...알겠소 줄이시오ㅡㅡ</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숙종 6년 7월 28일</div> <div style="text-align:left;">사헌부 : 즈어어어어언하 공주마마 집터를 더 줄이시고 비용을 간략하게 하시옵소서!</div> <div style="text-align:left;">숙종 : (무시)</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명안공주 신혼집을 사이에 둔 숙종과 신하들과의 줄다리기는 여러 번 계속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결국 대신들이 간한 대로 공주의 집터는 줄이는 걸로 결론이 났지만, 이 떡밥은 정말 오래오래 살아남아 숙종과 신하들을 괴롭히게 되지요.</div> <div style="text-align:left;">동생네 집 공사현장에 추가 공사비 대 주다가 걸리고, 군인들을 신혼집 공사에 동원하겠다고 고집부리다 승정원이랑 싸우고....</div> <div style="text-align:left;">대동법과 주전 확대 등 민생에 관한 많은 업적을 남긴 군주였지만, 여동생과 연관된 일에선 은근 이성을 잃고 폭주하는 경향이 있었던 모양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그 밖에도 실록에 기록된 건 중국에서 들어온 패물 이야기인데, </div> <div style="text-align:left;">으레 사신단이 중국을 갔다 돌아올 때는 비단과 은 같은 귀중품을 받아와 왕에게 진상을 올리곤 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선물을 받은 왕들은 은자는 따로 나라 살림에 보태 쓰고, 비단은 후궁들에게 선물하는 것이 보통이었지요.</div> <div style="text-align:left;">하지만 숙종이 누구입니까? 후궁의 환심 따위 먼저 구걸하지 않는 차가운 한양 남자ㅇㅅaㅇ </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리고 이 비단은 당연한 듯 여동생 몫으로 갔습니다;;; (* 숙종 10년 3월 15일 : <font color="#333333">청주가 보낸 은과 비단을 유사와 명안 공주에게 내리다)</font></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또 야사에는 이런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명안공주 : 오라버니</div> <div style="text-align:left;">숙종 : ㅇㅇ?</div> <div style="text-align:left;">명안공주 : 저 땅 좀 주시면 안 되나여?</div> <div style="text-align:left;">숙종 : (마침 하늘을 빙빙 돌던 솔개를 가리키며) 그럼 쟤가 그리는 원 아래로 다 네 땅ㅋ</div> <div style="text-align:left;">명안공주 : (꺄르륵)</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역시 조선 최대 스케일의 여동생바보ㄷㄷㄷ </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strong>3. 결말</strong></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렇게 임금님과 공주님 오누이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로 끝나면 좋았겠지만, 불행하게도 결말은 그렇게 되지 못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어릴 적부터 몸이 약했던 명안공주는 오래 살지 못하고 결국 숙종 13년에 23세의 나이로 사망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녀는 남편 오태주와의 사이에서 아이도 남기지 못했습니다. (부마의 재혼은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훗날 오태주는 양자를 들여서 가문을 이어나갑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리고 여동생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숙종은 큰 슬픔에 빠집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실록에는 명안공주의 졸기 이후 숙종의 행보가 꽤 자세히 적혀 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소식을 들은 날 숙종은 상복을 입고 공주의 장례를 시급히 지원할 것을 전교한 후, 바로 다음날 공주의 집으로 문상을 갑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이때 대신들은 아직 입관도 못하고 빈소도 차리지 않은 때에 가는 것은 마땅치 않다며 문상을 말리지만, 숙종은 이를 모두 뿌리치고 달려갑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리고 공주의 집에서 '슬픔이 다 할 때까지 곡을 하였다'고 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또한 10일 동안 소선(수랏상에 고기와 생선을 올리지 아니함)을 명했으나 약방에서 건강 상의 이유로 극구 말리는 바람에 4일로 줄이기도 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그 이후 묘지에 쓸 석물을 급히 떠 오려다 승정원이랑 의견 충돌을 겪거나,</div> <div style="text-align:left;">동생 장지를 최대한 가까운 데 쓰려고 금표(조선식 그린벨트) 안에 잡다가 대신들과 싸운 건 덤. (결국 빡빡 우겨서 경기도 광주에 장사지냄)</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여튼 그렇게 숙종의 여동생 사랑은 새드앤딩으로 끝나고 맙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모친(숙종 9년 사망)에 이어 여동생까지 보내고, 혼자 남은 숙종의 행보는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중전 환승과 환국 이러쿵저러쿵 복잡한 사정들이지요.</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러던 어느 날,</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숙종은 부왕의 성묘를 다녀오던 길에 뜻밖의 냥줍을 하게 되는데........</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