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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1293139
    작성자 : 에비쨩
    추천 : 72
    조회수 : 6703
    IP : 175.198.***.129
    댓글 : 1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8/13 01:49:14
    원글작성시간 : 2016/08/11 10:48:05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93139 모바일
    나를 처음으로 설레게 했던 남자 이야기

    내가 한창 엑스트라로 촬영장 알바다닐적에 이야기다

    엑스트라알바를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곳의 반장들은 알바들을 소품처럼 여기곤 한다 (가끔 정말 착하신분도 계심)

    꾸물대다가 욕먹기도 부지기수.  눈치가 없었던 나는 자주 혼나곤 했다 

    그렇게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지쳐가고 있을때쯤

    어떤 남자분을 만나게 되었다 그냥 평범하고... 통통하고 사람좋아보이는 인상.

    우리는 촬영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두어시간동안 구석에서 얘기를 나눴다 

    얘기라기도 안하면 시간이 너무안가기 때문에....(촬영장에선 휴대폰을들고 가면안된다)

    그때가 아마 겨울중에 가장 추웠던 날이었을것이다 

    영하 15도 날씨에 야외촬영을 하게 되었다. 남녀할것없이 모든 대기자들이 바들바들 떨면서 대기하고있었는데...

    본인도 추우면서 핫팩을 내손에 자꾸 쥐어주는것이었다.

    빨갛게 얼은 성인 남자의 손이 그렇게 측은하기 그지없었다..




    우리는 조금씩 친해졌다 대기하고 있는동안 얘기도 하고 촬영도 구경하고 그러던중

    배우에대한 얘기가 나왔다 

    내가 한국에서 배우를 하려면 얼굴이 이뻐야된다는둥 개성이 있어야한다는둥 그런얘기를 하자

    "그런데 왜 여기에 있어요?" 

    라며 갑자기 훅 들어오는것이었다 그 당시에 나는 너무 당황해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그냥 얼버무려 버렸다.

    촬영장의 화려한 불빛아래 한껏 치장된 그녀들에 비해 나는 너무도 작고 초라해 아무도 봐주지않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일까

    그가 나에게 해준말이 너무도 설레었다 

    아무래도 그의 평범안 인상에 스며든 부드러움에 빠진 모양이었다




    그렇게 촬영이 끝나고 버스에서 내렸지만 엇갈려 버렸다

    이럴줄 알았다면 미리 번호라도 물어볼걸...

    지금도 가끔 그분이 생각나 혼자 웃음짓기도 한다

    이제는 중국으로 다시 돌아갔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때의 떨림은 잊지못할것이다

    제눈에는 충분히 예뻐보여요 라고 말해줘서, 그때의 자존감이 없던 나를 일으켜세워줘서 너무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
    반말로 작성해서 죄송합니다 ㅎㅎ

    갑자기 그때의 일이 기억나 주절주절하면서 쓰다보니 글형식이 이렇게 되었네요

    1년 정도 된 이야기지만 아직도 그때생각하면 가슴이 두근두근합니다

    지금쯤 그분을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언젠가 인연이 되면 다시 만나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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