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저 또한 귀향을 보기 이전에, 여러모로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제가 암울한 내용의 영화를 보면 더욱 가라앉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고 있었어요. 조금이라도 웃을 수 있는 경험으로 힘을 내야만 하는 상황에서 '귀향'을 봐도 괜찮을까.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div> <div> </div> <div> </div> <div>그런 가운데 얼떨 결에 어제 아버지와 '귀향'을 보게 되었고, 영화를 보며 많은 눈물들을 쏟아 냈어요. 그리고 오늘도 그 후유증으로 가라앉아 있어요. 하지만 제가 내린 결론 '보길 잘 했다'는 것이었어요. </div> <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735" height="524" style="border:;" alt="함께 맞는 비.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2/1456583620uenONUhZuZfLK.jpg"></div> <div><br>▲ 고 신영복 선생님의 서화 중에 '함께 맞는 비'라는 말이 있어요. 이걸 읽고서 많은 생각을 했고, 지금도 마음속에 간직되어 있는 말인데요.</div> <div> </div> <div><strong>'도운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입니다' </strong>라는 말이에요.</div> <div> </div> <div> </div> <div>귀향을 보고 나면 순간에 큰 슬픔을 느끼고, 며칠 동안 여운이 안 가실 거예요. 제가 오유를 보다가 어떤 분은 자신은 귀향을 보면 멘탈이 감당 안 될 것 같아 표만 사겠다는 댓글을 봤어요. 물론 표를 산다는 자체만으로 사회적으로 이슈화되는 것에 도움이 되고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일 중에 하나겠지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div> <div> </div> <div>우산을 들어주는 게 아니라 함께 비를 맞아야 한다는 거예요. 슬픔은 나눠야 해요. 그분들이 느꼈을 고통과 슬픔, 한을 함께 느끼는 것이 그분들에게 가장 큰 위로가 아닐까 생각해요. 위로란 것도 그렇잖아요. '힘 내'라는 말이 더 이상 힘이 되지 않는 때가 있잖아요. 누군가 당장 내게 달려와서 온전히 나의 입장이 되어 함께 슬퍼해줄 때, 가장 큰 위로가 되잖아요.</div> <div> </div> <div>우리에게는 며칠 동안 지속되는 슬픔의 시간일 수 있지만 그것은 위안부 할머니분들이 느꼈을 고통에 비하면 너무 작은 것이라 생각해요. 그러한 우리의 행동이 그 분들에게 큰 힘이 된다면, 그럼 좀 더 용기를 낼 수 있지 않을까요? </div> <div> </div> <div> </div> <div>기분이 다운되더라도 자신이 그분들을 이해하려는 시간을 가졌다는 것, 그리고 (위안부 할머니분들이 겪을 고통에 비하면 아주 작은 것이겠지만) 그 분들의 고통을 분담하여 함께 슬퍼했다는 사실이 본인의 삶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 일이 될 거예요.</div> <div> </div> <div> </div> <div>영화 귀향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적는다는 게 굉장히 조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네요.</div> <div> </div> <div>하지만 제가 영화를 보기 이전에 느꼈던 두려움을 가진 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었어요. 함께 해요. 우리.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