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옷을 만들거에요
미싱 놓은지 4년여만에 창고정리를 하다가 의문의 커다란 리빙박스를 발견합니다.
이게뭐지? 하고 열었더니 어마어마한양의 원단!!!!
하도 오래 손을놨더니 원단구분도 안갑니다. 이중거즈원단부터 유기농다이마루 원단까지..인조무스탕원단이 제법많네요.
그원단들을보다가 생각합니다.
엄마네집 개 조끼를 만들자!!
우리집 가축들과 달리 하루에 2시간이상 바깥운동을 즐기는 어머니댁 작은 개요키를 위해 조끼를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퍼원단하나를 꺼내들었습니다. 골지원단에 퍼가 붙은원단인데..
이런원단이에요.
이런 자잘한 강아지 무늬가 전체적으로 퍼져있습니다. 짱귀엽!!!
재단해야지요 ㅋㅋㅋㅋ 미싱을 놓은 가장 큰 이유가 재단때문이었드랬습니다.
정말싫었어예 ㅜㅜ... 전지에 패턴을 따고 부직포에 옮겨그리고 다시 원단에 옮겨그리고 하.........
그래서 재단자체가 필요없는 간단한 바란스나 가스렌지덮개 식탁보만 만들다가 아예 미싱을 놔버림ㅋ
수성펜이 4년새에 바싹 말라서 연필로 재단합니다.
사실 이놈때문에 이글을 동게에 써야하나 패게에 써야하나 고민 무지했지만..
일단 개패션에 관한 글이므로..
재단하는 내내 옆에서 저러고 해작질을 시전합니다.
그러다가 가위질하고 나온 자투리원단 발견!!
뭔지 모르겠으니 일단 먹어보자!!!
그사이 저는 가위질을 끝냈습니다. 가위질을 다 마치고 발견한 치명적인 실수.
시접을 안남겼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버리고 다시 재단할까 했지만 엄두가 안나 그냥 일단 써보기로 합니다..
왔냐 8년지기 내친구 부라더XL-6040
22살때 거금 36만원을 주고 구입한 미싱..청소를 게을리해도 일단 작동은 되네요.
너 지금 뭐하는거야? ㅇㅅㅇ?
드르륵소리에 원단이 밀려나오니 아주 환장하고..발톱걸고 잡아당기고 난 안뺏길려고 힘주고..
고양이와 미싱은 별로 안맞는 궁합인가봅니다.
상침을 마쳤네요.
가장자리 올풀림은 무시하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바이어스를 두를수도 없는 원단이니 과감하게 무시!!
등판에 달아줄 단추를 올려봅니다. 이건 정신사나우니 관두고
이건 단추가 너무 크니 관두고
달고나니 촌스럽습니다.
손바느질의 허접함도 보입니다.
가슴팍에 달아줄 진주똑딱이네요. 무슨생각인지 30개입 진주똑딱이를 5봉지나 사다놨네요. 무슨 개옷장사할려고 생각했었나..
네..진주똑딱이도 위치가 밀려서 옷이 웁니다 ㅋㅋㅋㅋㅋㅋ
어쨌든 완성...
개조끼로 시작했는데 개원피스가 나오는 황당한 결과가 생겼네요...
입혀봐야지예 ㅋㅋㅋㅋ
2.4kg의 작은 녀석입니다. 어머니댁에 있는 개요키는 3kg 정도 됩니다.
입히니 라인이 떨어지네요. 근데 어깨부분이 좀 이상합니다????
재단이 잘못됐습니다..하...파운데이션을 안만들어보고 바로 시작한 바느질의 결과네요...
어깨부분이 너무 넓게 재단됐습니다.....상침부분도 잘못들어갔습니다. 어깨를 먼저 연결하고 상침을 넣어야되는데 하..반대로했네..
눈물이 앞을 가리고......암홀을 좀더 팠어야하나..라고 생각해봅니다. 안그래도 원단자체가 약간의 빳빳함이 있기도 하거니와 두께도 있고, 겉에 입는
외투정도로 생각하고 애당초 사이즈를 조금 크게 준게 잘못인거 같습니다..
저상태의 옷을 입고 개가 뛰어다니면 목과 앞다리가 원단에 쓸리게 될테고 상당히 불편해할게 뻔합니다 ㅜㅜ...그래서..
버려짐. 2시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버림.
저 개옷은 못쓰는겁니다. 아무리 비싼원단에 수고를 들였어도 개옷은 개가 입었을때 불편해서는 절대 안된다라는 나름의 원칙을 가지고 있기에
오늘 아침 쓰레기봉투에 넣었습니다. ;_;
오늘 가서 다시 만들어봐야겠습니다.
여러분 안뇽~~~~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