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교수,“박근혜 연말까지 사죄없으면 많은사람 피흘릴 것” |
-예수교장로회 목사,“우리 과거 회개…이제 하나님의 때가 왔다” |
지난 대선이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조직적 선거개입에 의한 불법 부정선거로 드러난 채 1년째를 맞은 19일 “올해 안에 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죄와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 의지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내년부터는 박 대통령에 대한 임기보장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이와 함께 과거 보수적이거나 권력에 가까웠다는 평가를 받아온 기독교 최대 계파인 예수교장로회 목사들도 새해 벽두부터 시국기도회를 열어 대응방안 모색하고 나서 박근혜 정부가 새해부터는 종교계의 전면적인 저항에 직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19일 오후 예수교장로회 총회 인권위원회 주최로 대학로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시국토론회-오늘의 시국무엇이 문제인가’에서 국정원 사태의 해법에 대해 “장하나, 양승조 민주당 의원 뿐 아니라 해외동포, 종교계까지 대통령의 사퇴와 하야를 언급하고 있으나 이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사퇴와 하야가 아니다”라며 “지난 1년간 뭘했느냐는 문제제기”라고 지적했다.
표 전 교수는 “사태 초기에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정의를 구현하고 재발방지 처벌했다면 누가 사퇴하라 했겠느냐”며 “지금은 누구나 사퇴 얘기하면 관심을 받는다. 반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아직도 늦지 않았다. 정부와 새누리가 보이는 이상한 반응 거둬들여야 한다”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죄해야 하며, 특검이건 특별조사위원회도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표 전 교수는 “드러나는 진실이 무서운 결과로 나타난다 해도 받아들일 자세가 있어야 하며, 권력자이거나 선거에 승리한 자라 해도 그 책임을 똑같이 묻고, 똑같이 처벌받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며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책임과 정의를 실현하고 재발방지 방안, 개혁안 나올 수 있도록 해야 남은 임기 안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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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예수교장로회] 총회가 개최한 시국토론회에 참가해 강연했다. |
표 전 교수는 이 같은 해결방안은 연내에 이뤄져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렇지 않으면 안정적인 임기보장은 요원할 것이라는 뜻이다. 표 전 교수는 “박 대통령이 연말 지난 시점까지 이런 해결방안을 시도하지 않는다면 내년부터는 용서와 화해, 평화가 목적이 되는 부드러운 방식의 해결이 이뤄지지 않을 것 같은 위기의식을 느낀다”며 천주교, 기독교(기독교장로회), 불교 등 뿐 아니라 기독교 예수교장로회까지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을 그 근거로 들었다.
표 전 교수는 “종교인들이 시민들을 보호하겠다고 나서고 있는데, 이런 시민들은 결코 새누리당 정부 엄포에 물러설 생각이 없다”며 “내년 상황은 강대강의 극렬한 상황이 예상되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피를 흘리고 다칠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예측되는 상황 막아야 한다”며 “막지 않는다면 죄악이자 비극의 결말을 방치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표 전 교수는 “올해를 넘기면서 사과와 사죄, 범죄 인정, 진실 발견, 정의구현 등의 의지를 나타내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수 없다”며 “그렇게 되면 ‘임기 보장해준다는 것은 선의를 가장한 비겁’일 뿐”이라고 밝혔다.
표 전 교수는 현재 변하지 않고 있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54%·리얼미터)을 두고 “이것이 의도적인 조작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이 지지율이 무엇에 대한 지지인지를 봐야 한다”며 “전문가들의 얘기에 따르면, 이런 지지율은 박 대통령이 잘해서라기 보다는 ‘잘하길 바란다’는 희망의 의미”라고 해석했다. 그는 “박 대통령을 찍은 50대 이상, 영남에 계신 분들은 본인이 박 대통령이 못하면 잘못 찍었다는 무의식 중의 책임감이 있기 때문에 좋게 보려고 하고 잘했으면 하고, 조중동과 종편을 찾아본다”며 “하지만 투표할 때보다 확신을 갖고 있느냐. 그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정수행 지지율 안에는 지지자들의 불안감이 내재돼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표 전 교수는 “그 기대치라는 것이 영원할 수 없으며, 내년에 들어서면 달라지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며 “내가 연말을 강조하는 이유는 ‘기대감이 있을 때 (국정원문제를) 털고 앞으로 탄력을 받고 나가야 한다’는 것으로, 국정원 재판의 판결에서 유죄가 예상보다 빨리 나오고 이석기 내란음모 혐의가 무죄로 나타나면 지난 1년 동안 끌어온 게 전부 잘못된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내가 사는 곳, 내 아이들 복지문제와 등록금, 일자리 등에 대한 힘든 상황이 나타나면 지지율도 빠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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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예수교장로회 시국토론회] |
한편, 시국토론회를 주최한 예수교 장로회 통합 총회는 오는 1월 2일 시국금식기도회를 열어 박근혜 대통령을 상대로한 규탄에 나설 방침이다. 이날 토론사회를 본 박천응 대한예수교장로회 사회문제위원장(목사)은 최근 국정원 사태 등에 대한 책임있는 당국자 사과 및 재발방지 위한 사후대책 마련을 촉구한 김동엽 예장 총회장의 메시지를 들어 “그런데 지금까지 사과 재발방지 위한 사후대책 나오고 있지 않은채 오히려 토론회나 기도회 개최하는 일을 방해하는 일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오는 1월 2일 금식기도회를 통해 1월 2일에 새해벽두부터 금식기도회 실시하기로 했는데 이는 예장 통합총회가 표창원 교수 말처럼 새해 (시민들의) 폭발 가능성에 신호탄을 쏘는 형국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는 1월 2일 시국기도회 이후 예장의 행동에 대해 전남노회 인권위원장 김병균 목사는 “대한문 앞에서 보라색 ‘스톨(제복에 걸치는 의상)’을 준비하고 100주년 기념관을 출발해 종로를 한번 간다든가, 의견광고를 신문에 냈으면 한다”며 “특히 이는 ‘예장’이 이제까지 개인신앙적으로 공헌했을지 몰라도 정치적 문제나 ‘정의냐 불의냐’는 문제에 있어 엉거주춤하다 권력의 편으로 기울어왔다는 것을 회개하는 차원에서 시청앞에 나가서 기도회하는 것은 어떠한가”라고 제안했다.
A목사는 “이제는 전국민과 함께 (일종의) 국민회의를 우리가 함께 조직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며 “전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으며, 조직적으로 대오를 정리하고 새해 벽두부터 새로운 마음 갖고 전열을 정비해 나가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다른 B 목사는 “분명한 교회의 입장을 밝히는 것은 ‘예할 것은 예하고 아니오할 것은 아니오하라’는 하나님 말씀”이라며 “전국교회에 흔들림없는 지침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장병기 목사도 이번 시국토론 개최를 두고 “이제 하나님의 때가 오지 않았나 생각해본다”며 “그동안 잘된 논리와 잘못된 논리 부딪히면서 자연스럽게 여기로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목사는 “우리도 안녕들하십니까를 통해 자연스럽게 우리 사회 고민이 들불처럼 번지는 것을 보면서 진실 향한 대책과 토론이 펼쳐지지 않겠느냐”고 평가했다.
표창원 전 교수는 “조직폭력 범죄와 권력 범죄, 학교 폭력범죄의 공통점은 강하다는 것과, 공포를 수단으로 쓴다는 것”이라며 “또한 주변 사람이 ‘나도 피해당할까’ 두려워하다가 나중에 나도 언젠가는 당할 수 있는 현상을 낳는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두렵다고 무관심하거나 방치하면 언제든지 당하며, 독재 역시 마찬가지”라며 “지금은 이미 여러 사람이 민주주 파괴 피해자가 되고 있다. 교회는 독재와 불법 폭력 불의에 피해를 겪는 사람이 생겼을 때 방관하면 안된다. 함께 보듬고 위로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