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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778458
    작성자 : kr건트
    추천 : 174
    조회수 : 11958
    IP : 119.200.***.72
    댓글 : 4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11/07 22:56:41
    원글작성시간 : 2013/11/07 22:27:59
    http://todayhumor.com/?humorbest_778458 모바일
    중2 사촌동생과 산다던 사람 마지막 후기 입니다.
    일단 , 딱히 고민은 아니기에, 어느 게시판에 글을 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처음으로 오유에 글쓰기 시작한게 고민게시판이 시작이었던거 같네요 ...

    그전엔 딱 정해진 카테고리가 있어서 (예를 들어 게임이라던지... 공포라던지...)

    그 게시판에 썼는데... 일상 이야기는 어디에 써야할지...

    저번 댓글에서 보내고 나서 이야기도 해달라고 하시는분도 있고 ...

    뭔가 ... 참 ... 때려죽이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었는데...

    정확히는 어제인가, 학교가 오전수업 밖에 안한답니다. 다음날이 수능이기에...

    제 일이 끝나면 오후 3시나 되서 도착한다고 , 말하고 버스시간 알아보라고 했죠,

    집에 도착하니까, 아직 안왔더라구요,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다보니 심심하기도 하고, 미드를 보고있었습니다,

    한참있다가 시계를 보니 버스시간이 거의 다됐는데 ... 안오길래 살짝 불안해졌습니다

    이버스를 놓치면 3시간이나 있다가 막차가 있기에 , 무슨일있나 싶어서 카톡을 해봤으나 답장이 없습니다, 아 , 무슨일 생겼나보다,

    애 한테 무슨일이 생기면 일단 책임은 저에게 있으니, 급하게 나가려고했는데 신발이있군요 ..

    영화보다가 문여는 소리를 못들은 모양입니다 ;

    문열진 않고 밖에서 말을 걸었습니다.

    거의다됐다고 하길래 그럼 가자 시간 다됐다 했죠

    택시 타고 도착하니 한 30분 가량 시간이 남더군요 

    버스표 끊어주고, 학교밥 맛없을테니, 던킨도너츠라도 가서 뭐 맛있는거 라도 사먹여야겠다, 싶었습니다

    전날 결국 어머니가 버스비 해주고 마지막이니까 맛있는거 사주라고 하시면서 돈을 보내주셨거든요 ,

    그런데 전화벨이 울리고 전화받더니 통화좀 한다고 쪼르르 딴대로 가더군요,

    금방끝나겠지, 기다렸습니다, 계속 기다렸는데 버스 출발 7분전에 통화를 끊더군요 ...

    버스좌석표를 보니 창가 쪽입니다, "

    들고가는 짐이 꽤 부피가 큰데, 이거 짐칸에 넣자 혹시나 딴사람 옆에 앉으면 많이 불편하잖아"

    그래도 들고가겠답니다, 인터넷으로 알아보니까 별로 타는 사람이 없다네요 ...

    싫다는데 별수있나요 그래, 알았다 하고 내리려다가 중간에 휴게소도 들릴꺼고 , 저녁에나 도착할꺼같으니, 돈있냐고 물어봤죠

    있답니다, 얼마있는데 ? 했더니 만원있다네요 ... 만약에 걔 친엄마가 바빠서 마중못나오면 어쩔려고 ...

    어머니가 맛있는거 사먹으라고 준돈이었는데 안사줬으니 그냥 2만원 주고 잘가라고 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방에 한번 들어가보니 .. 여전하네요 ..

    삶은지 얼마나됐는지도 모를 계란이랑...

    뭘먹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노란색 액체가 말라붙어버린 접시... 밥그릇...

    저녁먹을라고 봤는데 밥그릇이 없어서 이상하다했는데

    다 여기 와있었네요 ...

    뭐가 굳은건지 잘닦이지도 않습니다 ;

    샤워하려고 수건을 찾으러 갔는데 어제 분명 빨래 돌려놨는데 수건도 한개 밖에 안보입니다 ;;; 뭐지 ...

    세탁기를 뒤져보고 빨래통을 뒤져보고... 화장실을 찾아봐도 없네요 ...

    설마 가져간건가....;;;

    걔 방을 뒤지다가 학용품 셋트... 책가방이랑 교과서...

    를 발견했습니다... 교과서는 공용이 아닌가 싶은데 ;;

    붓이랑 물감, 색연필등... 다비싼건데 하나도 안들고갔네요 ...

    바닥에 머리카락은 여전하고 ;;; 화장대는 무슨 하얀 껍질같은게 ;;;; 잔뜩있고;;; 아마 쌍커플 붙이는 뭐 그런건가봐요 ...

    바닥에 굴러다니는거 보니 ;;;

    주방으로 갔더니 쓰래기봉투가 어제는 하나였는데 3개가 되있네요 ;;; 종량제 봉투 ... 도 참 비싼데...

    온갖 플라스틱이며 뭐며 다 때려박아놨네요 .... 하나씩 꺼내서 다 분리수거 하고 나니까 한봉지가 비어버리는 ;;;

    대충 어느정도 치워놓고, 빨래 돌릴려고했더니 저녁이고... 아침에 돌려야겠다 하고, 제방으로 가서 누웠습니다

    핸드폰 스케쥴에 다음날(오늘)이 삼촌 49제라고 하네요 ...

    어머니랑 외숙모(여자애 친엄마 말고), 그리고 저 이렇게 세명이서 갔습니다,

    참 이상한거같아요...

    다음날 수능이고 어차피 학교 안가는거면 그날 49제 끝나고 올라갔어도 이상하지 않은데..

    더군다나... 친아버지 49제인데... 하나밖에 없는 딸은 없고... 

    왜 그렇게 삼촌을 외면 했을까요 ...

    진짜 그생각 밖에 안나더라구요 ...

    2시간동안 49제를 하는데 , 내심 그생각밖에 안납니다.

    친자식이 ... 아버지 이승에서 마지막날 인데, 정말 진짜 마지막까지 외면 하는구나 싶더라구요..

    장례식장에서 종이에다가 "아빠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라고 쓴건 진심이 아니었나 ...?

    싶은 생각도 들고... 아니면 일부러 그자릴 피한걸까, 또 울고, 우울해질까봐 그런걸까... 그런생각도 들고

    참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

    49제가 끝나고 집으로 와서, 이제 그동안 미뤄왔던 대청소 할려니... 방에서 별게 다나오네요 ;;

    쓰고 버린 생리대라던가... 침대밑에 쑤셔박은 옷이라던가 ....

    팬티라던가... 쓰래기봉투가 좀 더 필요할꺼같습니다 ;;

    집에 혼자있으니까 , 기분이 참 이상하네요 .... 

    내일은 막힌 싱크대랑, 변기 뚫고 ... 냉장고좀 정리해야겠네요 ... 

    보낸다고 일이 다끝난건 아닌가봐요 ... 막판 스퍼트 올린것도 아니고 ... ;;;

    그동안 힘들어도, 누구하나 공감 안해주고, 니가 참아라 니가 참아라 이소리만 듣다가,

    오유에 글한번 올렸었는데 많은분들이 공감해주시고, 위로해주셔서 큰 힘이 됐던거 같습니다.

    이제 저는 저대로 살길 찾아 가고, 걔는 걔대로 엄마랑 잘지내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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