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text-align:center;"> 그때, 질풍이 몰아쳤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뜨겁고 건조한, 타버릴 듯한 바람이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밤의 숲, 그것도 성벽으로 둘러싸인 안뜰에서는 결코 있을 리 없는──마치 작열의 사막을 지나쳐온 듯, 굉연하게 귓가를 찢는 바람.</div>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style="font-size:9pt;">깔깔한 자갈을 혀에서 느끼며 웨이버가 당황해 침을 뱉는다.</span></div>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style="font-size:9pt;">그것은 모래가루였다.</span></div>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style="font-size:9pt;">괴이한 바람이 옮겨온, 있을 수 없는 열사(熱砂)였다.</span></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세이버, 그리고 아쳐여. 이것이 연회의 마지막 물음이다. ──무릇, 왕이라는 것은 고독한가, 아닌가?"</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소용돌이치는 열풍의 중심에 서서, 라이더가 입을 연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 어깨에서 요란하게 펄럭이는 망토.</div> <div style="text-align:center;">어느 샌가 정복왕의 장속은 영령으로서 본래의 전투차림으로 바뀌어 있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아쳐는 입가를 이죽이며 실소했다. 그런 것은 물어볼 것까지도 없다, 라는, 무언의 대답이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세이버도 또한 주저하지 않았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자신의 왕도를 의심하지 않는다면, 왕으로서 살아온 그녀의 나날이야말로, 거짓 없는 그 해답이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왕이라면……고독할 수 밖에 없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그런 양자의 대답에 라이더가 크게 웃는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 웃음소리에 응하듯이, 용솟음치는 바람이 보다 한층 기세를 높인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안된다!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구나! 그런 네놈들에게는, 역시 내가 이번에야말로 진정한 왕인자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이해할 수 없는 상황 하에서 불어 닥치는 열풍이, 마침내 현실을 침식하고, 뒤덮는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한밤의 숲에 있어서는 안 되는 괴이의 가운데, 거리와 위치는 의미를 잃고, 그곳은 열사(熱砂)의 건조한 바람만이 지나가는 장소로 모습을 바꿔간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그, 그런……!"</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경악의 목소리는, 웨이버와 아이리스필……마술이 어떤 것인지를 아는 식자들의 것이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고유결계──라고!?"</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내리쬐는 작열의 태양. 맑게 펼쳐진 창궁의 저편, 거칠게 부는 모래가루로 일렁이는 지평선까지, 시야를 가로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밤의 아인츠베른 성으로부터, 단 일순간에 변환한 그곳은, 분명 현실을 침식한 환영.</div> <div style="text-align:center;">기적이라고도 아울러 일컬어지는 마술의 극한이 틀림없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그런 말도 안되는……심상풍경의 구현화라니……당신, 마술사도 아닐 텐데!?"</div> <div style="text-align:center;">  "물론 아니다. 나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광대한 결계의 한가운데에 우뚝 서서, 자랑스러운 웃음을 띠고 있으면서도, 이스칸달은 부정한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이것은 일찍이 나의 군세가 누볐던 대지. 나와 고락을 함께했던 용자들이, 다 함께 마음을 불태웠던 경색이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세계의 변전(變轉)에 따라, 그곳에 휩쓸렸던 자들은 위치관계까지도 뒤집혀 있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다세(多勢)로 포위를 짜고 있었을 어쌔신들은 한 무리의 덩어리가 되어 황야의 저편으로 쫓겨나고, 중앙에 선 라이더를 사이에 끼고, 반대측에 세이버, 아쳐와 두 사람의 마술사가 물러세워져 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것은 무리지은 어쌔신의 군세를 앞에 두고, 라이더가 단신으로 막아서는 구도이기도 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아니, 과연 지금 라이더는 단독인가?</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모두가 눈을 크게 뜨고, 그의 주위에 나타난 신기루와 같은 그림자를 응시한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하나가 아니다. 둘, 넷 하고 배로 숫자를 늘리면서 대오를 짜나가는 아련한 군마의 모습.</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것들이 점차로 색과 두께를 갖추어간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font size="1"><b>.  .  .  .  .  .</b></font></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이 세계, 이 경관을 형상화 할 수 있는 것은, 이것이 우리들 전원의 심상이기 때문이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모두가 경악의 눈빛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속속 이스칸달의 주위로 실체화해가는 기병들.</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인종도 장비도 가지각색이지만, 그 다부진 체구와, 용장(勇壯)에 치장된 구족(具足)의 반짝임은, 마치 각각이 서로 경쟁하듯이 찬란하고 정한(精悍)하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단 한사람, 웨이버만이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엄청난 괴이의 정체를.</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이것들……일기일기(一騎一騎)가 서번트야……"</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정당한 계약을 맺은 마스터에게만 주어지는, 서번트의 영격(靈格)을 꿰뚫어보고 평가하는 투시력.</div> <div style="text-align:center;">지금 이 장소에서 그것을 가지고 있었던 유일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웨이버는 알아버렸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자신의 서번트인 영령 이스칸달의 비장의 무기. 그 두려워 해야 할 최종보구의 정체를.</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봐라, 나의 무쌍한 군세를!"</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지금 한없이 자랑스럽게, 드높게, 정복왕은 늘어선 기병의 대열을 양팔로 펼쳐 보인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육체는 사라지고, 그 혼은 영령으로서 『세계』의 부름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나에게 충성하는 전설의 용자들.</div> <div style="text-align:center;">시공을 넘어서 나의 소환에 응한 영원한 붕우(朋友)들.</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들과의 유대야말로 나의 보물! 나의 왕도! 이스칸달인 내가 자랑하는 최강보구──</div> <div style="text-align:center;"><b>   왕   의      군   세             </b></div> <div style="text-align:center;"><b>『아이오니언 헤타이로이』</b>이리니!!"</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랭크 EX 대군보구. 독립 서번트의 연속소환.</div> <div style="text-align:center;">군신(軍神)이 있었다. 마하라쟈가 있었다. 이후 대대를 이어가는 왕조의 시조가 있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그곳에 모인 영웅의 수만큼 전설이 있고, 그 모두가 빠질 것 없는 영웅이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그리고 그들 전원이, 그 위명의 근원이 한결같이 같은 눈빛을 뽐내고 있는 것이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일찍이 위대한 이스칸달과 말머리를 함께 했던 용자, 라고.</div> <div style="text-align:center;">단 하나, 아무도 타지 않은 말이 라이더의 곁으로 나간다. 유달리 날렵하고 다부진, 거수(巨獸)라고 부르고 싶어질 정도의 준마였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인간이 아닌 존재이면서, 그 위풍은 다른 영령들에게 뒤지지 않는 용장(勇壯)이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오랜만이구나, 나의 짝이여."</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어린아이 같은 만면의 웃음으로, 라이더는 거마의 머리를 팔로 강하게 끌어안는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그녀』야말로, 후에 신격까지 주어져 숭배 받는 전설의 명마 부케팔로스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정복왕의 진영에 있어서는 이제 군마까지도 영령의 격인 것이다. 모두가 경탄에 소리도 내지 못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같은 EX랭크의 초보구를 자랑하는 아쳐조차도, 이 빛나는 군세를 비웃을 수는 없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왕의 꿈에 걸고, 왕과 함께 달린 영걸들. 죽어서도 여전히 끝나지 않는 그 충의를, 파격의 보구로 모습을 바꾸어 구현시킨 정복왕.</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세이버는 전신을 떨었다. 라이더의 보구의 위력을 두려워한 것은 아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보구의 존재 그 자체가, 기사왕으로서의 그녀가 자랑하는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었기 때문이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이렇게까지 완벽한, 절대적인 지지(支持)──</div> <div style="text-align:center;"> 보구의 영역에까지 도달한 신하와의 유대──</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이상(理想)의 왕으로 있어왔던 기사왕의 생애에 있어서, 최후까지 그녀가 손에 넣지 못했던 것──</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왕이라는 것은──누구보다도 강렬하게 살고, 모든 이를 매혹시키는 모습을 가리키는 말!"</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부케팔로스의 등에 다리를 걸친 라이더가 소리 높여 노래한다. 그것에 응하여 늘어선 마상의 영령들이, 일제히 방패를 두드려 울리며 환호한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모든 용자의 선망을 지고, 그 도표로서 서는 자야말로, 왕. 따라서──!"</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압도적인 자신감과 긍지를 담아, 정복왕은 세이버와 아쳐를 비예한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왕은 고독하지 않다. 그 위대한 뜻은, 모든 신민이 품은 뜻의 총합이기 때문이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그렇다! 그렇다! 그렇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영령들의 제창은 땅을 울리고, 창천의 저편으로 퍼져나간다. 어떠한 대군도, 성벽도, 마음을 하나로 모은 정복왕의 붕우들의 앞에 적이 아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드높은 그 전의의 총합은, 대지를 뚫고 바다를 가른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 하물며, 그림자 속 간자(間者)의 집단 따위는 안개의 무리만도 못할 것이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자, 그러면 시작할까, 어쌔신이여."</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그렇게 그림자의 무리에게 미소 짓는 라이더의 시선은, 한없이 영맹하며 잔인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왕의 말을 가로막고, 왕의 술을 거절한 불한당에게, 이제 그는 일말의 자비도 베풀 마음이 없는 것이리라.</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보다시피, 우리들이 구현화한 전장은 평야. 공교롭게도 숫자로 이기는 이쪽에 지형의 유리함이 있겠지?"</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핫산 안의 백의 얼굴은, 이 순간 성배를 잊어버렸다. 승리를, 령주의 사명을 잊고, 서번트인 자신을 잃었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소용없음을 알고 도주하는 자. 자포자기에 사로잡혀 소리치는 자. 어쩔 줄 모르고 얼어붙은 자──</div> <div style="text-align:center;">가망을 잃어버린 해골의 가면은, 이제 오합지졸에 불과하다.</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유린하라!"</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용서 없이, 주저 없이, 단호하게 울리는 라이더의 호령. 그리고──</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AAAALaLaLaLaLaie!!』</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6/1498226421977f835253294bbaa9423692abcbc21d__mn432157__w1440__h754__f307898__Ym201706.png" width="800" height="419" alt="IH.pn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 filesize="307898"></div><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br></div> <div style="text-align:center;">일해라 나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