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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890252
    작성자 : 젠장망했어
    추천 : 26
    조회수 : 3884
    IP : 165.132.***.247
    댓글 : 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05/30 00:27:45
    원글작성시간 : 2014/05/29 12:33:50
    http://todayhumor.com/?humorbest_890252 모바일
    내가 경험한 일9
    오랜만이에요! 제글을 기억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오늘 글은 저희 고조할머니 이야기에요.
    물론 돌아가셨구요.

    저희 할아버지는 남자 형제분이 없으시고
    현재 위로 저희 증조할아버지의 형제분이신 막내증조할아버지(기니까 막내 할아버지라고할께요)가 살아계셔요
    막내 할아버지께서 늦둥이셔서 촌수로는 저희 할아버지의 삼촌이시지만 
    나이는 별차이가 없습니다.
    촌수가 꼬인 케이스라고 하나

    아무튼 이 막내 할아버지쪽 가족과는 안좋은 일이 있어서
    요새는 사이가 별로 안좋은데,

    제가 듣기로는 어느날 막내할아버지의 꿈에 고조할머니께서 나타나서
    무서운 얼굴로 할아버지를 노려보고 그러셨데요.
    한 두 번이 아니라 며칠간 계속 나타나셔서 그러니까
    자신의 어머니인데도 너무 무섭고 그랬다고 하네요.

    그러다가 그 꿈을 꾼 이후로 막내할아버지 가족에게 안좋은 일들이 발생했다고 해요.
    다치거나 장사를 하는데 안좋은 있다거나 병이 있다거나

    그래서 인지 막내 할아버지와 가족들이 평일에 저희 시골 집으로 찾아오셨데요.
    갑자기 어머니(고조할머니)묘에 가봐야겠다며
    저희 집이 첫째의 첫째의 첫째의 집안 뭔지 아시죠? 종가는 아닌데 그렇게 되서 전 중손이라고 불렸는데
    아무튼 조상님들을 모시는 선산이 있어요. 
    그리고 그 산 아래 마을에 저희 할아버지께서 살고 계셨죠.

    사이가 안좋은데 평일에 난데 없이 찾아와서 고조할머니의 묘에 성묘드리러 왔다니 뭔가 이상하다 싶으셨데요.
    그때까지만해도 막내 할아버지께서 그런 꿈을 꾼지도 모르고 계셨구요.
    아무튼 그렇게 막내 할아버지 가족이 성묘를 다녀오고는 
    그래도 아무리 사이가 안좋다고해도 가족이고 삼촌이니까 식사 한끼 하고 가시라니까
    됐다고 하며 그냥 그렇게 오셨을때처럼 훌쩍 가시더래요.
    할아버지는 뭔일이 있나 싶으셔서 막내할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더니
    고조할머니께서 꿈에 나와서 성묘를 한번 해야겠다 싶으셔서 내려오셨다고 하시더래요.

    그리고 막내 할아버지네 가족이 다녀간 뒤에 고조할머니께서
    저희 할머니꿈에 나타나시기 시작하셨데요. 매일
    할머니 꿈에 나타나셔서 무섭게 호통을 치며 막 뭐라뭐라하는데
    할머니께서 잠을 자다 그 꿈에 놀라서 깨어나고는 하셨데요.

    그 시기가 추석전이었는데,
    왜 추석전에 벌초하러들 한번씩 가시잖아요?
    이번에는 저희 가족이 맡게 되어서 시골로 내려갔는데 
    할머니께서 고조할머니 묘에 좀 가보라고 하시는거에요.
    평소에는 이런말씀도 잘 안하시거니와
    저희가 훌쩔 올라갔다가 훌쩍 내려오는게 다였는데
    이런 말씀을 하시니까 좀 의아해 했었어요 

    도착한 날은 조금 늦어서 잠을 자고 다음날 일어나서 벌초를 하러 올라가는데
    선산에있는 묘들이 있는 곳으로 가기까지는 거의 아마존 수준이에요.
    갈대같은 것이 무슨 사람 키보다 훨씬 크게 자라서 낫으로 다 치고 길을 만들어 앞으로 나갔죠. 
    그리고 아버지께서 할머니 말씀이 마음에 걸리는지 고조할머니 묘부터 가자고 하셨어요.

    그리고 고조할머니 묘에 갔더니 묘의 흙이 많이 파헤쳐져있고, 풀고 잘라낼것 없이 완전 듬듬나있는거에요.
    아버지께서 아마도 맷돼지나 그런 산짐승들이 와서 헤쳤나보다 라고 하시더니
    주변의 흙을 퍼다가 묘에 파헤쳐진 부분을 메꾸셨어요.
    그러더니 갑자기 어머니께서 아버지께 말씀하셨어요.

    "xx(제이름)아빠, 이거 좀 봐. 뭐가 잔뜩 나있어?"

    아버지는 흙을 퍼 나르시다 말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시는 곳으로 갔어요.
    거기에는 작은 새싹들이 올라와있었는데,
    자연적으로 난 잡초같은게 아니라 뭔가 인위적으로 씨를 뿌려 자라난 것 같았어요.
    아버지께서는 자리에 앉아 그것을 한참 보시더니 갑자기 사색이 되시면서 말씀하셨어요.

    "이거 팥인데?"
     
    그러자 옆에 계시던 어머니도 어머나 세상에 이러시면서 저희보고 무덤가에 있는 팥 싹을 다 뽑으라고 하셨어요.
    살펴보니까 고조할머니 무덤가에만 팥 싹이 엄청 자라있더라구요.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런 못된 사람들 이러시면서 팥 싹을 보이는 족족 뽑으셨어요. 혹시나 남아있는 것이 있을까 싶어서
    꼼꼼히 살피시고는 전부 뽑아내셨죠.
    그러다가 아버지께서 또 뭘 발견하셨나봐요.

    무덤가에서 약간 경사진 내리막길이 있는데
    조금 위험하고 사람이 다니지 않는 그 길을 막 내려가시는거에요.
    그리고 잠시 뒤에 들고 온 것은 

    게딱지

    어머니께서 그걸 보시더니 어이없다듯 웃으시더니 

    "아주 작정을 하고 왔네. 이게 다 뭐야"

    라고 하시는거에요. 그리고는 뽑안 팥 싹들하고 게딱지를 봉투에 다 담고 
    봉분을 다시 예쁘게 만들어 드리고 벌초를 마친뒤에 내려왔어요.

    집으로 내려온 아버지께서 할머니와 할아버지께 묘에서 뽑은 팥하고 게딱지를 보여드리니까
    할아버지께서 엄청나게 화를 내시며(살면서 그렇게 화내시는것을 처음 봤어요)
    얼마전에 막내할아버지네 식구가 왔다갔는데 그거때문에 그런거 같다.
    하시면서 그간 있던 이야기를 다해주시는거에요.
    그리고 할머니께서 꿈을 꾸신 것두요.

    아버지와 할아버지께서는 당장 그 인간을 처죽인다고 뭐라뭐라하시고 
    어머니는 어떻게 자기 엄마 묘에 그럴 수가 있냐며 뭐라하시고...

    나중에 알고 보니까 막내할아버지께서 자꿈 고조할머니 꿈을 꾸고 안좋은 일이 있으니까
    무당에게 찾아갔데요. 그랬더니 무당이 
    귀신이 팥하고 거품이 나는 생물을 무서워하니까
    더 해코지 하기 전에 어머님(고조할머니)묘에 팥 뿌리고 게딱지를 가져가 숨겨놓으라고 했다고....

    어머니 말씀은 아마도 고조할머니께서 꿈에 나타난건
    아마도 산짐승들이 무덤을 파헤쳐서 묘가 훼손 되니까  
    그래도 살아있는 자식이 막내 할아버지뿐이라 막내 할아버지 꿈에 나타나서
    묘 좀 돌보라고 화를 내셨던거 같데요.
    그런데 거기다가 막내 할아버지께서 묘를 잘 가꾸고 하지는 못할 망정
    팥을 뿌리고, 게딱지를 가져다 놓으니까
    할머니꿈에 나타나신 것 같다고...

    그 뒤로 저희 가족과 막내 할아버지쪽 가족하고는 아예 연락을 안하고 사는것 같아요.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그런 인간 같지도 않은 인간들과는 상종을 말아야한다며...

    생각해보니까 저희 아버지께서 장례식에 가신다고 하면 어머니께서 
    아버지께 게딱지를 싸서 드렸던 기억이 있는데
    그것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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