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size="2"> 나는 개를 키운지 꽤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동호회같은? 것들도 자주 했고, 또 개에 관한 이야기는 눈여겨 듣고 보았습니다.</font> <div><span style="line-height: 1.5"><font size="2">그러는 동안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신기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요.</font></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 1.5"><font size="2"><br /></font></span></div> <div><font size="2"> 우리 역시도 살아가는 동안 많은 일을 겪고, 나이를 먹을수록 모두가 각기 서로 다른 존재가 되어가듯, 개들도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font></div> <div><span style="line-height: 1.5"><font size="2">평생을 어린아이처럼 살다가 편안하게 놀듯이 눈을 감은 아이도 있는가하면,</font></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 1.5"><font size="2">주인에게 버려지고, 다시 선택받고, 버려지고를 반복하는 아이도 있지요.</font></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 1.5"><font size="2"><br /></font></span></div> <div><font size="2"> 각설하고</font></div> <div><font size="2">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런 개들 중 '죽을 때'를 알거나, 혹은 '죽음을 보는' 듯한 개들에 대한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입니다.</font></div> <div><font size="2"><br /></font></div> <div><font size="2"><br /></font></div> <div><font size="2">1. 뚱이는 아주 얌전합니다. 사람을 보고 적대심을 드러내는 일도 없고, 오랜만에 뚱이 아버지의 손자들이 와서 뚱이와 놀때에도,</font></div> <div><font size="2">경계심이나 질투심은 거의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font></div> <div><font size="2"><br /></font></div> <div><font size="2"> 그러던 어느 날 밤, 그저 그렇듯 평범한 봄날 밤, 나무에서도 잎이 조금씩 나고, 공기도 이제 점점 따듯해질 무렵</font></div> <div><font size="2">뚱이 어머니(이씨, 63세)는 뚱이 아버지(한씨, 66세)에게 심심하다고 드라이브나 하자 하였고,</font></div> <div><font size="2">뚱이 아버지와 뚱이 어머니, 그리고 뚱이 셋이 드라이브를 나가게 되었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 /></font></div> <div><font size="2"> 동네 한바퀴면 돌고 오자 했던 것이 어느덧 자연스럽게 이야길 나누다보니 한 시간이나 흘렀고, 이제 슬슬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합니다.</font></div> <div><font size="2"> 사거리를 지나, 또 계속 오다 오다, 뚱이 아버지는 삼거리에서 신호에 막혀, 좌회전 신호가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었다고 합니다.</font></div> <div><font size="2">그런데 그 순간, 뚱이가 짖었다고 합니다. 한 번만 짖은 게 아니라..</font></div> <div><font size="2"><br /></font></div> <div><font size="2"> 자동차 왼쪽 창문을 보고 짖더니, 이윽고 정면을 보고 짖고, <span style="line-height: 1.5">그 다음으로는 오른쪽 창문을 보고 짖더랍니다.</span></font></div> <div><span style="line-height: 1.5"><font size="2">그러니까, 뚱이가 자동차 왼쪽을 보고 처음 짖더니 점점 오른쪽을 향해서 계속 짖었다는 것입니다.</font></span></div> <div><font size="2"><br /></font></div> <div><font size="2"> 뚱이 어머니는 기분이 굉장히 별로 였다고 합니다. 밤이고, 삼거리이고, 다른 차는 별로 없었기에.</font></div> <div><font size="2">게다가 뚱이가 요란스럽게 짖는 일은 정말 기억을 하려 해도 쉽게 생각이 나질 않으니깐. 드문 일이니까는. </font></div> <div><font size="2">그러나 뚱이 아버지는 그저 '뚱이가 우리가 못 듣는 소릴 듣나보지?'라며 뚱이 어머니를 안심시켰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 /></font></div> <div><font size="2"> 그러는 사이 신호가 열렸고 </font></div> <div><font size="2">좌회전을 도는 순간, 모두들 지금 예상하고있듯이, 사고가 났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 /></font></div> <div><font size="2"> 다행인건, 뚱이 아버지와 뚱이 어머니는 무사했습니다. 그런데 안전벨트도 없었고, 그저 어머니 품에 안겨 있던 뚱이는</font></div> <div><font size="2">다행스럽지 못하게 그만 먼저 다리를 건너 가버렸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 /></font></div> <div><font size="2"> 후에, <span style="line-height: 1.5">뚱이 어머니와 아버지는 매우 낙심하면서도, 혹시 </span></font></div> <div><font size="2">'뚱이가 우리에게 사고가 날 것을 알려준 것은 아닐까? 창문에서 본 것은 <span style="line-height: 1.5">대체 무엇이었을까?' 하고 아직도 얘기하더군요. </span></font></div> <div><font size="2"><br /></font></div> <div><font size="2"> 여러분은 뚱이가 본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무엇을 보고 그렇게 짖었던 것일까요. 저는 그 이야길 들으면서 매우 기분이 묘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우리 할머니의 개가 생각났기 때문입니다.</font></div> <div><font size="2"><br /></font></div> <div><font size="2"><br /></font></div> <div><font size="2">2. 우리 할머니는 개를 키웠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 /></font></div> <div><font size="2"> 시골에 가면, 보통 개집에 개를 넣어두고 그냥 키우기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 그게 아니면 철목줄로다가 조금만 움직이게 해놓고 </font></div> <div><font size="2">키우는 게 고작이지요.</font></div> <div><font size="2"><br /></font></div> <div><font size="2"> 그러나 우리 할머니는 개를 좋아하셔서 나름대로 자유롭게 키우셨습니다. 차에 치여 죽더래도, 자기네들이 좋게 놀다 뛰다 죽으면 그게 </font></div> <div><font size="2">평생을 묶여사는 것보다 좋지 않겠냐 하시던 할머니였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 /></font></div> <div><font size="2"> 두 마리를 키웠는데, 4년이 지나도록 별 탈 없이 무럭무럭 자랐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그런데 4년이 지나고 가을 날, 마을에 공사차 들어오던 트럭에 치여 한 마리가 죽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 /></font></div> <div><font size="2"> 나는 전화로 그 일에 대해서 들었습니다. 굉장히 슬프다고 느꼈던 걸 지금에서도 기억합니다. </font></div> <div><font size="2">아무튼 할머니는, 그 죽은 한 마리를 집 뒷편 언덕 깊숙헌 곳에다가 묻었다고 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span style="line-height: 1.5"><font size="2"> 그런데, 그 사건 이후로 다른 한마리의 성격이 변했습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우울증이라고 생각합니다.</font></span></div> <div><font size="2"><br /></font></div> <div><span style="line-height: 1.5"><font size="2"> 밥을 통 잘 먹지 않고, 활동적이던 그 아이가 집안에서 생활하는 기간이 늘어났습니다. 신경질적으로 변했고, 굉장히 예민했습니다.</font></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 1.5"><font size="2">자동차 소리를 굉장히 싫어하고 무서워했고, 할머니와 할아버지만 따랐을 뿐,  다른 마을 주민을 보면 피해다녔다고 합니다.</font></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 1.5"><font size="2"><br /></font></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 1.5"><font size="2"> 그렇게 8년이 흘렀습니다. 성격도 많이 우울하고 예민한 그 개가, 이제 많이 늙은 것입니다. </font></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 1.5"><font size="2">그런데 그 아이가 죽기 한달 전 쯤부터 변화가 있었다고 합니다.</font></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 1.5"><font size="2"><br /></font></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 1.5"><font size="2"> 잘 나가지도 않는 아이가 같이 나가 놀자고 문 앞에서 기다렸다고 합니다.</font></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 1.5"><font size="2">할머니는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하셨습니다. 얘가 왜이러나. 혹시 이 아이도 자신이 갈 때가 된 것을 아는걸까?</font></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 1.5"><font size="2">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font></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 1.5"><font size="2"><br /></font></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 1.5"><font size="2"> 하기야, 이런 할머니의 생각이 터무니 없지도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할머니 말에 의하면, 문을 열고 그래 나가 놀자 하고 나가면</font></span></div> <div><font size="2">그 아이는 오래전 죽었던 자신의 형제가 묻힌 곳쪽으로 갔다고 했기 때문입니다.</font></div> <div><font size="2">그런 날이 드문 드문 반복되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 /></font></div> <div><font size="2"> 그러다가 그 아이가 먼저 세상을 떠나던 날, 그 날은 비가 왔다고 합니다.</font></div> <div><font size="2">밖에 나가는 것은 무리겠지요. 할머니도 비오는 날 개를 데리고 나가기는 힘들 뿐더러, 언덕을 올라가다가 미끄러지기라도 하면</font></div> <div><font size="2">난처하기 때문입니다.</font></div> <div><font size="2"><br /></font></div> <div><font size="2"> 할머니는 그 아이가 밖으로 나가자고 문 앞에서 졸랐음에도 불구하고, 안된다며 집에 있으라곤 하고서는 당신께서는</font></div> <div><span style="line-height: 1.5"><font size="2">더 큰 비가 오기 전에 텃밭을 손보려고, 잠시 나갔다고 합니다.</font></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 1.5"><font size="2"><br /></font></span></div> <div><font size="2"> 한 2분정도가 지났을까, 개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게 아니겠습니까?</font></div> <div><span style="line-height: 1.5"><font size="2">워우- 도 아니고, 웡 웡 도 아니고, 작게, 아니 평범하다고 해야하나, 그냥 할머니정도는 들을 수 있는 작다면 작은 소리로</font></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 1.5"><font size="2">워!. 한 5초 후, 또 워!. 그리고 마지막으로 또 워! 하고. </font></span></div> <div><font size="2"><br /></font></div> <div><font size="2"> 할머니는 불안한 마음에 혹시나 하고 들어갔더니 글쎄</font></div> <div><font size="2">그 아이는 집 뒤 언덕과 제일 가까운 부엌 옆 창고쪽 문을 향해서 누워있었다고 합니다.</font></div> <div><font size="2">그리고는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font></div> <div><font size="2"><br /></font></div> <div><font size="2"> 할머니께서는, '그 아이는, 자신의 형제가 있는 곳에 가서 정리하려고 했던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합니다.</font></div> <div><span style="line-height: 1.5"><font size="2">나는 아직도 솔직히 할머니 말이 믿기진 않습니다. 죽기 전에 세 번 짖고 갔다니. 그러나 할머니가 거짓말을 할 리는 없다는 생각도 들고.</font></span></div> <div><font size="2"><br /></font></div> <div><font size="2"> 그 아이는 먼저 간 형제가 그렇게 많이 그리웠던 것일까요?</font></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