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헛소리 헛것을 본다고 하죠. <div><br></div> <div>제 인생에서도 그런 경험이 있지만 헛것을 본 경우,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서인지</div> <div><br></div> <div>지금은 그때의 말 못할 공포도 잊고 사람들에게 말을 꺼낸적도 없습니다. 살면서 헛것은 두번 봤네요.</div> <div><br></div> <div>하지만 헛소리는 다릅니다.</div> <div><br></div> <div>아직도 그때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생각이 날 때마다 그 순간 느꼈던 공포로 소름이 돋습니다.</div> <div><br></div> <div>저는 파주의 모 포병대대에서 군생활을 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 목소리를 듣게 된 때는 갓 일병 때였죠.</div> <div><br></div> <div>평소에 제가 무서워하던 선임과 초병근무를 서게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래서 꼬투리 잡힐 만한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 더욱 긴장하며 산을 올라갔습니다.</div> <div><br></div> <div>초소는 초병 두명이 들어가면 꽉차는 공간에 야전전화 놓을 공간과 전방을 주시할 수 있도록 뚫려있는 토담집 같은 초소입니다.</div> <div><br></div> <div>초소에 도착하고 야전전화 연결하여 행정반의 일직하사에게 도착보고 하자마자 선임은 탄띠 풀러놓고 바로 늘어지더군요.</div> <div><br></div> <div>수통에 준비해 온 뜨건물로 뽀글이를 하나 해 잡숫고는 "노래해바" 라고 시켰습니다.</div> <div><br></div> <div>"네 알겠습니다." 노래 한곡을 하고 잠시 침묵이 흐르자 선임이 그만하라고 하기전까지 계속 하라고 하는겁니다.</div> <div><br></div> <div>하는수 없이 아는 노래 기억해내가며 3곡인가를 계속 불렀는데 다음 노래 생각이 안나서 </div> <div><br></div> <div>선임을 살펴보니까 잠든거 같더군요.</div> <div><br></div> <div>근데 선임이 잠든건지 그냥 조용히 있는건지.. 아무튼 무서운 선임이니까 자는거냐라고 물을 수도 </div> <div><br></div> <div>없고 해서 노래를 하나 더 했습니다. 김광석의 사랑했지만을 불렀습니다. 아주 낮게 ㅎ</div> <div><br></div> <div>노래가 끝날때까지 선임은 조금 뒤척일 뿐 그냥 자는게 분명했습니다. </div> <div><br></div> <div>긴장이 조금 풀어지더군요. 오늘 별일 없이 넘어가겠다 싶은 맘이었을 겁니다. 노래 안해도 되겠다 싶어서 그만두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래도 노래소리가 나던 초소에서 갑자기 조용해지니 기분은 좀 묘해지더라구요. 정적이란 참 기분 나쁜겁니다.</div> <div><br></div> <div>이런 근무를 앞으로 몇번을 더해야 제대를 할까 계산하다가, 친구생각, 부모님 생각, 잡생각을 하며 </div> <div><br></div> <div>그야말로 멍을 때리고 있던 때였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야"</div> <div><br></div> <div>저도 모르게 순간 소름이 돋았습니다. 선임 목소리면 관등성명이 자동으로 나와야 하는데 선임 목소리는 아니였으니까요.</div> <div><br></div> <div>그리고 선임은 바로 옆에 나란히 있었습니다. 저를 부르는 것이었다면 제가 모를리가 없습니다.</div> <div><br></div> <div>속삭이듯 나지막하면서도 확실하게 들리는 목소리였습니다. 왜 속삭일 때 숨소리 섞인 소리 아실겁니다. 그런 목소리였습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잠시 굳어지다 옆눈길로 선임을 살피니 자고 있었습니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야"</div> <div><br></div> <div>.............속삭이듯 나지막한 목소리는 여자 목소리였습니다. 전신에 퍼지는 소름...혹시나 누가 온건가.. 뒤를 돌아봐야 하나...;;</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야"</div> <div><br></div> <div><br></div> <div>시간이 멈춘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일단 정신을 차리고 옆에서 기대 자고 있는 선임을 깨우는게 가장 현명한 대처 같았습니다.</div> <div>그 순간 제 귓전 가까이에서 그 소리가 들렸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쌩까냐"</div> <div><br></div> <div><br></div> <div>도저히 혼자서 못견딜 것 같은 마음과 선임이 빨리 잠에서 깼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선임을 흔들었습니다.</div> <div><br></div> <div>자다 깬 선임에게는 앞에서 누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린다고 둘러대고 왠지 모를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div> <div><br></div> <div>몸 전체가 부들부들 떨리면서 근무가 끝나고 어떻게 교대했는지 어떻게 깜깜한 산길을 내려왔는지 기억도 안 납니다.</div> <div><br></div> <div>쌩까냐라는 말이 웃길수도 있는데 귓전에 대고 속삭이 듯 쌩까냐는 그말은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div> <div><br></div> <div>제대 후에 다른 헛소리를 들은 경험이 한번 더 있는데 기회가 되면 나중에 올리겠습니다.</div> <div><br></div> <div>오늘 묘하게 공게글에 꽂혀서 눈팅하다가 처음으로 공게에 글 올리게 되네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