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7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 야당 단독으로 열렸으며 진 장관의 자리가 텅 비어있다. |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에서 마음이 이미 떠난 진영
박근혜 노선과 각료들과의 갈등을 보여주는 '바로미터' 일 수도
진 장관은 27일 출입기자들에게 ‘보건복지부 장관직을 사임하면서’라는 메일을 보내 "오늘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의 책임을 통감하기 때문에 사임하고자 한다.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서 송구하게 생각하며 국민의 건강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사임 의사를 분명히 했다.
진 장관의 사퇴 의사 표명 방식을 두고 말들이 많다. 그 이유는 자신이 속한 보건복지부 대변인 실에 해야함이 정석인데 국회의원 보좌관이 출입기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냈기 때문이다.
진 장관은 사우디 아라비아 순방중에 "무력감을 느낀다""너무 피곤해서 그만두겠다"등의 말을 했고 이 말을 들은 기자들이 '진영 사퇴'로 보도한 것이다. 그러나, 진 장관은 귀국 직전에 "와전된 것"이라는 말을 하여 사퇴의사를 번복했다는 말이 나왔었다. 그리고 정 총리가 진 장관을 불러 "사퇴 표명은 없었던 일로 하겠다. 여러 모로 중요한 시기니까 다시 열심히 일하자"는 말을 했고 그에 대한 진 장관의 말이 별로 없었기에 사퇴는 없는 것으로 알다가 27일 다시 사퇴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진 장관이 사퇴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원인을 간추려보면, 우선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는 원하던 게 아니었다고 한다. 또한, 애초 복지부는 국민연금의 근간이 흔들릴 것을 우려하여 소득과 기초연금을 연계시키려했으나 청와대는 국민연금으로 밀어붙였다. 진 장관으로서는 '이행되기 불가능한 공약'을 어거지로 추진해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된 것이다.
이러다 보니 진 장관은 복지부의 장관으로서 일을 성의껏 하는 자세도 보이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27일 박근혜가 초청한 대한노인회와의 오찬 자리에도 진 장관은 배석하지 않았고 같은 날 열린 국회 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도 진 장관의 자리는 텅 비어있었다. 진 장관은 이미 복지부 장관 자리에서 마음이 멀리 떠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와 청와대 그리고 새누리 쪽에서는 측근 핵심인물이자 창업공신인 진 장관이 복지공약의 주도적 이행을 하지 않고 '무력감을 느낀다'면서 떠나는 것을 보며 대 국민적 이미지도 있으므로 불만이고 어떻게든 자리에 다시 앉히려고 즉각 진 장관이 낸 사표도 반려했다고 하지만, 붙잡아 놓아도 오래갈 수가 없을 것이다. 그간 여권과의 알력 및 갈등의 골이 좁혀질 수 없고 복지부 본 업무에 관심이 없기에 그러하다.
'불통인사''인재 풀이 없다'는 말을 들으면서 무조각으로 출발한 현정권은 인사청문회 때에도 거의가 국민들이 반대하는 자들이어서 논란이 끊이지를 않았는데 엉성하게 구성된 조각 속에서 벌써 몇 사람이 빠져 나갔다. 양건 감사원장이 물러났고, 채동욱 검찰총장도 사의를 표명했으며 새누리 쪽에서 꾸준히 교체를 희망하는 현오석 기재부 장관도 있고 김병관의 후보 중도사퇴로 그대로 유임된 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있다.
개각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말은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빠져나갔기에 다시 호흡을 맞춰 할 사람들로 구성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인재풀이 얕고 좁은 것이 갑자기 치유될 수 없으며 핵심 측근이라는 진 장관이 박근혜 노선이 부담스러워 떠나는 것을 보면, 앞으로 진 장관과 똑같이 박의 노선에 부담스러워 자리를 털고 일어날 사람들이 없으리란 보장도 없고 더불어 새롭게 개각이 된다 해도 얼마나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느냐도 의문이다.
어찌보면 진 장관은 박근혜 노선의 실체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일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