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삼년 후 외할머니가 돌아가실때의 이야기 입니다. <br /><br />외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전에 많이 아프셨어요. 전신에 암이 퍼져 병원에 계셨고엄마랑 외삼촌들이 돌아가면서 간병을 하는 상황이였습니다. <br />외갓댁에 딸은 저희어머니 한분이시라<br />늘 딸에대해 정이 많았고 엄마또한 그랬기 때문에 엄마가 병원에서 간병을 하는 시기가 길었습니다. <br /><br />엄마가 병원에 계신 날에는 제가 아침을 준비해야 했기에 으레 일찍 잠에 들곤 했어요. 아빠가 일찍 출근 하시기에 그 시간 맞춰서 밥을 준비해야했고 행여 늦잠잘까하는 불안감에 깊게 잠을 못드는 나날의 연속이였습니다. <br /><br />그러던 어느날 밤. <br />아니 밤인지 새벽녘인지 제대로는 모르겠어요. 서걱 하는 금속성 소리가 머리 바로뒤에서 들렸습니다. 간담에 서늘해지고 소름이 확 돋아서 벌떡 일어났죠. <br />근데 거기에 계신분은 저희 엄마였어요. 엄마가 어두컴컴한 제 방에서 가위로 제 머리카락을 자르고 계셨어요. <br /><br />화들짝 놀라 엄마 왜 그래? 묻자<br />외할머니 가셨다. 오늘은 출근하고 낼 휴가내서 저녁에 와. 아침에 아빠밥은 안챙고도 돼. 아빤 외할머니 임종전에 연락받고 병원에 가셨고 낼 출근인 저를 위해 저는 따로 깨우지 않으셨더라구요. 그렇게 울먹이며 말하시곤 또다시 병원엘 가셨습니다(제가 일하는 곳은 부모님이 아닌이상 친척들 상중엔 휴가를 하루밖에 쓸수 없는 곳이였습니다)<br /><br />그때만 해도 엄마의 행동이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왜 내 머리카락을?<br />오빠한테도 물어보니 오빠머리카락은 자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br /><br />놀라움 반. 슬픔 반 그날은 더이상 자지 못했고, 이번에도 역시 입관식에 참여하지 못하고 그날 저녁부터 장례식장에서 조문객을 맞았고 그렇게 외할머니 장례식장을 마쳤습니다. <br /><br />한참 후 <br />엄마가 좀 추스려질 무렵 슬며시 이야길 꺼냈죠. 엄마 그때 내 머리카락 자른거 기억나? 왜 그런거야? 나 자다가 엄청 놀랬어. <br /><br />아 그거 외할머니 입관식 할때 같이 넣었어. 이러시더라구요. <br /><br />주변에 돌아가신 분은 외할아버지뿐이였고 그때도 타지에 있던터라 늦게 와서 장례식장에서 조문만 하고 장례식장에서 조문객 받느라 입관식이니 하는 장례절차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하여 그런거 넣어도 되는거야? 물으니<br />저의 안좋은 것들 가져가고 앞으로 잘되게 지켜달라는 의미로 넣었다고 하더라구요. <br /><br />외할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제가 유난히 몸에 안좋았어요. <br />수술도 하고. 잔병도 많고. 꿈에 외할아버지가 안좋은 모습으로도 많이 나오셨고. 외가쪽 손주도 저 혼자 여자여서 유난히 외할아버지가 이뻐하셨는데(전 중학생때까지 외할아버지 무릎에 앉아서 놀았음. 그만큼 외할아버지가 저를 이뻐하주심)<br />돌아가시고 나서 병원신세 한번 진적도없던 제가 두차례 수술하고 이상한 꿈도 꾸고 하니 엄마가 걱정이 많으셨나봐요. 그래서 외할머니 입관식때 넣었다고 ...<br /><br />그래서 그런가 요즘엔 아픈데 없이 몸 건강히 튼튼히 잘 살고 있어요. 아마 외할머니가 지켜주신가 봐요. <br /><br />곧 외할아버지 제사내요. 산소에 한번 들렀다 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