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바탕글" style="margin:0px;color:#777865;font-family:'굴림', gulim, tahoma, sans-serif;line-height:12.800000190734863px;background-color:#fafdde;"><br></p> <table border="1" cellpadding="0" cellspacing="0" width="560"><tbody><tr><td width="556">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바탕';"><font size="3">엄마는 결혼 후 다섯 달 만에 엄마의 엄마(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68년 음력 2월 초였다. 그 후부터 엄마 꿈자리가 어지러워졌다. 외할머니가 꿈에 나타나서 “옥아, 니 내하고 같이 가자. 00은 궁디가 무거워서 심부름 못한다. 니가 가자.” 해서 “응, 같이 가지. 뭐.” 대답했다가 어떤 꿈에서는 친척이 여럿 모인 자리에서 “어매, 난 안 따라갈라네.” 하니 “간다더니 왜 안 가노?” 그랬다가 하여튼 꿈이 요상스럽고 무서웠다.</font></span></p>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font size="3"> </font></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바탕';"><font size="3"><br></font></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바탕';"><font size="3">그런 꿈을 계속 꾼지 한 달쯤 지났을 때 아침 준비를 하다가 부엌문을 열었는데 곱게 쪽진 머리를 하고 하얀색 한복을 곱게 입은 할머니와 눈이 딱 마주쳤다. 물론 처음 보는 할머니였다. 그런데 눈이 마주치자마자 “하이고, 꿈자리가 어지럽기도. 색시가 얼굴도 이쁜데.. 저 꿈이 이집 신랑 발등에 떨어지면 큰일이 날겐데 어쩐단 말이노..” 하면서 안타까워하셨다.</font></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medium;line-height:1.5;">“새댁, 날 물 한잔만 주소.” 하고 들어가자고 했다.</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바탕';"><font size="3">툇마루에 앉게 하고 물을 떠다드렸더니 물을 마시면서 같은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내가 시키는 대로 하란다.</font></span></p>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font size="3"> </font></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바탕';"><font size="3"><br></font></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바탕';"><font size="3">엄마는 무서워서 할머니한테 “여기 꼭 앉아있으소” 하고 이웃에 큰엄마에게로 가서 물어봤다. 그러니까 당장 가서 시키는 대로 하라고 일러줘서 할머니한테로 돌아갔다. 할머니는 아빠 밥 먹는 숟가락으로 아빠 나이만큼 쌀을 덜어서 담고 엄마가 시집 올 때 해온 옷 중에서 한 번도 화장실을 가지 않은 옷을 내달라고 했다. 마침 엄마한테 이쁘고 비싼 옷이라서 아끼느라 한 번도 안 입은 옷이 있어서 내줬다.</font></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바탕';font-size:medium;line-height:1.5;">그걸 가지고 일어서면서 내가 한번 방비를 해보겠다면서 가셨다.</span></p>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font size="3"> </font></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바탕';"><font size="3"><br></font></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바탕';"><font size="3">한 달 후 4월 초파일에 엄마네는 사택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이삿날도 큰아빠가 날을 받아와서 하는데 새벽에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이사하라는 말을 듣고 와서 아침 일찍 이사했단다. 이삿짐아라야 큰아빠와 아빠가 두 번 나르고 엄마가 한 번 나르고 끝이었다. 짐 다 풀고 정리한 뒤 마루에 앉았다가 엄마가 까무룩 잠이 들었다.</font></span></p>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font size="3"> </font></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바탕';"><font size="3"><br></font></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바탕';"><font size="3">그런데 꿈에 그때 그 고운 한복 입은 그 할머니랑, 아빠랑 엄마가 바윗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앞에는 시커먼 산이 온통 바위고 길은 까마득했다. 그 길을 셋이 걷고 있는데 갑자기 할머니가 엄마 등을 손바닥으로 세게 정말 세게 파~악 때렸다. 엄마는 고대로 앞으로 폭삭 넘어져서 아래 윗니가 몽땅 빠지고 피투성이가 되었다. 피가 철철 나는 걸 보고 아빠가 ‘피를 이래 많이 흘리면 안 된다. 병원 가자.’ 하면서 엄마를 업고 되돌아 걸으면서 깜짝 깨니까 꿈이었다.</font></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바탕';"><font size="3">꿈에서 맞은 등짝이 잠깬 후에도 얼얼하게 아팠다.</font></span></p> <p class="바탕글"><span lang="en-us"><font size="3"> </font></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바탕';"><font size="3"><br></font></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바탕';"><font size="3">그리고 그해 음력 7월에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font></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바탕';"><font size="3">그리고 그해 음력 9월에 어느 날.</font></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family:'바탕';"><font size="3">아빠가 탄광 일을 마치고 퇴근을 하는데 오른쪽 장화 속이 질척질척 하더란다. 걷기가 불편할 정도라서 장화를 벗어 봤더니 피범벅 되어있더란다. 엄지발톱이 빠져서 난 피였다. 아빠는 공동 빨래터에서 양말을 빨고 발도 씻고 장화도 씻은 후 집으로 돌아오셨단다. </font></span></p></td></tr></tbody></table><p>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