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고양이자료들을 찾아보다보니까 생각나는 작년 여름말기 이야기.</p><p><br></p><p>공부를 좀 이른 시간에 마칠 수 있어서 초저녁에 짐을 싸서 밖으로 나옴.</p><p><br></p><p>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웬 둥글둘글한 얼룩고양이가 포차식당 앞에서 어슬렁거리대?</p><p><br></p><p>내가 혹시 해서 "이리온 쮸쮸쮸 이리온 ㅋㅋㅋ" 하는데 우와, 진짜 오더라.</p><p><br></p><p>그러고선 내가 쓰다듬으려고 살짝 쭈그려 앉으니까 꼬리를 살며시 올리더니 나한테 부비부비 ㅋㅋㅋㅋ</p><p><br></p><p>진짜 거기서 내가 왜 소시지를 사러 갔는지 생각이 안난다.</p><p><br></p><p>버스 올 시간 다 되었는데 그냥 무시하고 바로 옆에 수퍼로 가서 큼지막한 소시지 하나 사서 조각조각 뜯어서 줌.</p><p><br></p><p>머리 살짝살짝 긁어줄 때마다 골골골 기분 좋은 듯한 소리를 내면서 눈을 지그시 감고, 소시지 한 번 뜯어주면 그거 다 먹고 더 달라고 초롱초롱하게 날 쳐다보는 눈빛이 그렇게 날 설레게 만들었음.</p><p><br></p><p>애완동물은 중학생때 병아리 말곤 키워본 적도 없는데, 진짜 애완동물을 키운다는 느낌이 이런 느낌일까?</p><p><br></p><p>싶었는데 소시지 다 먹은거 확인하니까 냉큼 사라지더라 빌어먹을 녀석.</p><p><br></p><p>하아.... 너란 녀석...</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