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an Travers
8이닝 동안 26안타를 얻어 맞고 볼넷을 7개 내주며,
24실점을 기록한 선수입니다.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이나면...
바로 야구라는 스포츠가 생기고 나서 최고의 선수를 꼽으면 무조건 3손가락 안에는 꼽힐 타이콥 때문인데,
타이 콥은 1912년에 뉴욕과 경기를 하다가, 자기를 검둥이라고 놀리는 관중을 미친듯이 두들겨 패버렸습니다. 콥은 조지아주 출신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백인이었고, 당시 시대가 인종차별은 당연하게 여겼으니 흑인이라고 하면 대단한 모욕이기도 했고
여하간 그렇다고 해서 관중을 두들겨 패는 선수를 놔둘 수는 없으니 영구 출장 정지를 당합니다.
그런데...그러자 타이 콥의 소속팀인 디트로이트는 "알아서 해 ㅆㅂ 우리는 야구 못해."
이러면서, 적당히 야구를 할 줄 아는 동네 사람들을 모아서 경기장에 내보냈습니다.
결과는 24-2, Allan Travers는 저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가서 완투하면서 개맞듯이 털리고
(24점만 내준게 신기하기도 하지만 아마 상대편도 적당히 봐주었을듯)
리그가 좉망의 길로 가려고 하자 겁먹은 총재가 타이콥의 출장정지를 10경기로 줄여버렸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베이스볼 레퍼런스 등에서 1912년의 디트로이트를 찾아보면, 단 1경기만 출전한 선수들이 보이는데 바로 이 경기에 나선 '동네 사람들' 입니다.
그날의 용사들
Allan Travers : 앞서 말했듯이 24실점을 얻어맞으면서 버팀
Dan McGarveyl : 외야수. 몸에 맞는 볼로 한번 출루함
Bill Leinhauser : 외야수. 4타석에 나가 삼진 3개를 당함
Jim McGarr : 2루수. 4타석 전부 삼진
Joe Sugden : 1루수. 메이저리그에서 800경기를 넘게 뛰었던 전직 메이저리거. 하지만 사건 발생 당시에는 은퇴한지 7년이 지났다가 급하게 땜방으로 들어감. 당시 41세 였지만 역시 메이저리거 출신 답게 1안타를 쳐냄. 팀의 2점 중에 1점을 득점
Vincent Maney : 유격수. 몸에 맞는 볼로 한번 출루
Ed Irwin : 3루수. 3루수라서 그런지 무려 3루타 두개를 쳐내는 기염을 발휘. OPS는 2.667
Deacon McGuire : 더블 A에서 메이저리그까지 무려 1700경기를 소화해낸 포수. 현역 시절에는 워싱턴에서 3할 4푼 시즌도 있었음. 하지만 사건 발생 1년전까지는 클리블랜드의 감옥이었고, 경기에 나서서 1안타를 치는데 당시 나이는 무려 48세. 팀의 2점 중에 1점을 득점
Hap Ward : 외야수. 두 타석에서 모두 삼진 두개
Billy Maharg : 3루수. 한 타석 나왔지만 아웃. 그런데 밑도 끝도 없이 4년 뒤에 필라델피아에서 1타석 출장. 역시 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