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오베 간 승차거부 보고 댓글로 쓰려다가 너무 길어서 글로 써 봅니다.
몇년 전 이맘 때 쯤 이었습니다. 한겨울.
수원역에서 지인들과 술 한잔 하고 새벽 2시 넘어서 길거리로 나왔습니다.
버스정류장 근처에 택시가 3대 정도 서 있더군요.
맨 앞에 대기하던 택시 보조석 문을 열고 탔습니다.
택시기사 아저씨 창문 열고 담배를 태우고 계시네요.
이해 했습니다.
저도 흡연자기도 하고.
나 : 화서역이요.(수원역에서 서울 방향 한 정거장 입니다.)
택 : (쳐다도 안 보고)안 가요.
나 : 왜 안가죠?
택 : (계속 담배 태우면서)지금 담배 태우는거 안 보여요?
나 : 아저씨, 손님이 탔으면 담배를 끄셔야죠.
택 : 나 지금 담배 태우니까 안 간다고요.
나 : 아..그럼 담배 태우세요. 다 태울때까지 기다리죠.뭐.
택 : 안간다고. 안가니까 내리라고.
나 : 아니. 왜 반말을 하세요?
택 : (꽁초 창문 밖으로 버리면서)안 가니까 내리라고. 뒷차타면 되잖아.
나 : 싫은데요? 전 이거 타고 갈건데요?
택 : 내리라고. 이거 내 차니까 내리라고.
나 : (면허증 보니까 개인택시가 아님)아저씨 차 아니네요. 회사 차네요.
택 : (내 멱살을 잡고 밀치며)아 xx. 내리라니까.
나 : 어라? 안놔? (멱살 뿌리치고) 아저씨. 승차거부 시네요.
택 : 그래.xx.승차거부다. 어쩔건데.
보조석에 앉아있는 상태로 112신고.
수원역 바로 옆에 경찰서가 있어서 금방 오더군요.
경찰와서 사실여부 묻고 그 아저씨한테 욕설과 멱살, 밀친것에 대해 주의 주더군요.
제가 다른건 그냥 됐고 승차거부 신고한다니까.
자기들 소관이 아니라면서 어디에 신고하시라고 알려주더군요.
그 아저씨 면허증하고 차 번호 찍고 다른 택시타고 갔습니다.
다음날 출근 하자마자 전화했습니다.
상담원에게 차근차근 설명하자 놀라더라고요.
안 믿기는지 몇 번 이고 되묻더라고요.
정말 담배를 태우고 있었고 손님이 탔는데도 계속 태웠냐고.
몇 번이고 확인을 해주자 상담원이 어이없는듯 피식 거리네요.
지금까지 이런 신고내용은 처음이라네요.
어쨌든 신고 후에 어떤 조치가 내려졌는지 꼭 알려달라고 하고 끊었습니다.
며칠 뒤 벌금 20만원 물렸다고 연락이 왔네요.
저희 막내삼촌도 택시운전 하셔서 힘든거 아는데.
기본적인 직업정신도 없는 분들 보면 짜증납니다.
사람 태우는게 싫으면 택시 말고 택배 하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