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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1195148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3
    조회수 : 2593
    IP : 221.155.***.186
    댓글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1/28 15:53:27
    원글작성시간 : 2016/01/24 21:26:54
    http://todayhumor.com/?humorbest_1195148 모바일
    [BGM] 너를 잊을 수 있을까



    1.jpg

    윤경, 내 기억은 곡선으로 꺾인다



    내 기억은 곡선으로 꺾인다
    모퉁이를 돌아
    몸속으로 길을 넓혀 가면
    거기, 익숙한 풍경이 
    환하게 나를 끌고 간다

    생시처럼 투명한 꿈속에서
    퍼즐을 맞춘다
    헐거운 생의 빈칸을 메우자
    붉은 상처였던 모서리가 둥글게 몸을 펴고

    한 번도 의식한 적 없는
    내 안의 무늬들이 일어서서
    덜컥, 만삭의 달을 품고 있다 

    내 기억은 곡선으로 꺾여
    두근거리는 잎을 달고
    달디 단 추억으로 가는
    그 시간을 통과 중이다






    2.jpg

    정유찬, 아름다운 그 길에서



    그대와 함께
    걷고 싶은 길이 있습니다

    밤을 지새우며 설레다가
    새벽의 몽롱함에 취해
    천천히 안개를 가르며
    걷고 싶은 그 길

    가로수가 나란히 이어진
    인적 드문 그 길로
    그대 와 준다면

    아침이 다 오기 전의 푸른 공기
    고요함이 깔려있는 그 길 위에서
    가슴이 벅차오를 기쁨 가득 품고
    행복한 미소로 반기렵니다

    손을 잡고 걷고 또 걷다가
    그 길이 다 끝나기 전에
    이슬에 젖어 촉촉한 그대를
    한껏 안아줘도 될까요

    우리는 그렇게
    아름다운 길에서
    새벽의 안개 속으로
    사라질 겁니다

    사랑의 느낌 속으로
    스며들 겁니다






    3.jpg

    오세영, 무엇을 쓸까



    무엇을 쓸까
    탁자에 배부된 답지는
    텅 비어 있다
    전 시간의 과목은 "진실"
    절반도 채 메꾸지 못했는데
    종이 울렸다
    이 시간의 과목은 "사랑"
    그 많은 교과서와 참고서도
    이제는 소용이 없다
    맨 손엔 잉크가 마른 만년필
    하나
    그 만년필을 붙들고
    무엇을 쓸까
    망설이는 기억의 저편에서
    흔들리는 눈빛
    벌써 시간은 절반이 흘렀는데
    답지는 아직도 순백이다
    인생이란 한 장의 시험지
    무엇을 쓸까

    그 많은 시간을 덧없이 보내고
    치르는 시험은 항상
    당일치기다






    4.png

    이성선, 바다를 잃어버리고



    바다를 바라보다가
    바다를 잃어버렸습니다
    바닷가를 거닐며
    바다를 찾고 있습니다

    당신에 너무 가까이 있다는 것은
    당신을 잃는 것입니다
    당신을 다 안다는 것은
    당신에 대하여 눈을 감는 일입니다

    사랑도 그러합니다
    이 가을에 이젠 떠나야겠습니다
    멀리서 더 깊이 당신에 젖고 싶습니다

    당신의 눈동자와 흔들리는 가슴
    물새들의 반짝임도 울음소리도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두고 들어야겠습니다

    당신이 보내신 편지를 읽듯이
    멀리서 떨리는 손으로
    등불 아래서 펴 보아야겠습니다






    5.jpg

    용혜원, 너를 잊을 수 있을까




    너를 잊을 수 있을까

    우리가 사랑한 날들이

    얼마나 행복했는데


    풀었다 놓았다 하며

    하늘 높이 날리던 연이

    한순간 줄이 툭 끊어져

    멀리 멀리 달아나는 것처럼

    너를 다시는 못 만날 것만 같다


    그리움이 절망이 되어

    내 마음속 깊이

    찾아들어와 날 괴롭혀도

    너를 영영 잊어버릴 수 있을까


    나에게 속삭이던 사랑의 말들이

    지금도 퍼렇게 살아서

    내 마음속에서 자라고 있는데

    묶어놓지 못한 사랑이 안타깝다


    멈출 수 없는 아픔

    뿌리내리고 주저앉아버린

    내 사랑의 기억을 어떻게 할까


    너를 잊을 수 있을까

    너를 영영 떠나보내면

    아무도 모르게 숨겨놓은 슬픔이

    내 가슴에 멍이 되어 파랗게 물들어올 텐데

    그 아픔을 혼자 감당할 수 있을까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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