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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1178476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6
    조회수 : 2344
    IP : 221.155.***.186
    댓글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1/01 11:22:38
    원글작성시간 : 2015/12/26 09:41:59
    http://todayhumor.com/?humorbest_1178476 모바일
    [BGM] 밤새 내린 눈



    1.jpg

    손옥희, 영원한 사랑의 인연으로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한 일을 묻는다면
    주저 없이 당신을
    만난거라 말하고 싶습니다
    처음 느낀 설레임은
    세월의 흐름에 희미해져 가지만
    구수한 정감만은
    나날이 더해 갑니다
    이른 아침 커튼사이로 흐르는
    은은한 커피향의 느낌처럼
    변함 없는 눈빛 속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늘 좋은 모습으로 있진 않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언제나
    서로의 체취를 그리워합니다
    눈부시게 비쳐오는
    아침 해의 밝음 만큼이나
    영원한 인연으로 흐르길
    두 손 모아 원하고 원합니다






    2.jpg

    윤영초, 밤새 내린 눈



    낯선 얼굴처럼 다가온
    하얀 풍경들
    눈길을 헤매다 돌아온
    너의 눈망울이 그리워
    하얗게 오시는 길
    밤새 기다렸다
    내가 무엇을 바라는지
    너는 모르면서
    무작정 내리기만 했더냐

    마음깊이 채워진 추억처럼
    가늠할 수 없는 그리움처럼
    소복이 쌓여 평온한 얼굴로
    어제 본 거리에 또 하나
    아름다운 전설 같은 하얀 세상

    눈앞에 온통 하얀 꽃가루 묻혀
    탐스런 모습으로 놓아두고
    마음 가득 눈길을 걸어도
    발밑에 부서지는 소리는
    너의 재잘거림으로
    기다림을 거부하지 않고
    내 곁으로 소복이 달려온다






    3.jpg

    이상윤, 길끝에 서면 아름답다



    길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시간의 재가 되기위해서 타오르기 때문이다
    아침 보다는 귀가하는 새들의 모습이 정겹고
    이제 하루 해가 끝났기 때문이다

    사람도 올 때보다 떠날 때가 더 아름답다
    마지막 옷깃을 여미며 남은 자를 위해서 슬퍼하거나
    이별하는 나를 위해 울지마라

    세상에 뿌리 하나 내려두고 사는 일이라면
    먼 이별 앞에 두고 타오르지 않는 것이 어디 있겠느냐
    이 추운 겨울 아침
    아궁이를 태우는 겨울 소나무 가지 하나가
    꽃보다 아름다운 것도 바로 그런 까닭이 아니겠느냐

    길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어둠도 제 살을씻고 빛을 여는 아픔이 된다






    4.jpg

    박창기, 산다는게



    떠날 사람 떠난 뒤
    시간만 휑뎅그렁하게 남았다
    변한 것은 배경뿐이었다
    그 배경 속으로
    너도나도 정신없이 걸어간다
    시간이 나란히 따라왔다
    우리는 아무 말도 나누지 않았다
    아무런 재미도 없이
    그냥 섞이고 있었다
    그럼에도 늘 혼자였다






    5.jpg

    정유찬, 초겨울 아침



    왜 그리도
    서러운지

    바람에
    잎새를 모두 바쳐
    앙상한 나무

    강물은 냉정하고 무심한 듯
    차갑게 지나가고

    모이를 찾아
    이리저리
    후드 덕 거리는 새들

    찬 공기에
    코끝이 찡 하면

    그냥
    아름다워 서글펐던 것이리라
    그 허전함은
    아마 싸늘한 바람 탓이리라

    심장이 저려오는
    상실의 아픔

    절대로
    그건 아니라고

    초겨울 아침
    한적한 강가에서
    나는 내게 말하고
    또 말한다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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