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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1171930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30
    조회수 : 3147
    IP : 221.155.***.186
    댓글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12/21 02:29:29
    원글작성시간 : 2015/12/19 13:55:56
    http://todayhumor.com/?humorbest_1171930 모바일
    [BGM] 그렇게 말할 거예요



    1.jpg

    권정순, 그렇게 말할 거에요



    힘들 줄 알면서 왜 그랬냐 물으면
    당신이 그러라 해서라 말하지 않고
    당신이 기뻐해서라 말할 거예요

    아플 줄 알면서 왜 그랬냐 물으면
    당신이 원해서라 말하지 않고
    당신이 즐거워해서라 말할 거예요

    손해인 줄 알면서 왜 그랬냐 물으면
    당신 때문이라 말하지 않고
    당신을 위해서라 말할 거예요

    그럴 줄 알면서 왜 그랬냐 물으면
    그저 그저 당신 위해서라 말하고
    당신 위한 거가 곧 나를 위한 거라 말할 거예요

    세상 끝날 때까지 그렇게 말할 거예요






    2.jpg

    송해월, 사람, 그 눈물겨운 존재



    어쩌자는 것인가

    어느 날
    느닷없이 들이닥친 비보처럼

    속수무책으로 건조한 가슴에도
    사랑은 꽃씨 처럼 날아들고

    사람들은 저마다
    제대로의 사랑에 빠지고

    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외롭게 하는지 잘 알면서도

    사람은 또 스스로 일어나
    형벌 같은 외로움의 강으로

    흔들리며
    흔들리며 걸어들어간다






    3.jpg

    이생진, 수평선



    맨 먼저
    나는 수평선에 눈을 베었다
    그리고 워럭 달려든 파도에
    귀를 찢기고
    그래도 할 말이 있느냐고 묻는다

    그저 바다만의 세상 하면서
    당하고 있었다

    내 눈이 그렇게 유쾌하게
    베인 적은 없었다

    내 귀가 그렇게 유쾌하게
    찢긴 적은 없었다






    4.jpg

    도종환, 사랑은 어떻게 오는가



    시처럼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가슴을 저미며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눈물 없이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벌판을 지나
    벌판 가득한 눈발 속 더 지나
    가슴을 후벼파며 내게 오는 그대여
    등에 기대어
    흐느끼며 울고 싶은 그대여

    눈보라 진눈깨비와 함께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쏟아지는 빗발과 함께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견딜 수 없을만치 고통스럽던 시간을 지나
    시처럼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5.jpg

    박노해, 떨림



    그에게는 아직도
    수줍음이 남아 있어

    그에게는 아직도
    긴장미가 남아 있어

    나는 그를 보면 설레는 것이다

    그에게는 아직도
    열정이 살아 있어

    그에게는 아직도
    첫마음이 살아 있어

    나는 그 앞에서 떨리는 것이다

    시간이 흘러도 마르지 않는
    그 사람의 내밀한 푸르름 앞에서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어
    먼 저편을 바라보는 그 아득한 눈동자 앞에서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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