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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1155483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38
    조회수 : 2114
    IP : 221.155.***.186
    댓글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11/22 15:00:55
    원글작성시간 : 2015/11/20 18:23:45
    http://todayhumor.com/?humorbest_1155483 모바일
    [BGM]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6.jpg

    안숙자, 혼자가 아니에요



    숨결이 들리지 않는다고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체취마저 맡아지지 않는다고
    혼자가 아니에요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오로지 한 곳을 응시하며
    그림자와 한 몸으로
    세월의 갈피를 헤며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요

     

    추억의 비단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서만은 아니에요
    소중한 인연이고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붓과 캔버스의 만남처럼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하고 싶은 거랍니다






    7.jpg

    배은미, 가슴 안에 두고 사랑하는 일



    오래도록 당신과 연락이 안 되더라도
    오래도록 당신을 못 보게 되더라도
    당신은 알고 있지요

     

    굳이 다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  당신이 머문 그 길가 그 어귀에
    함께 머물러 있다는 것을

     

    세상일로 하여금
    때론 당신을 가슴 안에만 두고
    그리워해야 할 때가 있기에

     

    말할 수 없고 볼 수 없는 날일지언정
    당신은 내 마음이 변한 거라
    생각하지 않지요

     

    굳이 다 말하지 않아도
    당신이 머문 그 쓸쓸한 방 한구석에
    함께 하고 있었음을
    당신도 알고 있지요

     

    그리하여 오랜 침묵 뒤에라도
    끝끝내 이어질 연이라면
    그때는 당신과 나 참으로 긴긴 가약으로
    서럽지 않게 살아가도록 하지요






    8.jpg

    조병화,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너의 집은 하늘에 있고
    나의 집은 풀 밑에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너는 먼 별 창 안에 밤을 재우고
    나는 풀벌레 곁에 밤을 빌린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잔다

     

    너의 날은 내일에 있고
    나의 날은 어제에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세월이다

     

    문 닫은 먼 자리, 가린 자리
    너의 생각 밖에 내가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있다

     

    너의 집은 하늘에 있고
    나의 집은 풀 밑에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9.jpg

    백창우, 그러면 좋겠다



    끝까지 다
    부를 수 있는
    노래 몇 개쯤 있었으면
    좋겠다

     

    매일
    시 한 편씩 들려주는
    여자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하루에
    서너 시간밖에 안 가는
    예쁜 시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몹시 힘들 때
    그저 말없이 나를 안아 재워줄
    착한 아기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바람을 노래할 때
    그 바람 그치기를 기다려
    차 한잔 끓여줄
    고운 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10.jpg

    나해철, 사람의 별



    별이여
    양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사람
    세상은 밤하늘과 같아 깊고도 멀리 반짝일 뿐

     

    불러도 대답이 없다
    밤 깊이 홀로 누워 먼 어둠 속 얼굴을 향해
    두 손 뻗어 부르는 나도 이제 빛나는 무엇이 된 것일까

     

    저 혼자 먹빛 어둠에 오래 있게 되면 뼈가 시리면서
    점점 빛을 내게 된다는데
    그렇게 해서 은빛 별이 된 것일까

     

    그러나 나는 그보다 먼 곳에 있나 보다
    나를 부르는 소리
    들리지 않는다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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