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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1140608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32
    조회수 : 2794
    IP : 221.155.***.186
    댓글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10/26 10:13:41
    원글작성시간 : 2015/10/24 22:20:27
    http://todayhumor.com/?humorbest_1140608 모바일
    [BGM] 아직 우리는 말하지 않았다



    1.jpg

    윤성택, 아직 우리는 말하지 않았다



    나는 강물에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강물도 내게 한 마디 말하지 않았다

     

    우리가 본 것은 순간의 시간
    시간이 뿌리고 가는 떨리는 흔적
    흔적이 소멸하는 풍경일 뿐이다

     

    마침내 내가 죽고
    강물이 저 바닥까지 마르고
    그리고 또 한참 세월이 흐른 다음에야

     

    혹시

    우리가 서로에게 하려고 했던 말이 어렴풋이
    하나 둘 떠오를지 모른다

     

    그때까지는
    우리는 서로 잘 모르면서
    그러면서도 서로 잘 아는 척
    헛된 눈빛과 수인사를 주고받으며


    그림자처럼 쉽게 스쳐 지나갈 것이다
    우리는 아직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2.jpg

    공석진, 흐린 날이 난 좋다




    흐린 날이 난 좋다

     

    옛사랑이 생각나서 좋고
    외로움이 위로받아서 좋고
    목마른 세상
    폭우의 반전을 기다리는 바람이 난 좋다

     

    분위기에 취해서 좋고
    눈이 부시지 않아서 좋고
    가뜩이나 메마른 세상
    눅눅한 여유로움이 난 좋다

     

    치열한 세상살이
    여유를 갖게 해서 좋고
    가난한 자 마음 한 켠
    카타르시스가 좋다

     

    그리움을 그리워하며
    외로움을 외로워하며
    누군가에 기대어 쉴 수 있는
    빈 공간을 제공해 줘서

    흐린 날이 난 좋다








    3.jpg

    서정윤, 사랑한다는 것으로



    사랑한다는 것으로
    새의 날개를 꺾어
    너의 곁에 두려 하지 말고
    가슴에 작은 보금자리를 만들어
    종일 지친 날개를
    쉬고 다시 날아갈
    힘을 줄 수 있어야 하리라







    4.jpg

    나태주, 사랑이여 조그만 사랑이여



    외롭다고 생각할 때일수록
    혼자이기를

     

    말하고 싶은 생각이 많은 때일수록
    말을 삼가기를

     

    울고 싶은 생각이 깊을수록
    울음을 안으로 곱게 삭이기를

     

    꿈꾸고 꿈꾸노니

     

    많은 사람들로부터 빠져나와
    키 큰 미루나무 옆에서 보고
    혼자 고개 숙여 산길을 걷게 하소서







    5.jpg

    손남태, 나 빈 가슴으로 간다



    헤어짐과 만남이 잦은 오늘
    쉬이 덧나기 쉬운
    가슴의 상처를 입지 않기 위해
    나 빈 가슴으로 거리를 나선다

     

    마음을 비우면
    오히려 희망은
    자연스런 일상의 모습으로 
    돌아와
    아름다운 하루를 만드리

     

    자 빈 가슴으로 간다
    만남의 그 자체 이상의
    바람을 꿈꾸지 않으면 
    헤어짐에 그 의미를 되새기지 않으면
    쉬이 변하기 쉬운 오늘
    가슴에 흠집 만들지 않기 위해서 
    나 빈 가슴으로 거리를 나선다

     

    마음을 비우면 오히려 기쁨
    그대와 나는
    아직 헤어지지 않았다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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