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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1136181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55
    조회수 : 4202
    IP : 221.155.***.186
    댓글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10/19 02:04:56
    원글작성시간 : 2015/10/18 19:42:35
    http://todayhumor.com/?humorbest_1136181 모바일
    [BGM] 괜찮아, 바닥을 보여줘도 괜찮아



    6.jpg

    이해인, 어떤 결심



    마음이 많이 아플 때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

     

    몸이 많이 아플 때
    꼭 한순간씩만 살기로 했다

     

    고마운 것만 기억하고
    사랑한 일만 떠올리며
    어떤 경우에도
    남의 탓을 안 하기로 했다

     

    고요히 나 자신만
    들여다보기로 했다

     

    내가 주어진 하루 만이
    전 생애라고 생각하니
    저만치서 행복이
    웃으며 걸어왔다






    7.jpg

    김용택, 초겨울 편지



    앞 산에
    고운 잎
    다 졌답니다

     

    빈 산을 그리며
    저 강에
    흰 눈 
    내리겠지요

     

    눈 내리기 전에
    한번 보고 싶습니다







    8.jpg

    박성우, 바닥



    괜찮아, 바닥을 보여줘도 괜찮아
    나도 그대에게 바닥을 보여줄게, 악수
    우린 그렇게
    서로의 바닥을 위로하고 위로받았던가
    그대의 바닥과 나의 바닥, 손바닥

     

    괜찮아, 처음엔 다 서툴고 떨려
    처음이 아니어서 능숙해도 괜찮아
    그래와 나는 그렇게
    서로의 바닥을 핥았던가
    아, 달콤한 바닥이여, 혓바닥

     

    괜찮아, 냄새가 나면 좀 어때
    그대 바닥을 내밀어봐
    냄새나는 바닥을 내가 닦아줄게
    그대와 내가 마주 앉아 씻어주던 바닥, 발바닥

     

    그래, 우리 몸엔 세 개의 바닥이 있지
    손바닥과 혓바닥과 발바닥
    이 세 바닥을 죄 보여주고 감쌀 수 있다면
    그건 사랑이겠지
    언젠가 바닥을 쳐도 좋을 사랑이겠지







    9.jpg

    강연호, 고요



    알전구의 필라멘트가
    탁 끊어질 때의 잔광, 기억하는지
    오늘 하루의 별들은 잔광으로만 남는다
    모두 우물을 안고 잠들었나 보다
    그래서 더 깊어 보인다
    깊은 우물은 함부로 철벅이지 않는다
    잔광의 고요가 깊을 때
    우리 옷깃만 스쳤다고는 말하지 말자







    10.jpg

    고창환, 못을 박으며



    몸으로 세월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온몸을 다해서 구부러지기도 하며
    쿵쿵 세상을 울리는 일은

     

    녹슬어 가는 지난 세월을 두드리다 보면
    만만한 것은 하나도 없다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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