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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1133028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9
    조회수 : 2575
    IP : 221.155.***.186
    댓글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10/13 19:15:07
    원글작성시간 : 2015/10/10 20:28:39
    http://todayhumor.com/?humorbest_1133028 모바일
    [BGM] 오늘은 이 말이 새롭다



    5.jpg

    김추인, 삶의 가운데




    그런 날이 있다
    사는 날이 다 별것도 아닌데
    그렇게 추운 때가 있다

     

    신발의 흙을 떤다든가
    발을 한 번 굴러 본다든가 하는 일이
    다 헛 일만 같아지고
    내가 하얀 백지를 사위어
    몇 번인지 왔을 언덕을 또 떠나며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두고 온 이승처럼 돌아보는 때가 있다

     

    살아서도 죽은 것만 같은
    그렇게 사무치도록
    외진 혼자인 때가 있다







    6.jpg

    향일화, 그립다는 것은




    바람이 불어
    마음이 흔들리는 건 아니었습니다

     

    혼자서 길을 걷다 보니
    동행 하고픈
    그대 생각이 나서
    한 번씩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의 영혼, 어쩌면
    사랑을 통해서만 맑아질 수 있기에
    그래서 신은, 사는 동안에
    혹독한 가슴앓이 한 번쯤은
    누구에게나 허락하나 봅니다

     

    그대 많이 그리운 날엔
    가볍게 올려다볼 수 있는 저 하늘이
    당신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하다가도
    감정이 위태로워지는 날엔
    차라리, 그대
    나무였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미워지는 순간이 와도
    뿌리 깊은 나무는
    내게서 함부로
    뒷걸음치며 달아나지 못할 테니까요

     

    이토록 그립다는 건
    더 깊어져야 할 사랑이 아직
    내게 남았기 때문이겠지요
    그대여






    8.jpg

    이해인, 보고 싶다는 말




    생전 처음 듣는 말처럼
    오늘은 이 말이 새롭다
    보고 싶은데

     

    비 오는 날의 첼로 소리 같기도 하고
    맑은 날의 피아노 소리 같기도 한
    너의 목소리

     

    들을 때마다 노래가 되는 말
    평생을 들어도 가슴이 뛰는 말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감칠맛 나는
    네 말속에 들어 있는
    평범하지만 깊디깊은 그리움의 바다 
    보고 싶은데

     

    나에게도 푸른 파도 밀려오고
    내 마음에도 다시 새가 날고






    9.jpg

    용혜원,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가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아픔을
    그 그리움을
    어찌하지 못한 채로 평생 동안
    감싸 안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기보다는
    지금의 삶을 위하여
    지나온 세월을 잊고자 함입니다

     

    때로는 말하고 싶고
    때로는 훌훌 떨쳐버리고 싶지만
    세상살이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어서
    가슴 앓이로 살아가며
    뒤돌아 가지도 못하고
    다가가지도 못 합니다

     

    외로울 때는
    그 그리움도 위로가 되기에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를
    숨겨놓은 이야기처럼 감싸 안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10.jpg

    신재순, 잊었습니다




    지난해 당신을 좋아했던
    기억을 잊었습니다

     

    당신의
    가슴을 파고들던 미소를
    희미하게 잊었습니다

     

    이제 난 당신의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 합니다

     

    지난해 당신을 그리워하던
    내 마음조차 시간 속에 잊었습니다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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