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 패스트푸드점 매니저로 일하고있는 21살 여대생이다<br><br>학교를 다니면서 학비도 마련하고 사회경험도 쌓을 겸 매니저가 된지 이제 다섯 달이 되었다<br><br>마리오대란처럼.. 이번 미니언 해피밀은 나에게 엄청난 응가를 안겨주었고<br><br>런치시간 정말.. 매장이 터질듯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br><br>한창 바쁜 와중 한 손님이 나에게 와서 말한다<br><br>저기요 매니저님 제가 핸드폰을 소파 사이에 빠트려서 그런데 혼자서 못 꺼내겠거든요? 좀 도와주실래요?<br><br>바쁘지만.. 난 매니저니까 고객의 불편에 항상 응답해야한다 <br><br>손님을 따라가니 아이폰이 의자 사이에 끼어있었다<br><br>의자 사이가 너무 더러워서 자기가 손을 집어넣을 수 없으니 나보고 꺼내달란다 <br><br>나는 매니저이다 직접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을 통해 일을 하는 사람이다<br><br>바쁜 시각 스테이션에는 항상 위험지역이 존재하고 시시각각 직원들은 나를 필요로한다 나는 내 자리를 고수해야한다<br><br>홀을 정리하는 실버직원분을 통해 고객님께서 휴대폰을 빠트리셨는데 도와드리실 수 있냐고 여쭸다<br><br>걱정 말고 맡기라는 말씀에 나는 원래의 내 자리로 돌아가서 다시 일을 하던 도중<br><br>3분쯤 지나 그 고객이 나에게 와서 말한다<br><br>저기요 매니저님 제가 매니저님보고 도와달라고 했잖아요 왜 그런데 다른사람한테 시키세요?<br><br>제 휴대폰 아이폰인데 우산으로 꺼내려고 하셔서 물 다 들어가고 기스나면 책임 지실거예요?<br><br>매니저님이 꺼내주세요 <br><br>까라면 까야지<br><br>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가 쭈그려 앉아 핸드폰을 의자 틈바구니에서 꺼냈다<br><br>그 동안 그 고객은 뒤에 서서 팔짱을 끼고 내가 하는 모양을 쳐다보고 있었다<br><br>휴대폰을 꺼내서 여기있습니다 고객님 하고 휴대폰을 드린 후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br><br>그 와중에도 그 고객은 나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br><br>돌아오는 말은<br><br>이것 보세요 기스 나고 물도 묻어있잖아요<br><br>매니저님때문에 이렇게 됐는데 보상 해 주실거예요?<br><br>그래서 그냥 죄송하다고 하고 자리로 돌아왔다<br><br>스테이션으로 돌아오자마자 손을 씻고 다시 바쁜 매장 일에 집중했다<br><br>그러자 고객이 와서 말한다 저기요 티슈라도 좀 주세요<br><br>티슈를 드리자 명함 한장만 주세요 한다<br><br>고객님 죄송한데 제가 명함이 없어서요..<br><br>없어요? 매니저님 이름이 뭐예요? ㅇㅇㅇ? 알았어요<br><br>하고 나가버린다<br><br>그리고 예상했듯 본사 고객센터에 글을 올린다<br><br>줄을 서있었는데 관리매니저가 나와서 줄정리도 안 했다는 둥<br><br>음식이 10분 후에 나와서 다 식고 밍밍했다고 한다<br><br>우리매장은 오늘 1시간 최고 매출을 찍었다.. 한 트레이가 10분 이상 못 나가는 사태가 발생했다면 아마 한 시간에 50만원도 못 벌었다<br><br>자기는 정중하게 요청했는데 매니저님이 다른 사람을 시켰다고 한다<br><br>정중하지도 않았고 원래 다른사람을 통해 일 하는 것이 매니저의 덕목이다<br><br>그리고 물은 모르겠는데 기스는.. 자기가 떨어트린 순간 났을 가능성이 99%이다 <br><br>애초에 쇼파 사이에 떨어트렸다<br><br>내가 휴대폰을 주워주고는 기분 나쁜지 뒤도 안 돌아보고 가버렸다고 한다<br><br>난 분명 고개숙여 인사를 했다 <br>내가 휴대폰을 닦으라고 휴지 한 장 안 줬단다<br><br>이건 뭐.. 할 말이 없다<br><br>더러운 곳을 만진 손으로 후렌치 후라이랑 햄버거를 만지시던데.. 휴 라고 써 놓았다 <br><br>내 스토커도 아니고 스테이션 돌아오자마자 손 씻었는데 고객이 못 봐놓고 저렇게 써놓았다<br><br>어이가 없다 여기부턴<br><br>저기요 ㅇㅇㅇ 매니저님<br><br>가는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고<br><br>제가 정중하게 부탁드렸으면 공손하게 말해야지<br><br>명함 없는데.. 반말이나 하시고<br><br>란다<br><br>공손한 말 들은적 1도 없고 반말은 더더욱 한 적 없다<br><br>다시는 안 온다는데 안 와도 나는 상관 없을 것 같다<br><br>고객센터 글 올린 꼴이 내부사정을 훤히 알고있는 모양새다<br><br>다들 주변에서 욕한다 저 xxx는 뭐냐고<br><br>나도 그 xxx가 뭔지 모르겠다<br><br>내가 잘못 한 것 하나 없다는데도 눈물이 났다<br><br>누군가가 나를 모함한다는것이<br><br>아직 21살 여대생에게는 많이 서러웠던 모양이다<br><br>나도 그렇게 살지 마시라고 하고 싶다<br><br>나는 머리가 좋은 편이다<br><br>서울 상위권 대학에 다니고 있고 다니는 대학을 말하면 전부 왜 그런데 매니저를 해요?<br><br> 그냥 사회생활도 해 보고싶고 사람 만나는 게 좋아서요 한다 <br><br>내가 어리고 만만해보였을 수 있지만 난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그 상황을 다 기억한다<br><br>그리고 매장 사람들 모두 내 서비스적 마인드와 평소 성격과 기억력을 알고있기에<br><br>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은 다 안다<br><br>그래도 그냥 오늘은 좀 기분이 나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