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편에 이어,
어쩌다보니 10편까지 이어지게 되는데, 실상 처음에는 이렇게 길게 쓸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냥
역대 대선 판도를 되짚어 봐서 현실 인식과 더불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 과거속
에서 힌트를 얻자는 취지였죠. (쓰라면 한 20-30편 더 쓸 것 같기도 하는데, 조만간 글을 내릴까
생각중입니다.)
하지만, 역대 선거에 대한 과정이나 그에 대한 결과를 '과거'라 치부하고 눈감아 버리시는 분들
이 많더군요.
제 글의 제목을 가지고 문제를 삼는분도 있지만, 실상 제목은 권력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인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서 한나라당은 계속 승리를 했다는 점입니다. 15-16대 대선이나, 17대총
선에서 패하기는 했지만, 어떻게 보면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선전한 것이죠. 악재가 너무
나 많았으니..
한나라당이 잘했다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왜 한나라당이 선거에서 우위를 점하는지..그 미스테리
를 한 번 풀어보자 이것이죠.
여러분들은 정말 궁금하지 않습닌까?
왜 인터넷에서는 반한나라당 성향이 강한데, 선거 결과는 뒤바뀌어서 나오는가?에 대해 말이죠.
...
과거 17대 대선 쯤에는 고정닉으로 시게에 글을 올려주시는 분이 약 100분이 넘었습니다.
(고정닉 문제는 과거에 스스로 일일이 다 확인했고 그에 대한 글도 썼던 것 같습니다. 뭐, 제 의
견을 떠나서 시게에 꾸준히 오시는 분들은 확연히 느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보이던 그
많은 고정닉들이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요.)
그리고 기타 유저도 많았죠. 08년 촛불집회때는 시게가 초토화(?) 될 정도로 많은 글들이 올라왔습
니다.하루에 수십페이지씩 넘어가던 때였는데...도배 방지 목적도 있었겠지만 너무 많은 글들이 올
라왔기 때문에 지금처럼 한 사람이 게시물을 올리고 다시 올리려면 다른 7개의 게시물이 올라와야 가
능하도록 제도를 바꿨던 것인데..
자, 생각해 봅시다. 한창 뜨거웠던 때에 게시물을 올려주시던 분들은 다 어디갔을까요? 현재 오유
시게를 보면 일단 양적으로도 고정닉이 확 줄었고, 문제는 고정닉 자체도 물갈이가 되었다는 것이
죠.
굳이 한 유머의 일개 게시판에 글을 올리던 사람들이 사라져서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이 떠나고
있다'라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그냥 눈팅만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오유 자체
를 떠난 분들도 있겠죠.
그래도 그렇게 열성적으로 글을 올리며 한나라당을 비판하던 분들이 2년 정도 지난 지금 이곳에서
거의 볼 수 없다는 것은 생각할거리를 던져주게 됩니다. 몇 분이 안 보이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간단히 주구장창 한나라당과 이명박을 비판하던 '100명이 넘는 고정닉, 셀 수 없는 기타 오유인' 등
이 '2년간 점점 시게에서 사라지고', 지금은 '물갈이가 된 소수의 사람들만 남았다'라는 사실......
그 이유로 '현실 생활이 바빠서 오유에 접속하기 힘들다'라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그와 동시에 '눈팅만 하고 있다. 현재도 정치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라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이런 것을 확률로 이야기하는 것은 우습지만, 한 두분도 아니고 100명이 넘는 고정닉이 비슷한 이유로,
비슷한 방식으로 사라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겠죠.
물론, 각자의 이유에 대해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암울한 현실에 실망 혹
은 체념'을 하신분들이 어느정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 근거를 대자면 간접 증거(?)라 할 수 있는 국
개론과 20대 비판론, 국민탓 등을 들 수 있다고 보입니다.
저런 소모성 논쟁거리가 오유에 먹히고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암울한 현실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제가 몇번이나 말하지만 저건 논란거리조차 되서는 안됩니다. 어느
사실에 대해 국민탓을 하면 자살골을 넣는 것과 똑같죠.
굳이 말하고 싶은 것은 결국 '강한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라는 말입니다. 정
치판에서는 이 말이 통하더라구요. 아무리 개소리를 해도 얼굴에 철판깔고 살면 끝까지 살아남고...
유권자도 그렇습니다. 어느 후보를 지지하다가 암울한 현실에 '투표 불참여'를 하게 되면 자뻑이 되는 것
이죠. 다시 말하지만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변할 기회가 있는 끈인 투표마저 놓치
면 정말 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
다시 말하지만 비판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해야 하는 것이 비판입니다.
하지만 비판만 있는 곳에서는 부작용도 생기는데, 그것이 현실 정치에 실망한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
심으로 이어진다는 것이죠.
간단히,
한나라당을 악으로 규정하고 비판만을 하고 있는데, 문제는 현실이 거지같으니 지쳐버린다는 것입니다.
내가 정의이고 진실인데, 왜 세상은 거꾸로 돌아가지라며 생각하고 실망해버린 다는 것이죠. 서민정책을
내놓는 것 같지도 않고, 오히려 서민 등골만 빼먹는 한나라당인데, 왜 지지율이 높지?라는 의문이 들고
이 모순적인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게 된다는 것이죠. 그 결과로는 정치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지는 것
이구요.
그렇다면 방법은 '비판'과 동시에 '대안'을 내놓아야 하는데, 이 대안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가 않죠.
일반 시민이 전문적인 대안제시를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한 가지 방법은 대안정당을 찾으면
되는 것이겠죠. 한나라당의 행위에 다른 비전을 제시할 정당을 찾으면 됩니다.
이곳에서는 친노세력이 있는 국민참여당이 인기가 많죠. 한나라당에 비해 민주당의 인기가 좋습니다. 굳
이 민주당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을 싫어하는 것이다라고 하는 분도 많지만, 어찌 됐든 상대적
으로라도 민주당을 더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죠.
그렇다면 한나라당 비판글도 좋지만 그와 동시에 최근 민주당의 논평은 무엇인지,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
는지, 또한 국민참여당은 국민들에게 어떤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는지, 그런 글들이 함께 올려주시거나 비
교분석하며 글을 써주시는 분이 있으면 어떨까요?.
그런데 국민참여당의 인기는 좋은 곳에서 한나라당의 행적(비판글)은 세세하게 알고 있지만, 막상 국민참
여당이 오늘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죠.
즉, 제 말은 적군이 오늘은 무슨 반찬을 먹었는지까지 지켜보는 분들은 많아도 아군이 오늘 건강은 괜찮은
지에 대한 글은 상대적으로 보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
17대 대선으로 잠시 돌아가 봅시다. 제 위의 말을 증명해 보도록 하죠.
여러분들은 선거운동을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까?
'국민에게 희망과 꿈을 줄 수 있는 정책대안 제시'겠죠?. 대선 후보끼리 토론을 할 때 정책 대결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시겠죠?
제가 예전에 국회의원 몇 명을 만나서 짧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17대 대선 쯤에 민
주당 국회의원(18대 총선에서는 낙선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참 괜찮은 정치인
이거든요. 누구라고 밝히기는 그렇지만..)을 만났는데, 그때 조금은 흥분해서인지 제가 좀 과격한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민주당 미친 것 같다' 라구요.
그 분이 이유가 뭐냐고 묻길래, '정동영이 국민을 위한 대선 후보입니까?'라고 했는데, 그 분도 어느정도
머리를 끄덕 거리시더군요.
여러분 기억을 되살려보세요.
정동영이 대선후보가 되고 나서, 선거 운동을 어떻게 했습니까?
우스개 소리지만, 이명박은 선거운동본부가 2개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죠. 정동영의 선거 운동에는 정동영
이 없었습니다.
'이명박은 현대건설 말아먹었다', '이명박은 사기꾼이다' '이명박은 부패가 심하다' 등
정동영은 일관되게 저 말만 되풀이하더군요. TV로 방송되는 선거광고에도 정동영은 보이지 않고 이명박만
비판하고, 토론회에서도 이명박만 비판하고...
물론, 정동영의 말은 거진 다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투표를 하는 국민들이 저 모습을 본다면 어떤 생각
이 들겠습니까?
'정동영의 공약이 대체 뭐야? 서민을 위한 정책은?'
한마디로 비판은 했을지언정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책대안 제시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죠. 그걸 역이용한
한나라당은 '네거티브'라고 몰아붙였구요.
...
창조한국당 문국현을 볼까요?
사실 창조한국당에 대한 내용도 조금 언급하고 싶지만 지난 17대 대선만 봅시다.
문국현을 인터넷만의 대통령이라고 부르던 사람도 있었지만 실상 오유 시게에서도 문국현이 당선될 것
이라는 의견은 적었습니다. 대부분 이명박의 압승을 예상했죠. 그럼에도 문국현에게 투표를 했던 사람
이 많았습니다.
문국현은 17대 대선에서 5.8%의 득표율을 보였습니다. 이명박, 정동영, 이회창 다음으로 4번째로 높은
득표율이었는데, 엄청난 수치이죠. 정치 초년생이 그것도 대선에 나와서 5.8%를 받았다는 것은.......
만약 이명박이 싫어서 문국현을 좋아하더라도 정동영에게 투표한 사람까지 더한다면 실제로는 득표율이
더 높았을지도 모르겠죠.
우리가 여기서 중요하게 볼 것은 어떻게 단기간에 정치 초년생이 저런 지지를 받았을까 입니다.
문국현의 경우 '사람이 희망이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끊임없이 정책대안을 제시하며 선거를 대비했고
선거운동도 했죠. 한마디로 자신을 끊임없이 어필했고, 유권자는 그의 노력에 마음을 움직인 것이구요.
생각해보세요. 정동영이 만약 민주당이라는 당을 벗어나고서 저런 득표율을 보일 수 있었을까요?
문국현 역시 이명박을 비판했지만, 충분히 자신의 정책 대안을 제시(그것이 현실적이든, 비현실적이든)
하며 지지율을 끌어 올렸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힌트를 또 얻게 되죠.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국민의 생각을 변하게 하려면
'야 한나라당 지지자들아 이거 반박해라'라는 글보다 '오늘 국민참여당에서 이런 좋은 정책 제시를 했
네요'라는 글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우스운 이야기 하나 할게요.
17대 대선 때, 이인제가 허경영보다 낮은 득표율을 보였습니다. 치욕이죠. 정말 이인제는 치욕이죠.
물론, 허경영에게 장난스럽게 투표를 한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예요
예를 들어 상당히 비현실적이었지만, '결혼만 하면 신혼부부에게 1억원씩 준다', 'UN 본부를 한국으
로'라는 자신만의 정책(?)을 제시한 허경영이었는데...
대선이 끝나고 서울과 경기(정확히 말하자면 수원)에서 택시를 2번 탔는데, 택시 기사가 '대통령은
허경영이 됐어야 했는데'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그 이유를 물으니,
허경영의 정책을 나열하시더군요. 그냥 듣고만 있었습니다.
이 우스운 일화를 말하는 이유는 그 택시기사의 무지(?)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위에 제가
설명했듯이 이 일화가 뜻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충분히 이해하셨을 것이라 생각되네요.
...
다음 글에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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