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아무래도 전 전생에도 모태쏠로였을 것 같으니 음슴체.</P> <P> </P> <P> </P> <P> </P> <P> </P> <P>때는 바야흐로 파릇파릇한 초딩 2학년.</P> <P> </P> <P>그 시절은 온 동네 구석구석 은혜로운 '글방' 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던 시절임.</P> <P> </P> <P>가입비 2500원 ~ 3000원.</P> <P>잊지않아. 가입비... 당시 내겐 오백원도 거금이었는데 ...</P> <P> </P> <P>그래서 아부지까 이런 아양 저런 아양 떨고 떨어 마련한 가입비를 들고 학교 바로 앞 건널목만 건너면 있는 </P> <P>개미 문방구 옆, 개미 글방으로 달려갔음. </P> <P> </P> <P>와! 내 세상이다! </P> <P>두근거리는 맘에 하루에 한권씩 빌려 보며 즐거운 스쿨 라이프를 즐겼었음.</P> <P> </P> <P> </P> <P>그러던 어느날.</P> <P>그 날도 2교시가 끝나고 좀 더 긴 쉬는 시간에 학교 정문을 탈출하여 발군의 달리기 실력으로 건널목을 돌파하고 </P> <P>어김없이 개미 글방으로 착지. 쉬는 시간 끝나기 전에 뭔가 하날 골라 잡아서 복귀해야 해! 란 심적 부담감, 압박감으로 </P> <P>헉헉대던 내게 글방 주인 아저씨가 뭔가 한권을 추천해주셨음.</P> <P> </P> <P>꽃 배경에 두 주인공이 어깨동무였나??? 뭔가 하고 있는 표지였고.</P> <P>그래, 빨간 딱지도 없어서 아무 의심 없이 잡았음. </P> <P>아저씨도 '언니들이 이거 많이 보더라.' 라고 추천의 이유도 밝힘.</P> <P> </P> <P>언니들이.</P> <P>언니들이...</P> <P>(고등학생)언니들이...!!!!</P> <P> </P> <P> </P> <P>난 3~6학년 초딩 언니들이 인줄 알고 아싸 고맙습니다! 인사하고 냅다 들고 교실로 복귀했음.</P> <P>아껴서 야금야금 보다가 집으로 왔음. 울 집은 예나 지금이나 만화책, 판타지 소설책 등은 절대 금지인지라... ㅠㅠㅠㅠㅠ 뱃속에 </P> <P>만화책 한권 꼬불쳐 숨기고 화장실로 들어가 희미한 창문 빛에 의지하여 한장 한장 줄어드는 페이지에 안타까워하며 읽어나가던 차에.</P> <P> </P> <P> </P> <P>느닷없이 남주가 여주의 옷을 벗김! 으악!</P> <P>바지도 벗기려고 하는데 여주의 거부로 못 벗김! </P> <P> </P> <P>근데 음 가슴이 없음.</P> <P>생각해보니... 만화 배경이 남고인데.. 왜 여주가 남고에 다니지. </P> <P> </P> <P>숔! 숔크! 진심 어린나이에 쇼크였음.</P> <P>남자 여자 뽀뽀 이 이상의 성에 대한 것은 전혀 알지 못했던 내게.</P> <P>티비로나 만화로나 소설으로나 내 귓구멍으로나.. 가장 처음 접한 붕가(비록 붕가 바로 직전일 지라도...)가 남x남 이라니.</P> <P>동성애 란 단어가 있는 줄도 모르던 시절.</P> <P> </P> <P>개미 글방 아저씨는 내게 동인녀로서의 길을 강제로 터주셨으니...</P> <P> </P> <P> </P> <P>아니 동인의 길을 터주시고, 그 이후 추천해주시는 만화가.. D.N.A 였나... </P> <P>내가 D.N.A 를 접하고 난 이후로... 난 교실에서 제 2의 글방이 되어버림.</P> <P>성적이 올라 용돈이 넉넉하게 되자 난 그 용돈을 모조리 개미 글방에 투자했음.</P> <P> </P> <P>소녀 만화는 모두 섭렵. 금단의 ㅇㅇ 시리즈는 빨간 딱지 안 붙은 거 찾기가 어려웠고. 눈을 돌린 게 소년 만화.</P> <P>노출이 많았던 소년 만화. 소년들이 열광하는 소년 만화.</P> <P> </P> <P>내 책가방에는 교과서 대신 만화책이 한가득.</P> <P>소년들은 등교하자마자 내게 과자나 껌, 사탕을 바치고 만화책을 빌려갔음.</P> <P> </P> <P> </P> <P>그리고 그 다음 학년.</P> <P>난 만화책의 힘으로 반장까지 거머쥐었음.</P> <P> </P> <P>.. 반장선거에서 소년들의 몰표를 받아...</P> <P> </P> <P> </P> <P> </P> <P> </P> <P> </P> <P> </P> <P>아, 마무리를 지어야하는데..</P> <P> </P> <P>지금은 사라졌지만.. 개미 글방 아저씨.</P> <P>아저씨 덕에 취미생활 좋은거 얻었습니다. </P> <P>한 때 만화가가 꿈이되어 중학교, 고등학교 서클도 만화부에 들어갈 정도로 만화의 열정을 주시고 동인의 길을 터주신</P> <P>개미 글방 아저씨.</P> <P>제가 아저씨한테 투자한 자본으로 부자 되셨길 바랍니다.</P> <P>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