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중학교때 갑자기 몸이 안좋아서 요양차 고향에서 두달간 살았는데 그때 겪은 일입니다.. <br /><br />제 고향은 제주도인데 관광지로 유명하긴 하지만 번화가 외엔 아직도 옛날 초가집이나 기와집이 많습니다.. <br />제가 태어난 동네도 고풍스런 향기가 물씬 풍기는 동네 였습니다.. <br /><br />그때 저는 몸이 안좋긴한데 의학적 으로 아픈것이 아니라 뭔가 헛것을 보고 놀라거나 가위에 눌리는 일을 빈번하게 겪어서 몸 상태가 정말 안좋은 상태 였습니다(사촌누나가 그러던데 몽유병 증세도 있었다는 군요).. <br /><br />그때문에 높으신 고승을 찾아가 기도를 하고 산속 절에서 살다가 좀 나아지자 다시 할머니집에서 살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br /><br />오후 2시쯤 어른들이 다 일을 나가서 심심하던 저는 밖으로나왔습니다.. <br />동네의 작은 구멍 가게에서 과자를 사들고 동네를 돌아다니고 있는데 웬 여자아이가 남의 담장앞에 조그려 앉아 있더군요.. <br /><br />처음엔 그냥 가려고 했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저도 모르게 말을 걸었습니다.. <br />그러자 여자아이가 절 쳐다 봤는데 헬쑥한 얼굴에 상당히 왜소하고 작은 아이 였습니다.. <br />저는 아이가 너무 힘들어 하는것 같아서 과자를 줬는데 아이는 과자 한조각을 잡고는 씹지도 않고 한번 쭉 빨다가 한참을 쉬고 다시 빨고 쉬는 좀 특이한 방법으로 과자를 먹더군요.. <br /><br />그러다 두조각 정도 먹고는 먹지를 않길래 저는 나 바다 보러 갈껀데(동네가 바닷가 였습니다)같이 가자고 했고 아이도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br />웬지 모르겠지만 아이가 너무 불쌍해보여서 같이 놀아주겠다는생각이 들었던것 같습니다.. <br /><br />아이손을 잡고(생각해보니 손이 차갑게 느껴진것 같은데 그때는 몰랐던것 같습니다) <br />바닷가로 향하는데 갑자기 웬 색동옷을 입고 긴머리의 남자(그땐 여잔줄 알았습니다) <br />가 달려 오더니 다짜고자 여자아이를 잡고는 도둑놈 이라며 때리는 겁니다.. <br /><br />놀래서 말도 못하고 맞고 있는데 동네 어른들이 달려와서 그 남자를 말려주더군요.. <br />알고보니 그남자는 동네에서 유명한 박수(남자무당)로 태자귀한테 심부름을 시켰는데 한참 오지 않아서 나가보니 제가 태자귀랑 함께 있는 모습에 제가 태자귀를 빼앗아 가는줄 알고 때렸다는 겁니다.. <br /><br />여기서 태자귀란 굶어서 죽은 여자아이의 영혼을 그 아이가 생전 가지고 있던 물건이나 신체부위에 담아서 무당이 심부름을 시키는 영혼을 얘기 합니다.. <br />동자신이랑 비슷한것 같지만 동자신은 일종의 신적 능력을 가지고 죽은 아이를 가리키고 태자귀는 보통의 영혼입니다.. <br />여아는 태자귀 남아는 세트니라고 부르는데 어려서 약간의 먹을것과 장남감만 주면 부려먹기 좋아서 무당들이 많이 복속 시키는 귀신이라고 합니다.. <br /><br />박수는 이런 신병난 아이를 어디 밖에 내놓느냐고 재수 없다고 욕을하고 돌아갔고 그날 저는 어머니한테 비오는날 진공청소기 돌릴정도로 맞았습니다.. <br /><br />매를 맞은게 서럽기도 했지만 그 태자귀의 작고 힘없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br /><br /><br /><br />출처 : 디씨인사이드 공이갤<br />작성자 : 해쌈이 님<br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horror&no=67925&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