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게시판 |
베스트 |
|
유머 |
|
이야기 |
|
이슈 |
|
생활 |
|
취미 |
|
학술 |
|
방송연예 |
|
방송프로그램 |
|
디지털 |
|
스포츠 |
|
야구팀 |
|
게임1 |
|
게임2 |
|
기타 |
|
운영 |
|
임시게시판 |
|
[404호를 빌리고 싶습니다만...]
그 우스꽝스러운 녀석이 말했다.
기묘한 것을 요구하는 녀석은 자주 있지만 이 녀석은 그 중에서도 요구도 외견도 특별히 더 이상했다.
얼굴은 거무스름하고, 등은 구부러져 있다.
목소리는 무리해서 짜내는 것 같은 불쾌한 목소리였다.
게다가 이 더운 날씨에도 온 몸을 감싸는 시커먼 코트를 입고 있다.
[아, 그러니까 몇 번이나 말씀 드렸잖습니까. 이 건물에는 404호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불길하다고 건물 주인이 빼 버렸어요. 여길 보세요.]라고 말하며 나는 건물의 조감도를 보여줬다.
이것을 설명하는 것이 벌써 몇번째인지 모른다.
[알고 있습니다... 404호가 없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빌리겠다는 겁니다.]
이 녀석은 바보인건가?
아니면 어딘가의 야쿠자가 분란을 일으키려고 일부러 보낸 것일까?
장난이 아니다.
이 쪽은 열심히 일해왔을 뿐인데.
[몇번이나 말씀드렸잖습니까. 없는 방이니까 빌려드릴 수 없어요.]
[그것은 알고 있습니다. 돈은 지불하겠습니다. 그 쪽에서는 404호를 나에게 빌려준다는 서류만 만들어서 나와 계약해주면 됩니다. 방은 없어도 괜찮으니까요.]
이 녀석은 미치광이다.
틀림 없다.
나는 울화통이 터져서 언성을 높여버렸다.
[이봐, 당신 적당히 하지 않으면 경찰을 부를거야. 장난이라면 어서 돌아가!]
시끄러운 것을 알아차린 소장이 사무실에서 느릿느릿 걸어 나온다.
공연히 화를 내고 있던 나는 소장에게 지금까지의 경위를 지껄이듯 이야기했다.
나에게서 모든 경위를 들은 소장은 [손님,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겠습니까?]라며 지금까지 내가 앉아 있던 의자에 앉아 이상한 손님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아, 미안하지만 자네는 자리를 비켜주지 않겠나?]
자, 소장이 하고 싶은대로 내버려두자.
말도 안 되는 것이 틀림 없다.
없는 방을 빌린다니, 그런 바보 같은 이야기는 들어본 적도 없다.
나는 사무실의 안에 틀어박혀 소장이 언제까지 참을지 보자고 생각하며 귀를 기울였다.
[아뇨, 저희 쪽이 실례했습니다...]라고 소장이 사과하는 것이 들렸지만 드디어 소곤소곤하는 목소리만 들리게 되었다.
언제쯤 끝날지 언제쯤 끝날지 30분도 넘게 기다리다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을 때.
[이봐, 어서 일어나.]
소장이 나를 깨웠다.
[이 손님에게 404호실을 빌려 드리게.]
바보인가, 소장은?
이 여름의 더위 때문에 정신이 나가기라도 한 것인가?
[그렇지만 소장, 없는 것을 어떻게 합니까?]
[평소처럼 하게. 서류를 만들어서 수속을 밟아. 서로 404호실에 대해서는 의견이 통했어. 아무런 문제도 없어!]
충격이었다.
[건물주에게는 어떻게 말할 겁니까?]
[아까 물어봤다. 집세만 지불한다면 자잘한 것은 상관않겠다고 하더라.]
엉망진창이다.
[관청에는 뭐라고 말할 겁니까?]
[없는 방이니까 보고하지 않으면 돼. 입만 잘 단속하면 된다.]
당신이 그러고도 소장이냐?
[문제는 모두 해결된 것 같군요... 그럼 서류를 만들어 주십시오. 돈은 여기 있습니다.]
검은 코트의 남자가 음침한 목소리로 말하며 눈 앞의 가방을 열고 지폐 뭉치를 꺼냈다.
[예. 즉시 만들어 드리겠으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이봐, 자네, 빨리 하게!]
기분 나쁜 소장 녀석 때문에 마지못해 나는 이 바보스러운 일에 참여하게 되었다.
서류를 만드러 놈에게 사인을 요구한다.
놈은 손까지 시커멓다.
필적이 이상해서 읽기 어렵지만 이름은 Nyaru hotep이라던가 하는 것 같다.
수속이 끝났다.
[그럼 끝난 것 같군요. 이제부터 이사를 준비해야 하니까 이것으로 실례하겠습니다.]
그 놈은 사무소에서 나갔다.
[소장님, 이상해요. 아무리 봐도 범죄와 연관된 것 같습니다. 말려들면 큰일이에요.]
[이상해도 이상한대로 괜찮아. 돈을 지불하니까 괜찮잖아. 없는 방을 빌리는 일 같은 건 잘 모르지만 세상에는 이상한 사람이 많아.]
[그렇지만 이사라고 말했잖아요. 남의 방에 무리해서 얹혀 살거나 하면 어떻게 합니까?]
[그렇다면 바로 내쫓아야지. 빌려준 것은 어디까지나 404호니까. 404호라면 좋지만, 그 이외에는 안 돼.]
벨을 누르니 시꺼먼 놈이 방 안에서 나타났다.
[아아, 지난 번 당신입니까... 무슨 용건이십니까?]
[아니, 당신 무슨 일을 하고 있는거지? 빌리는 건 404호라는 계약이었을텐데.]
[보시면 알겠지만 404호입니다. 무언가 이상한 것이라도 있나요?]
시치미 떼지 마, 이 녀석.
[장난 치지 마. 이상한 일을 했다간 경찰이 찾아와서 귀찮아져. 빨리 짐을 챙겨서 나가.]
[유감스럽지만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일 따위는 하고 있지 않습니다. 잘 확인해 보세요.]
나는 4층의 방의 개수를 셌다.
조감도에서는 401호에서 405호까지의 방이 표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404호는 존재하지 않으니 방은 4개인 셈이다.
방이 4개니까 문도 4개.
단순한 계산이다.
그러나 문은 어째서인지 5개 있었다.
[그럼 이제 된 것 같으니 저는 들어가 보지요...]
놈은 [쾅]하고 문을 닫아버렸지만 나는 절대로 납득할 수 없었다.
짜증이 나서 다른 모든 방에 알아보기로 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퇴거자가 나오게 되어 그 건물에 방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방문했다.
일주일 전을 떠올리며 4층에도 들르기로 했다.
엘리베이터로 4층에 가니... 거기에는 404호가 있었다.
아마 전에 그 녀석이 남의 방에 억지로 정착하고 방 번호를 다르게 쓰고 있는 것일 것이다.
소장님, 역시 성가시게 되었잖아요.
401호 거주자
[어라, 404호실은 없던 건가요? 그러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지금 있잖아요. 아마 처음부터 있던 거 아닐까요?]
402호 거주자
[404호입니까? 확실히 처음에는 없었는데요. 어느 사이에 사람이 사는 것 같네요. 조금 이상하지만 딱히 이 쪽에 폐가 되는 것도 아니고...]
403호 거주자
[옆 방? 이사 왔을 때 인사하러 왔는데 그닥 이상한 건 모르겠던데?]
405호 거주자
[옆 방 사람이요? 흑인인데 멋있어요. 마치 배우 같던데.]
이상한 일이었다.
다른 층에 가 보면 문은 모두 4개다.
4층만 5개 있다.
404호만 어딘가에 툭 튀어 나와 있기라도 한건가?
관리인에게도 물어보자.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 제 목 | 이름 | 날짜 | 조회 | 추천 | |||||
---|---|---|---|---|---|---|---|---|---|---|
혼자하는 숨바꼭질 후기 [4] | 선추냥냥 | 13/05/06 06:57 | 9571 | 52 | ||||||
펌) 일본의 방사능에 대한 흔한 변명. [6] | 선추냥냥 | 13/05/04 23:56 | 10407 | 62 | ||||||
링크) 개인적으로 엄청나게 추천해드리고 싶은 소설 [1] | 선추냥냥 | 13/04/30 07:18 | 6599 | 36 | ||||||
(펌,혐오)투신 자살 현장에 갔을때 [4] | 선추냥냥 | 13/04/29 17:55 | 15180 | 135 | ||||||
펌)나치가 만든 음료 환타 [4] | 선추냥냥 | 13/04/24 00:43 | 15225 | 61 | ||||||
펌)소름돋는 지구의 기이한 현상 [20] | 선추냥냥 | 13/04/20 15:41 | 16668 | 28 | ||||||
펌)망국의 군주들이 남긴 마지막 한마디 [2] | 선추냥냥 | 13/04/19 01:06 | 12366 | 69 | ||||||
비슈누 [2] | 선추냥냥 | 13/04/18 01:13 | 7805 | 62 | ||||||
칠면조는 맛있어.jpg [6] | 선추냥냥 | 13/04/17 21:33 | 10495 | 62 | ||||||
펌)서울의 귀신출몰 장소들 [2] | 선추냥냥 | 13/04/16 22:20 | 8807 | 38 | ||||||
펌)어느 아버지의 분노 [4] | 선추냥냥 | 13/04/16 17:54 | 8906 | 123 | ||||||
브금) 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 | 선추냥냥 | 13/04/16 00:02 | 2603 | 24 | ||||||
(BGM,펌) 게리 리지웨이 - 그린강의 도살자 [1] | 선추냥냥 | 13/04/13 14:18 | 3784 | 25 | ||||||
[단편] 무당의 말 [3] | 선추냥냥 | 13/04/07 18:16 | 6919 | 54 | ||||||
[ 2CH ] 5통의 메일 [5] | 선추냥냥 | 13/04/05 19:48 | 8859 | 29 | ||||||
▶ | [2CH] 404호 [3] | 선추냥냥 | 13/04/04 08:07 | 6837 | 24 | |||||
펌)친구들과 본 귀신 이야기 | 선추냥냥 | 13/04/03 20:47 | 3450 | 17 | ||||||
[bgm]소수로 다수를 상대로 승리한 전투 [9] | 선추천 | 13/04/01 13:05 | 11549 | 31 | ||||||
펌)후배와 함께 겪은 귀신이야기.... [4] | 선추냥냥 | 13/03/30 17:39 | 4903 | 42 | ||||||
서포트 요정 변경법 [7] | 선추천 | 13/03/28 22:54 | 3632 | 19 | ||||||
망해가는 일본.... [1] | 선추천 | 13/03/28 17:40 | 13701 | 50 | ||||||
[BGM] 하얀 악마와 소련의 악몽 [1] | 선추천 | 13/03/28 16:53 | 6375 | 39 | ||||||
펌)점점 진화해가는 범죄의 형태 [6] | 선추천 | 13/03/27 23:31 | 9663 | 122 | ||||||
던파 너무 야한듯 ㅡㅡ [10] | 선추천 | 13/03/24 23:34 | 10909 | 19 | ||||||
세계의 맹독성식물& 균 종류 [4] | 선추천 | 13/03/23 20:56 | 9712 | 59 | ||||||
블라인드 상태의 게시물입니다. [8] | 선추천 | 13/03/22 00:01 | 25244 | 65 | ||||||
펌)지아비부 [4] | 선추천 | 13/03/21 13:08 | 6984 | 42 | ||||||
작성자 바보인증 甲중甲 [7] | 선추냥 | 13/03/17 23:36 | 20297 | 65 | ||||||
[단편]초딩시절 폐창고에서 겪은 실화 [2] | 선추냥 | 13/03/17 20:07 | 4491 | 46 | ||||||
펌,브금)"독일군을 먹을것인가 소련군을 먹을것인가?" [2] | 선추냥 | 13/03/15 23:32 | 9484 | 27 | ||||||
|
||||||||||
[1] [2] [3] [4] [5] [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