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내가 잠들어버린지 벌써 7년이 지나버렸다.</P> <P> </P> <P>정확히 7년인지 8년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BR></P> <P>이곳에선 태양도 시간도 없다.<BR>그저 어두운.<BR>그런 곳이다.</P> <P> </P> <P>스스로 일어나려 몸부림을 쳤지만 가위눌린듯 움직이지 않았다.<BR>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전에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나는 알 수가 없다.<BR>그 누구의 관섭도 받지 않은채 깊은 동면에 취해버린 것처럼.<BR>나는 그저 숙면에 취하고 있을 뿐..</P> <P> </P> <P><BR>처음 이곳에 발을 디디고나서 3년을 지내니 나는 빛조차 없는 이 어둠속에서 걸어다닐 수 있게 되었다.<BR>2년을 더 지내보니 어쩌면 내 눈이 멀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BR>그리고 2년이 더 지나자 소중한 무언가가 생각나기 시작했다.<BR>뚜렷히 기억나진 않지만 나를 지켜주는 무언가.<BR>이 어두운 세상 밖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이 최근의 일이다.</P> <P><BR> </P> <P>무엇을 하던 어두웠던 공간.<BR>어두운 것인지 아무것도 없는 것인지 조차도 몰라 감각이 무뎠던 공간.</P> <P> </P> <P>그런 곳에서 희미한 빛을 뿜으며 검은 복장의 사내가 나타났다.<BR>너무도 놀란 나는 그에게 허겁지겁 달려가서 물었다.<BR>허나 내 답변에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채 자기 할말을 이어갔다.<BR>"네 소원을 들어주겠다."<BR>"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소!"<BR>"그럴 수 없다. 허나 걱정마라, 곧 벗어나게 될 것이다."<BR>"그래도 제발.. 제발 간곡히 부탁하니 단 몇초만이라도 밖 세상을 보게 해주시오."<BR>"..."</P> <P> </P> <P> </P> <P>소원을 이룬 것일까.<BR>어두웠던 공간 전체가 점점 밝아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시야 전체가 밝아졌다.<BR>7년을 어둠에서 보냈던 눈이 빛에 엉겨붙어 어렵사리 눈거풀을 떴고 나는 직감했던대로 소중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BR>생각했던 것보다 더 늙어버린 여자.<BR>혹여나 잃어버릴까 두려웠던 소중한 것.</P> <P> </P> <P>천근만근이 되어버려 굳어버린 내 입이 점점 떼어지고<BR>말라버린 혓바닥을 움직였다.<BR>"사.."<BR>늙어버린 여자는 내 손을 움켜 잡았다.<BR>한때 너무 고왔던 손이 주름져서 처참해질 지경이었다.<BR>부드러웠던 손인데 이젠 한 어머니의 손만치 투박해졌다.<BR>나는 눈을 껌뻑이다 뺨아래로 눈물 한방울 흘러 내리며 말을 이어갔다.<BR>목이 메여서 미칠 지경이다.<BR>"사랑하오..."</P> <P> </P> <P>늙은 여자도 내 말을 따라하듯 말했다.<BR>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BR>계속해서 반복하니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흘러 넘칠 지경이다.<BR>나또한 마찬가지였다.<BR>눈물에 가려져 여자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가 없다.<BR>허나 그녀의 마음또한 잘 알았으니 나는 여한이 없다.<BR>매번 확인하고 싶었던 그 마음이 긴 시간을 침묵하며 드디어 알 수 있게 되었으니까.<BR>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하는 듯 했다.</P> <P> </P> <P>나는 이제 곧 식어버릴 마지막 눈물을 흘리며 무거운 눈을 다시금 감았다.<BR>이제는 떠지지 않을 두 눈을 감은채</P> <P> </P> <P>또 다시 깊은 잠에 들었다.</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BR>---------------------</P> <P> </P> <P>아버지가 지방의 큰 병원에 근무하던 간호사셨는데<BR>몸 상태가 많이 안좋으셨던 남자분을 만나셨답니다.<BR>젊은 사람이 예의도 바르고 <BR>항상 올때마다 음료 하나씩 챙겨오면서 형님형님하고 부르는게 <BR>아직도 선하게 기억나신다면서 얼마전 술자리서 말씀하셨는데</P> <P> </P> <P>정말 젊은 분인데 치매에 걸리셨다고 합니다. <BR>병원에서는 입원하시길 권장했지만<BR>부인이랑 가볼 곳이 많다며 거절했다고 합니다.<BR>얼마후에 다시와서 입원을 하셨는데<BR>치매 때문에 기억이 왔다 갔다하는 상황에서 교통사고를 당하셨답니다.<BR>중상을 입었는데 사경에 헤매셨고 결국 식물인간이 된채로 몇년을 버티셨다고 합니다.</P> <P> </P> <P>처음엔 부인분이 일주일에 2~3일씩 오더니 그것도 모자르다면서 매일같이 찾아오셨다고 합니다.<BR>병원에서 근무하던 분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두분의 이야기는 <BR>곧 이혼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만 계속해서 나왔는데 </P> <P> </P> <P>7년째 계속해서 그 남편분을 찾으셨다고 합니다<BR>물론 이혼도 재혼도 하지 않으셨구요.<BR>그때 젊었던 부인의 모습은 간데없이 사라지고<BR>심한 노동의 흔적이 남은 손과 주름만 남아있었다고 합니다.<BR>주위에선 미친 짓이라고 젊을때 새 신랑 만나라고 병실에서 큰소리도 많이 나고 했답니다.</P> <P> </P> <P>7년하고 반년쯤 되었을때<BR>남편분이 의식에서 깨어났지만 위급한 상황이 닥쳤고<BR>그 소식을 들은 부인이 정말 양말채로 뛰어왔다고 합니다.<BR>남편은 늙어버린 부인의 모습도 알아보는 듯 정말 힘겹게 사랑한다는 말을 했고 <BR>부인도 계속 울면서 사랑한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합니다.<BR>안타깝게 부인이 온지 채 3초도 지나지 않아 사망에 이르셨다고 <BR>부인은 그곳에 머물러서 멍하니 눈물을 흘리셨다고 하는데<BR>평소 친분이 있던 아버지께서 부인분께 음료수를 드리며 '힘내셔서 집에 돌아 가셔야지요.'하고 위로해드리니<BR>부인분이 '아직 그이의 온기가 이 침대에 남아있다.'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P> <P> </P> <P> </P> <P> </P> <P> </P> <P>아버지가 병원일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었다고..</P> <P> </P> <P>제가 쓴 이 소설도 아버지께서 이야기 해주신 걸 각색해서 만들었습니다.<BR>부인께서는 재혼도 않고 아이도 없이 일찍 돌아가셨다고 하는데<BR>부디 좋은 곳에서 두분 행복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P> <P> ----------------------------------------------------</P> <P> </P> <P>고전이고 유명한 소설인데 중복검사에 없어서 씁니다 문명,성형수술이 남긴것이런건 있어서..; ㅋ </P> <P> </P> <P> </P> <P>루리웹 <STRONG><FONT size=3>타블로님 글</FONT></STRONG></P> <P>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