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text-align:justify;"><strong>■ "아빠, 저 키 3cm 더 커서 돌아올게요."</strong> <br><br>바로 위 사진에 나온 학교는 '우리나라 야구 역사'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말 그대로 '야구 명문고'입니다. 최근 좀 부진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곧 홈런을 칠 거라는 기대를 하는 분이 많습니다. 수십 년 야구 역사를 통해 축적된 내공, 이름만 들어도 '아~' 소리가 절로 나오는 내로라하는 선배들이 든든히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br><br>1월 초 이 학교가 해외 전지훈련을 떠났을 때도 학생들은 '제2의 000'이 되겠다는 기대를 품고 비행기에 탔을 겁니다. 이 학교 선수 중 한 명인 김 군. 김 군의 꿈은 훈련을 잘 받고, 키도 3cm 더 크는 거였습니다. 부모님이 지어준 보약까지 미리 먹어뒀기 때문에 '자신 있었다'고 김 군은 말했습니다. <br><br><img alt="" src="http://mn.kbs.co.kr/data/fckeditor/image/2(848).jpg"><br><br><strong>■ "참으면 될 줄 알았어요."</strong> <br><br>김 군의 꿈은 전지 훈련 일주일 뒤부터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고된 훈련 뒤 먹는 점심밥은 차라리 고문이었습니다. 선배들은 못 먹는 나뭇잎에 밥을 싸서 줬습니다. 못 먹어서 뱉으면, 주워서 다시 먹으라고 했습니다. 눈에서 눈물이 나고 신물이 올라와도 억지로 삼켰다고 김 군은 말했습니다. 참으면 '될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안 됐'습니다. 참을수록 선배들의 지시는 더 가혹해져만 갔습니다. 많게는 하루 20대까지 뺨을 연이어 때렸다고 김 군은 학교에 제출한 진술서에 적었습니다. <br><br><img alt="" src="http://mn.kbs.co.kr/data/fckeditor/image/3(623).jpg"><br><br><strong>■ "왜 참았냐고요?" </strong> <br><br>폭력은 성추행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전지훈련 호텔에서 방송되는 성인 영화를 틀어놓고 그대로 따라하라고 했습니다.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건 한 선배가 시키는 음란행위. 선배들과 카드 게임을 하다가 걸 돈이 바닥나자, 선배들은 돈 대신이라며 김 군에게 음란행위를 시켰다는 겁니다. 선배들의 강압에, 결국 김 군은 바지를 내렸습니다. 동시에, 자존심도 내려놔야 했습니다. 선배는 마지막엔 김 군의 엉덩이에 자신의 이름을 썼습니다. 20일 넘게 이 같은 일이 밤낮으로 반복됐고, 김 군은 계속 참았고, 참아야 했던 일은 이보다 더 많았다고 김 군의 진술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br><br><strong>■ 김군의 대답은 "부모님"... 맞벌이하며 김 군 뒷바라지</strong> <br><br>지난 23일 밤 10시 반 서울의 한 고등학교 앞. 학교에서 돌아온 김 군을 어렵게 만났습니다. <br><br><span style="color:rgb(0,0,255);">"20일 동안 도대체 왜 참았니?"</span> <br>망설이던 김 군이 어렵게 꺼낸 첫 단어는, <span style="color:rgb(0,0,255);">"부모님"</span>. <br><br><img alt="" src="http://mn.kbs.co.kr/data/fckeditor/image/4(423).jpg"><br><br>위 사진은 김 군 아버지의 손입니다. 김 군의 부모님은 아들이 야구에 소질을 보이자 억척스럽게 맞벌이를 해가며 김 군을 뒷바라지 해왔습니다. <br><br>'만약 내 일이 알려져 학교에서 전학이라도 가라고 한다면 부모님은 더 힘들어질 거야' <br><br>이 생각으로 김 군은 참았다고 합니다. 나쁜 소식은 금방 퍼지고 그만큼 피해도 크게 돌아오는, 좁디좁은 야구계, 학교나 코치의 말이 곧 '법'인 고교 운동부의 현실을 김 군은 너무 잘 알고 있었던 것도 같습니다. <br><br><img alt="" src="http://mn.kbs.co.kr/data/fckeditor/image/5(325).jpg"><br><br><strong>■ "그런데 왜 저 형은 벌을 받지 않죠?"</strong> <br><br>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군과 김 군 부모님을 더 참지 못하게 했던 것은 '학교의 대응' 때문이었습니다. 학교측은 전지훈련을 열흘 남겨두고 김 군이 입을 열면서 그동안 있었던 일을 모두 알게 됐습니다. 가해 학생 조사를 통해 김 군의 말이 대부분 사실이라는 것도 파악했습니다. 코치진은 뒤늦게 가해 학생을 한국으로 먼저 돌려보냈습니다. 그런데 거의 모든 생활을 함께하는 코치진과 교사들이 왜, 무려 20일 동안 김 군의 피해 사실을 몰랐을까요? <br><br>'학교폭력대책위원회'.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아무리 늦어도 3주 안에 학폭위를 열어야 합니다. 있었던 일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가해학생에게 어떤 처벌을 내릴지도 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폭행이 있고 나서 50일이 지난 오늘(25일)까지도 학폭위는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br><br><img alt="" src="http://mn.kbs.co.kr/data/fckeditor/image/1-2(9).jpg"><br><br><strong>■ 해당 학교 "조사할 사항이 더 있어서..." </strong> <br><br>해당 학교는 폭력을 확인했다면서도 조사할 게 더 있기 때문에 학폭위 개최가 늦어지고 있다는 대답을 내놨습니다. 학교가 미적거리는 사이, 김 군은 병원 치료와 최면 치료를 받았습니다. 부모님한테 다 하지 못한 말들까지 털어놓고, 이제 다시 야구 글러브를 꼈습니다. 엉덩이에 적혀있던 선배 이름도 이제 지워졌습니다. <br><br>김 군에게는 새 꿈이 생겼습니다. 이 학교에서, 바로 이 학교에서 보란듯이 잘해서 대학에 진학하는 것. 학교 대응이 자꾸 늦어지자 전학도 잠깐 생각했지만 바로 이 꿈이 김 군의 마음을 붙잡았습니다. 그러나 김 군의 부모님은 그런 아들이 대견하게 느껴지다가도 갑자기 울컥하는 마음을 참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br><br><span style="color:rgb(0,0,255);">"이미 다 조사했잖아요. 그런데 왜 우리 아들이 입은 상처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죠?" <br></span> <br>김 군 엉덩이에 적혔다 지워진 그 선배의 이름이 김 군 마음에서도 정말 지워졌을까요? </div><br><table class="gallery_re_contents" style="width:100%;"><tbody><tr class="reply_line"><td class="user user_layer"><span title="갓동원"></span></td> <td class="reply"><a target="_blank" href="http://mn.kbs.co.kr/mobile/news/mNewsView.do?SEARCH_NEWS_CODE=3043823" target="_blank">http://mn.kbs.co.kr/mobile/news/mNewsView.do?SEARCH_NEWS_CODE=3043823</a></td></tr></tbody></ta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