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P> <P> </P> <P>.. 제가 의경으로 군복무를 하고 있을때 실화입니다.</P> <P> </P> <P>상경(병)쯤 됐을때라고 기억되는데,</P> <P>근무를 마치고 꿀잠을 자고있을때</P> <P>소대장님이 직접 저를 깨우셨습니다.(보통은 본부근무자를 시켜서 데려오라고 하죠.)</P> <P> </P> <P>제가 일어나서 어리둥절 하고 있자 소대장님은 '야! 너 말잘듣는 쫄병하나 깨워서 사복입고 본부로 튀어와!' 라고 하셨죠.</P> <P>제가 그때 짬이 쫌되서 다른애들을 보니 세상모르고 자고 있더군요. 저를 깨울정도 비상사태면 다들 일어나서 분주해져야 하는거 아닌가... </P> <P>생각하면서 제일 잘놀던 쫄병 하나 깨워서 사복입으라고 하고 본부로 달려갔습니다.(채3분도 안결렸어요.)</P> <P>갔더니.. 형사과에서 긴급 지원 요청이 왔다면서 밑에내려가면 강력3팀 나와있을거니까 그차타고 갔다오라고 하시더라구요.</P> <P>'아 슈발 이건또 뭔일이야' 하면서 내려갔는데, 자주뵙던 형사분이 맞아주셔서 그 생각은 잊고 '재밌겠다' 로 생각이 바뀌어서 두근두근했습니다.</P> <P> </P> <P>위치는 연대뒤쪽에 있는 봉원사..</P> <P>도착하니 낮익은 얼굴(형사들)이 많이 보이고, 과학수사팀 무슨팀 해서 차들이 많이 와있더군요.</P> <P>차들은 많은데 돌아다니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P> <P> </P> <P>바로 위에 보이는 절...</P> <P>간간히 들리는 목탁소리와 불경외는 소리...</P> <P> </P> <P>직감이 왔죠.</P> <P>살인사건이구나!</P> <P> </P> <P>저희둘에겐 아무런 말도없이 야산 한쪽(야산이긴하지만, 5미터도 안되서 집이있었습니다.)에 데리고 가서는</P> <P>'야 너희 둘이서 여기를 돌아가면서 지켜라!'</P> <P>한마디 하시고는 다들 사라지셨어요.</P> <P>그때 시간이 새벽 1시가 조금 넘었던 시각.</P> <P> </P> <P>아무도 없는 곳에서 서있으라고 했던 곳에서 이리저리 살펴봤지만, 폴리스라인 빼고는 뭣하나 볼수있는게 없더라구요.</P> <P>새벽4시쯤... TV에서도 가끔보이는 형사한분이 오셨습니다.(꽤 유명하신...)</P> <P>'야! 여기냐?'</P> <P>혼잣말인지 저에게 묻는 말인지 모를 속도로 말을 하시고는 주변을 왔다갔다 하시며 또 나즈막하게 또 한마디...</P> <P>'개새끼.......'</P> <P> </P> <P>'뭘까...무슨사건일까... 여기어디 묻혀있는 걸까?'</P> <P>누구하나 이야기 할 사람없이 그렇게 아침이 밝아왔습니다.</P> <P> </P> <P>KBS, SBS, MBC..</P> <P>각 방송국 차들이 속속 절앞 공터로 모여들고.</P> <P>카메라를 든 기자들이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P> <P>저희중대원들이 기대마(버스)를 타고 도착했습니다.</P> <P> </P> <P>그제서야 들었습니다.</P> <P>살인사건 현장 검증이라고.</P> <P>시체가 있는것만 확인하고. 꺼내지 않고있다가.</P> <P>각 방송국과 국과수 등이 있는 현장에서 다시 파내서 검증하는거라고...</P> <P> </P> <P>국과수에서 오신 분들이 시체를 한구 한구 꺼내서 흰 천에 놓아두기 시작했습니다.</P> <P>한구...두구...세구...... 계속 나오더군요.</P> <P> </P> <P>혹시 사람이 죽은뒤 땅에묻혔던 시체를 보신적있으신가요?</P> <P>징그럽고 토나올것 같다구요?</P> <P>아니요. 안그랬습니다.</P> <P>저는 태어나서 처음봤고. 현장검증에 카메라가 너무 많아서</P> <P>사실 가짜인줄 알았습니다.</P> <P> </P> <P>피부는 흙때문인지 너무 검은색이었고, 장기들은 노란색을 띄고있었어요.</P> <P>토막을 내서 온전한 시신은 한구도 없었고, 전부 팔다리 등등이 떨어진 상태로 모양만 갖춰놓은 상태 였습니다.</P> <P> </P> <P>영화에서나 볼법한 대형 참사가 일어난 사건현장 처럼.</P> <P>넓게 펴진 흰천 위에 여러구의 시신들이 있는 모습과</P> <P>바로 위의 절에서 끊임 없이 울려펴지는 목탁소리..</P> <P>뭔가 알수 없는 기분에 복잡해질때쯤..</P> <P>아랫쪽이 시끄러워지며 무리의 사람들이 요란한 소리와 함께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습니다.</P> <P> </P> <P>모자를 푹 눌러쓰고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사람..</P> <P>양쪽 팔을 큰 체구의 형사에 묶여서 수많은 플래쉬 불빛과 함께 걸어오는 사람..</P> <P>유영철이었습니다.</P> <P> </P> <P>살인자의 눈을 마주친적 있으신가요?</P> <P> </P> <P>딱 한번.</P> <P>제가 앞쪽에서 인도할때 눈이 서로 마주쳤습니다.</P> <P>아주 찰나의 시간이었는데,</P> <P>바로 눈을 피하며 다른쪽을 바라봤지만...</P> <P>심장이 쿵쾅거리고 아무렇지도 않던 손과발이 그렇게 떨리는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P> <P> </P> <P>건장한 22살의 남자가</P> <P>눈 한번 마주친걸로 그렇게 무서워보기는.... 휴...</P> <P> </P> <P>그자는 제가 새벽내내 서있었던 자리, 바로옆에 집이 있었던 그 자리로 가서는</P> <P>방속국 카메라가 찍는 현장에서 검증을 했습니다.</P> <P> </P> <P>여기저기서 욕설도 나오고, 카메라 셔터가 그렇게 많이 터지는 상황에서도</P> <P>마치 로봇처럼, 연습한걸 행동하듯 재연해 보이고는 </P> <P>그렇게 정신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P> <P> </P> <P>세간을 떠들썩 하게 했던 유영철.</P> <P>그리고 그가 사람을 죽이고 시체를 묻어왔던곳.</P> <P> </P> <P>봉원사..</P> <P> </P> <P>이곳은.. 저희 근무지중 한 곳 이었습니다.</P> <P>물론 저희는 그곳으로 가는 길목을 지키긴 했지만, 꽤나 자주 그 절이 있는 곳으로 올라가며 순찰을 했던 기억이 있는 곳이었습니다.</P> <P> </P> <P>'어쩌면, 한번쯤은 잡히기 전에 마주쳤을지도 모른다.'</P> <P> </P> <P>내가 만약.. 시체를 묻는 현장을 발견했다고 하더라도..</P> <P>그를 잡거나 뒤쫒을수 있었을까?</P> <P>한번의 눈마주침으로 다리가 풀려버릴뻔 했었던 내가... 더군다나 그는 포박된 상태라는 걸 알면서도.</P> <P>서로 자유로운 상태로 마주치면...?</P> <P> </P> <P>정말로 평범한 여자들이</P> <P>자신에게 달려드는 성폭행범이나 살인범을 상대로 소리라도 지를수 있을까?</P> <P> </P> <P> </P> <P> </P> <P> </P> <P> </P> <P>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