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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에서는 술만 마시고 2차는 다음날 점심 때.”

건설업에 종사하는 추모씨(34)는 지난 11일 저녁 거래처 사람들과 함께 서울 강남의 한 비즈니스클럽을 찾았다. 추씨는 술만 마시고 자리를 뜨려고 하다가 마담의 귓속말에 깜짝 놀랐다. 경찰에 들키지 않고 2차가 가능하다는 제안을 받았기 때문. 추씨는 마담이 시킨 대로 1차에서 속칭 ‘나가요 걸’과 깔끔하게 술만 마신 뒤 전화번호를 주고받았다. 이튿날 추씨는 회사 근처로 찾아온 아가씨와 점식식사를 하고 모텔에서 사랑을 나눴다.

최근 성매매에 대한 경찰의 단속망을 피해 상대적으로 단속이 뜸한 점심시간대에 룸살롱 업소 여성과 직장 남성 사이에 ‘은밀한 거래’가 자주 이뤄져 충격을 주고 있다.

‘정오에 만나요’라는 의미를 지녀 ‘눈타임(noon time)’이라고도 불린다. 1차는 룸살롱이나 단란주점에서 술과 대화로 끝내고,잠자리를 뜻하는 2차는 다음날 회사의 점심시간을 이용해 갖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남성은 전날 미리 2차비용까지 계산하고 다음날 직장 근처나 약속장소에서 아가씨와 만나 오붓한 데이트를 즐긴다. 경찰의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 점심시간을 이용한 ‘눈타임’은 절대로 들킬 염려가 없는 탓에 서울 밖으로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는 실정.

4년째 룸살롱에서 일하고 있는 최모양(26)은 “막상 점심 때 만나 ‘관계’를 맺으려 하면 상대 남성이 쑥스러워하면서 밥만 먹고 헤어지는 경우도 있었다”며 “성매매 단속 이후 많은 클럽들이 문을 닫았는데 이렇게 해서라도 입에 풀칠은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하소연했다.

한편 성매매 단속 이후 불황에 빠진 모텔들은 이들의 방문에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서울 강남구 ○○동 A모텔 직원은 “성매매 단속 이후 낮 12시∼2시 사이 잠깐 쉬었다 가는 ‘쇼트타임 투숙객’이 상당수 늘었다”고 실토했다. 그 근방 B모텔의 사정도 마찬가지. 카운터 종업원 김모씨는 “점심시간에 찾아오는 고객들은 대부분 남자는 넥타이를 맨 직장인이고 여자는 깔끔하게 차려입은 스타일이다”며 “연령대도 남자는 20∼50대로 다양하지만 여자는 20대가 대부분이며 오후 1∼2시 전에는 반드시 체크아웃한다”고 귀띔했다.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둘 사이에 이루어진 개인적인 거래를 단속하기란 사실상 힘들다”며 “그래도 이들 업체에 대한 보다 철저한 성매매 단속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신보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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