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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1232680
    작성자 : 열쇠JSY
    추천 : 20
    조회수 : 2203
    IP : 175.209.***.246
    댓글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4/07 20:10:00
    원글작성시간 : 2016/04/06 22: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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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업] 나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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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딩동―댕동―딩동―댕동</p> <p class="바탕글">수업을 알리는 종소리가 교실 상단에 달린 작은 스피커를 향해 울린다.</p> <p class="바탕글">떠들썩 하게 돌아다니던 아이들이 조금씩 자신들 자리로 돌아가거나 향한다. </p> <p class="바탕글">사영은 후다닥 보던 만화책을 책상서랍에 집어 넣고 다음 과목인 수학책을 올려 놓는다.</p> <p class="바탕글">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어진다. 방금 종이 울렸는데. </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수학 쌤은 항상 늦게 오니까. 게다가 화장실은 바로 앞이다. 괜찮을거야. </p> <p class="바탕글">재빠르게 다녀오면 충분히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다 판단했다.</p> <p class="바탕글">후다닥 일어나 뒷문으로 달려가 미닫이 문을 열고 바로 앞에 있는 여자 화장실로 뛰어든다.</p> <p class="바탕글">후다닥, 두 번째 화장실로 뛰어들고 치마를 올린 후 속옷을 내려 참았던 볼일을 본다.</p> <p class="바탕글">시원하게 볼일을 본 후 왠지 안심이 들어 휴, 하고 짧은 숨을 내 쉰다.</p> <p class="바탕글">옆에 걸린 화장지를 뜯어 마무리를 하려 하는 순간, 흠칫. </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이상하다.</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시선이 느껴진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사영은 순간 휴지를 뜯어 접어 쥐고 쪼그려 앉은채로 굳어버린다. </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어디서, 어디서 느껴지는 거지? 누가 날 보는거지? </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지금은 밝은 대낮의 학교이다. </p> <p class="바탕글">게다가 문을 열고 여섯발자국만 뛰어서 나가면 바로 삼사십명의 반 친구들이 있는 문이 앞에있다. </p> <p class="바탕글">누가 또 자신같이 수업시간 직전 화장실이 급해 나온걸까. </p> <p class="바탕글">아니면 이제 막 화장실을 나가려는 움직임 인가. </p> <p class="바탕글">그렇지만 그게 그녀가 느껴지는 시선의 답은 아니다. </p> <p class="바탕글">인기척은 없다. 그녀가 들어온 후 다른 누군가가 들어온 인기척은 없었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그렇다면 먼저 누군가가 들어와 있었어야 한다는 건데, 후다닥 들어오느라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 </p> <p class="바탕글">정신 없는 와중에 봤을 때도 화장실에 누군가 있다고는 생각 안했다.</p> <p class="바탕글">그래, 미처  보지 못했던 누가 있다고 치자. </p> <p class="바탕글">그렇다면 나가는 발자국 소리나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리면 되는게 아닌가.</p> <p class="바탕글">모든 상황을 봤을 때, 온 몸에 돋아난 소름의 원인인 시선의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에이 씨발!”</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사영은 순식간에 속옷을 올리고 벌떡 일어나 화장실 문을 쾅 열고 나간다.</p> <p class="바탕글">시선이 느껴졌던 것은 오른쪽. 찝찝함을 그대로 가지고 가느니 확인하는게 낫다.</p> <p class="바탕글">운동화를 신은 발로 화장실문을 뻥 찬다.</p> <p class="바탕글">쾅!</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나와! 개,새끼야!”</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욕설을 내 뱉으며 사영은 문을 걷어찬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콰당!</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잠긴 줄 알았던 문이 힘없이 힘 없이 그녀의 발에 밀리며 열린다.</p> <p class="바탕글">텅 비었다. 그녀가 걷어 찬 화장실 문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p> <p class="바탕글">이게 어떻게 된거지? 이상하다. 알 수 없는 싸한 느낌이 등허리를 타고 올라온다.</p> <p class="바탕글">사영은 고개를 휙 돌려 화장실을 돌아본다. 모든 칸이 열려있다. 어느 칸도 잠긴 곳은 없었다. 그녀 뿐이었다. </p> <p class="바탕글">착각인가? 괜히 혼자서 느끼는 공포심? </p> <p class="바탕글">왜 그런거 있지 않은가. 학교의 화장실 괴담이라던가, 화장실 귀신등등의 소문들.</p> <p class="바탕글">그래서 이유없이 화장실만 가면 쓸데없이 움츠러드는 그런 종류의 공포.</p> <p class="바탕글">쓸데 없이 예민 했던 것일까. 사영은 소름 돋은 팔을 쓸어 내리며 화장실을 나온다.</p> <p class="바탕글">그리고는 뒷문을 열어 교실로 들어가려 했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어?”</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문이 열리지 않는다. 이상하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 그럴 리가 없는데. 왜, 열리지가 않지?</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당황한 사영은 문 옆 교실 창문 쪽으로 간다. </p> <p class="바탕글">창문을 두드려 반 친구들에게 뒷 문좀 열어달라고 말 할 샘이었다..</p> <p class="바탕글">아무 생각 없이 짜증 섞인 손짓으로 톡톡 두드리며 교실 안을 쳐다본다. 순간. </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무언가 이상한 이질감을 느낀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너무나 고요하다. </p> <p class="바탕글">아무것도. 소음 한마디 들리지 않는 복도. </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이상하지 않은가.</p> <p class="바탕글"> 지금 막 종이 쳤을 뿐인데 어째서 돌아다니는 선생님 마저 없단 말인가.</p> <p class="바탕글">사영은 이상한 예감에 서서히 고개를 돌렸다. 왼쪽으로 스윽, 오른쪽으로 스윽.</p> <p class="바탕글">태엽이 끊긴 인형처럼 어색한 목놀림으로 사영은 제자리로 돌아와 창문을 통해 교실 안을 바라본다. </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아무도 없다. </p> <p class="바탕글">화장실에서 보낸 시간은 길어봐야 삼 사분.</p> <p class="바탕글">그 잠깐의 시간 동안 무슨 벌어졌다하더라도 이건 말도 안되는 일이다. </p> <p class="바탕글">순식간에 교실안의 모든 사람들이 이 삼분안에 단 한명도 없이 사라진다는게 말이 된 단 말인가?</p> <p class="바탕글"> 단 한명도 없다. 복도에서 창밖에서 들여다 본 교실 안엔 단 한명의 사람도 없이 텅텅빈 책상과 걸상들 뿐이다. </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누, 누구 없어요?!”</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사영은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비명같은 외침<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을 지른다.</span></p> <p class="바탕글">창문에서 벗어나 뒷걸음질을 자박, 자박, 쓰러질 듯 위태위태하게 치다 다시 사방을 둘러본다. </p> <p class="바탕글">변한건 없다. 개미 한 마리 지나가지 않는 다.</p> <p class="바탕글">사람은 애초에 이 공간에 단 한명도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이 고요하기만 하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아무도 없다.</p> <p class="바탕글">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길게 뻗은 복도와 교실들은 모두 텅텅 비었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고요하기만 하다.</p> <p class="바탕글">불과 몇분전 까지만 해도 시끄럽게 재잘거리던 그녀와 같은 교복을 입은 사람들이 가득하던 이 공간이.</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거, 거기 누구 있나요?”</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그때.</p> <p class="바탕글">어디선가 억눌린 듯 한 남학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p> <p class="바탕글">사람 목소리다. 그녀와 같이 당황하고 겁에 질린 듯 한 목소리. 어디지? 어디야.</p> <p class="바탕글">어디에서 들려 오는 거야. 사영은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움직였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있어요! 있다고요! 어딨어요? 나는 삼층에 있어요! 삼층 2학년 7반 교실 앞에</p> <p class="바탕글">. 화장실 있는 복도. 화장실 옆에 내려가는 계단이 있는 그 쪽 복도. 당신은?”</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나, 나는 이층에 있어요! 1학년 5반 교실 앞 쪽. 그, 그쪽도 아무도 없나요? </p> <p class="바탕글">갑자기 사람들이 사라져 버렸어요! 아무도, 아무도 없어요!”</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이럴 수가.</p> <p class="바탕글">꿈이 아니란 말인가.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나 버린거지?</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사영은 후들거리는 팔과 다리를 애써 진정시키며 계단쪽을 향해 걸어갔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오, 올라와요! 일단. 이쪽도 아무도 없어요! 화장실을 갔다 나오니까 갑자기 사라졌어요!”</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지금 올라가고 있어요!”</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다급한 목소리가 가까이 들려오고 있었다. </p> <p class="바탕글">그녀가 내려가는 계단 쪽으로 다가섰던 만큼 아래층의 두려움에 떨고 있는 남자의 목소리도 서둘러 삼층을 향해 왔었던거다.</p> <p class="바탕글">사영이 계단에 막 발을 딛자 얼굴이 하얗게 굳은 한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지, 진짜 사람이네요! 지금 이 학교 건물에 우리 밖에 없는 걸까요? </p> <p class="바탕글">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긴 거지? 아님 사층에도 이런 건가? 모르겠어! 모르겠어요! 왜 이런 일이….”</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남자는 사영의 모습을 보자마자 반가움 반, 그리고 불안한 반이 섞인 얼굴로 말을 내 뱉기 시작했다.</p> <p class="바탕글">이 이상한 상황에서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에 사영은 반색을 하며 그에게 한걸음 다가섰다. </p> <p class="바탕글">그러다 주춤 하고, 뒤로 물러 선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뒤, 뒤에 그 꼬마여자 아이는 누구…? 동생?”</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남 학생의 모습 뒤로 열 계단 정도 떨어진 곳에 여자 꼬마 아이가 있었다.</p> <p class="바탕글">핑크색 리본으로 머리를 하나로 묶어 올린 귀엽고 앙증맞은 여자 아이. </p> <p class="바탕글">여섯 살에서 일곱 살 정도로 보이는 예쁘게 생긴 아이는 이상하리만치 차가운 무표정으로 그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p> <p class="바탕글">커다랗고 까만눈. 빨려들것 같은 블랙홀 같이 공허 한.</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네? 무슨…여자 아이요?”</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그가 당황해 뒤를 돌아봤다.</p> <p class="바탕글"> 무슨 소리냐는 듯 돌아보는 그의 뒤로 어느새 아이는 아장 아장 올라와 그에게 가까이 와 있었다. </p> <p class="바탕글">세걸음 정도 남아있는 거리.</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꼬마야, 여긴 어떻게 왔어? 길 잃었어? 이리와. 오빠랑 같이 다니자.”</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남자 아이는 앙증맞고 어린 아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p> <p class="바탕글">작은 다리로 아장 아장 올라오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위태로워 보였는지 미소까지 지으며.</p> <p class="바탕글">방금 전까지 무섭다고 덜덜 떨던 주제에. 사영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p> <p class="바탕글">여자 아이는 손을 내미는 남자의 손을 한손으로 잡고 그와의 사이에 있던 계단 한 개를 마저 올라간다. </p> <p class="바탕글">장하다는 듯이 그가 여자아이를 안아 올린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아이고 잘 올라오네. 나머지는 오빠가 안아서 올라가 줄게. 사층으로 한번 우리 올라가 보죠. 누가 또 있는지.”</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번쩍 그가 꼬마 여자아이를 안아올리고서는 뒤돌아 본다.</p> <p class="바탕글">그리고 사영을 향해 사층으로 가보자고 말을 건넨다. 그리고나서 그를 바라보는 사영의 눈빛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왜, 왜, 그렇게 날 봐요? 꼭 무서운 것을 본 것처….”</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아, 아, 아, 아, 아이, 아이가!”</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남자의 품에 안긴 꼬마 여자 아이는 표정 변화 없이 한 손에 언제 들려있는지도 몰랐던 나이프를 들어올렸다. </p> <p class="바탕글">그 순간이 사영의 눈에 들어온 것이다.</p> <p class="바탕글">버벅거리며 사영이 손가락으로 아이를 가르키는 동시에 아이는 거침없이 남자의 심장으로 나이프를 꽂아넣었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푹.</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커, 커억!”</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정확하게 심장을 노려 찌른듯 남자는 그대로 꼬꾸라지며 쓰러졌다.</p> <p class="바탕글">그런 남자의 품에서 날쌔게 폴짝 하고 뛰쳐 나온 여자 아이. </p> <p class="바탕글">방금 전 아무렇지도 않게 심장에 나이프를 찔러 넣었다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고요하고 편안한 얼굴이었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으, 으, 으아아….”</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사영은 순간 겁에 질려 뒷걸음 질을 쳤다.</p> <p class="바탕글">눈 앞에서 사람이 죽었다. 패닉 상태에 빠져 뭘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른 채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덜덜 떨며 뒷 걸음질 만 치고 있었다.</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도대체 뭐야. 왜,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나는 거지?</p> <p class="바탕글">저 아이는, 어째서 저 남자앨 죽인거야. 아니 아무렇지도 않은 저 표정은 또 뭐고.</p> <p class="바탕글">이젠 나를, 나를 죽일 건가?</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오, 오지마!”</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서영은 공포와 두려움에 벌벌 떨며 아이를 향해 비명을 질렀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 style="margin-left:10pt;margin-right:10pt;">2</p> <p class="바탕글" style="margin-left:10pt;margin-right:10pt;"><br></p> <p class="바탕글" style="margin-left:10pt;margin-right:10pt;"><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꼬마 여자아이는 사영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p> <p class="바탕글">그저 자신이 찔러 죽인 소년을 물끄러미 내려다 볼 뿐이었다.</p> <p class="바탕글">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듯 한 그 소녀답지 않은 공허한 눈빛이 왠지 모르게 공포를 넘어서 처연한 무언가가 비춰지는 듯 했다.</p> <p class="바탕글">뭘까. 저게 과연 저 나이대의 아이가 가질 수 있는 눈빛일까?</p> <p class="바탕글">사영은 주춤거리며 아이에게서 한발자국 더 물러난다. 조금이라도 그 자그마한 생명에게서 벗어나야 한다는 두려움이 강했다.</p> <p class="바탕글">그러나 이상하게도 벗어나야 한다는 두려움과는 달리 꼬마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p> <p class="바탕글">시선을 고정시킨 채 한걸음 한걸음 물러서는 그녀에게 아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p> <p class="바탕글">그저 그녀를 조용히 바라본다. 그 눈빛이 너무나도 공허하고 아무것도 담지 않은 것 같이 텅 비어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온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아이가 입을 열었다. </p> <p class="바탕글">그리고는 조용히 움직임을 느끼지도 못할 만큼 가만히 왼팔을 들어 그녀의 뒤를 가리킨다. </p> <p class="바탕글">그 고요할 만큼의 가리킴은 정적을 닮아있었다. 아이의 고요한 눈빛만큼이나.</p> <p class="바탕글">뭐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거야. </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무, 무슨.”</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그러나 아이는 대답도 하지 않고 방금 전까지 자신을 안아 올렸던 남학생의 주검을 내려다본다.</p> <p class="바탕글">연민, 그리고 알 수 없는 지리멸렬함. 그것이 아이의 얼굴에 그늘진다.</p> <p class="바탕글">그리고는 이내 돌아선다. 모든 볼일이 끝났다는 듯 터벅터벅 작은 몸뚱이에 어울리지 않는 많은 것이 담긴 뒷모습으로 걸어간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뭐야! 뭐가 온다는 거야!”</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 사영은 돌아서 가는 아이에게 알 수 없는 두려움으로 외친다. </p> <p class="바탕글">그러나 아이는 대답 없이 그저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듯 계단을 내려가 사라졌다.</p> <p class="바탕글">뭐지, 도대체 뭐가 온다는 거야. 사영은 아이가 가리켰던 방향이 갑자기 의식되기 시작한다.</p> <p class="바탕글">알 수 없는 살기. 등골이 쭈뼛해지는 느낌에 휙 돌아본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반짝.</p> <p class="바탕글">나이프다. </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복도의 창문으로 들어온 빛에 반사된 빛에 나이프가 반짝 빛나 사영의 시선을 쏜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뭐지? 누가 서 있다. </p> <p class="바탕글">잠시 눈살을 찌푸린 사영은 곧 시선이 돌아옴에 앞을 주시한다.</p> <p class="바탕글">꼬마아이다. 남자 아이. 자신의 반 정도밖에 안 오는 어린 남자 아이. </p> <p class="바탕글">새까만 머리에 방금 전 남학생을 찌른 그 아이와 같은 공허한 눈을 한 남자 아이가 나이프를 들고 서 있었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꼬, 꼬마?”</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남자 아이. 까만 어둠을 품은 깊고 깊은 어둠. 그것을 담은 남자 아이.</p> <p class="바탕글">한걸음, 한걸음 사영에게 다가온다. 나이프를 쥔 남자 아이가 그녀에게로 발걸음을 움직인다. 분명한 살기. </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죽는다. </p> <p class="바탕글">이대로 가만히 있다간 죽어.</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방금 전 여자아이에게 찔려 죽은 저 남학생처럼 싸늘하게 식어 바닥에 나뒹구게 된다.</p> <p class="바탕글">본능적으로 느끼는 죽음에의 공포. </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뛰기 시작했다. 탁, 탁, 타다다닥. </p> <p class="바탕글">복도를 가로질러 뛰기 시작하며 뒤를 돌아본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다가오고 있다. 아이는 무표정으로 그녀의 뒤를 쫒아 뛰어오고 있다.</p> <p class="바탕글">그 작은 다리로 절대로 그녀보다 속도가 빠를 리 없는데도 불구하고 꾸준히 쫒아오고 있다. </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이대로는 끝이 없어. 잡히면 저 나이프에 찔려 죽을지도 몰라.</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언젠가는 체력이 고갈되면 대치할 수밖에 없어.</span></p> <p class="바탕글"> 어쩌서야.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지? 이게 말이 돼?</p> <p class="바탕글"> 어째서, 어째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는 거야!</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누군가 도와줘! 살려달라고!</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사영은 죽을힘을 다 해 그녀를 위협하는 죽음으로부터 뛰고 또 뛴다.</p> <p class="바탕글">벗어나고 싶어. 이 이상한 상황으로부터. 왜 평범한 나날을 살고 있는 내게.</p> <p class="바탕글">난 그저 화장실이 급했을 뿐이라고.</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날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아무도 없는 거야?</p> <p class="바탕글">방금 전의 그 많던 사람들은 도대체 다 어디간거야. 왜, 아무도 없는 거야!</p> <p class="바탕글">날 구해줄 사람은 왜 단 한명도 없는 거야. 난 왜 이 복도를 뛰고 있는 거야!</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헉, 헉, 허억, 허억….”</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어느새 복도 끝까지 달려왔다. </p> <p class="바탕글">아직도 꼬마는 꾸준히 그녀의 뒤를 쫒아오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지? 밑으로, 밑으로 내려가서 도망가자!</p> <p class="바탕글">조금 전 남자학생이 계단으로 올라왔던 것을 떠 올리며 사영은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p> <p class="바탕글">이층엔, 이층엔 그 여자아이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아이는 나를 죽이려고 하지 않았어.</p> <p class="바탕글">적어도 안전할지는 몰라.</p> <p class="바탕글">타다다닥. 계단을 재빠르게 내려간다. 이층의 복도가 보인다.</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쿵!</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마지막 계단까지 내려와 이층 복도로 내려가려는 순간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힌 것처럼 무언가 그녀를 막는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이익! 왜 이런 거야!”</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쿵! </p> <p class="바탕글">다시 한 번 몸을 부딪쳐 보지만 여전히 무언가에 가로막히듯 내려갈 수가 없다.</p> <p class="바탕글">내려갈 수 없다.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사영은 뒤를 돌아본다.</p> <p class="바탕글">아이가, 아이가 계단을 내려오는 소리가 들린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잡힌다! </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이대로는 잡히고 말거야.</p> <p class="바탕글">그렇게 되면 찔려 죽을 거야. 죽고말거야!</p> <p class="바탕글">그럴 순 없어. 이유도 원인도 알지 못하고 이대로 죽을 순 없어.</p> <p class="바탕글">왜 내가 죽어야 해!</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웃기지 말라고!”</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비명처럼 내 지른 사영은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꼬마 아이를 노려본다.</p> <p class="바탕글">그러다 문득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는 생각.</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왜 내가 도망만 치고 있는 거지?</p> <p class="바탕글">왜 나만 죽임당할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야.</p> <p class="바탕글">상대방이 나를 죽이려고 해. </p> <p class="바탕글">그렇다면 내가 먼저 공격해서 죽여 버리는 수도 있는 거잖아.</p> <p class="바탕글">생각해 봐. 나는 저 아이보다 키도 크고 나이도 많아. 당연히 완력도 쎄고 강할 거라고.</p> <p class="바탕글">남자라고는 하지만 상대방은 기껏해야 예닐곱 살 정도라고.</p> <p class="바탕글">나보다 저 아이가 유리한 점은? </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무기. 무기다. </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그래 저 나이프. </p> <p class="바탕글">나를 찔러 죽일 수 있는 저 도구 하나를 빼고는 무엇하나 나보다 강할게 없는 꼬마 아이일 뿐이잖아.</p> <p class="바탕글"> 그렇다면 나에게 필요한 건?</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무기, 무기다! 나도 저 아이가 가진 나이프에 맞설 무기가 필요해.</p> <p class="바탕글">어디서, 어디서 구할 수 있지? 그래, 학교에 있는 무기로 사용할 도구라면 대걸레나 빗자루 같은 거.</p> <p class="바탕글"> 그게 있는 곳은? 교실의 청소함!</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사영은 교실에 뛰어들어야 겠다는 생각에 집중하게 되었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교실로, 교실로 가야 해. 어느덧 꼬마는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드르륵! 콰당!</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생각에 집중하고 결심을 하자마자 어느새 그녀는 교실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다.</p> <p class="바탕글">조금 전까지 두려움에 떨던 그녀가 아무리 들어가려 해도 열리지 않았던 교실 문이, </p> <p class="바탕글">그녀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듯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는 것처럼 막혔던 이층이 순식간에 그녀를 받아들인다.</p> <p class="바탕글">이층 교실에 뛰어든 그녀는 문을 열고 청소함으로 질주 한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문을 열고 빗자루를 잡으려던 그녀는 빗자루가 아닌 쇠로 만든 쓰레받이를 집어 든다.</p> <p class="바탕글">그래, 이게 훨씬 적합하다. 쇠로 만들어져있고 면적이 넓다. 게다가 쓰레기를 받아들이는 부분은 사뭇 날카로워 공격용으로도 쓰일 수 있다. </p> <p class="바탕글">게다가 대걸레에 대해 가볍고 빗자루에 비해 쇠로 되어 공격력이 강하다. </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이거다, 이거로 저 아이를 공격하는 거야!</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막 생각을 마치고 고개를 돌려 아이가 어디쯤 왔나 확인 한 순간 교실 문 안으로 들어와 그녀에게 뛰어드는 남자 아이가 보인다.</p> <p class="바탕글">이제까지와는 다르다.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던 아이의 눈에 무엇인가가 비춰져 있다.</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그래.</p> <p class="바탕글">그것은 죽임 당할지도 모르는 공포심이었다.</p> <p class="바탕글">조금함과 공포. 분명 그것이었다.</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사영은 남자아이의 눈에서 그 감정을 읽어낸 순간 자신감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살 수 있다.</p> <p class="바탕글">살 수 있어! 이길 수 있어! 저 아이를 죽일 수 있어!</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안거야, 저 꼬마는. 내가 자신을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을 안거야.</p> <p class="바탕글">그래서 지금 공포에 질린 거야. 자신이 죽임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거야.</p> <p class="바탕글">이긴다. 이긴다. 이긴다. 이길 수 있어. 살아남는 쪽은 내 쪽이야!</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죽어!!!!!!!!!!!!!!!!!”</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이상하게 조금 전 까지 느껴졌던 공포심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p> <p class="바탕글">고함을 지르며 사영은 아이에게 달려들었다. </p> <p class="바탕글">아이가 든 나이프 따위 이제 조금도 무섭지 않았다. </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퍼억!</p> <p class="바탕글">쇠로 된 날카로운 부분으로 아이의 머리를 내리쳤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푸직, 고깃덩이를 파고드는 감촉이 쓰레받이를 든 사영의 손을 타고 전해져왔다.</p> <p class="바탕글">망설일 틈이 없었다. 조금이라도 주춤하는 순간 언제 저 손에 들린 나이프가 자신을 공격할지 모른다. </p> <p class="바탕글">아이가 머리를 공격당해 주춤하는 순간 다시 한 번 넓은 면을 휘둘러 힘껏 아이를 내리쳤다. 와장 창창!</p> <p class="바탕글">강한 힘으로 휘둘러 치자 아이의 몸은 뒤로 밀려나 책걸상 쪽으로 밀려 나동그라졌다.</p> <p class="바탕글">그녀를 도우기라도 하듯 책상이 아이의 몸으로 넘어졌다.</p> <p class="바탕글">아이는 바동거린 채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책상을 치우려 하고 있었다.</p> <p class="바탕글">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생각한 사영은 달려들어 그대로 다시 날카로운 면으로 아이의 머리를 찍어 내린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콰직!</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날카로운 면이 사정없이 아이의 머리두피를 파고든다. </p> <p class="바탕글">몇 차례 쉴 새 없이 내리치자 아이의 저항의 점점 줄어드는 것이 보인다.</p> <p class="바탕글">무엇에 홀리기라도 한 듯 사영은 계속해서 남자 아이를 내리 쳤다. </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콰직, 으득!</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정신을 차리고 보니 머리통이 으깨진 남자 아이는 이미 힘없이 늘어져 싸늘한 주검이 되 있었다. </p> <p class="바탕글">피투성이로 엉망진창이 된 얼굴로 책상에 눌려 교실 바닥에 피를 낭자하게 흘리고 누워있다. </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살아남았다. 그녀가 이긴 거다.</p> <p class="바탕글">그녀는 그 남학생처럼 죽임 당하지 않았다.</p> <p class="바탕글">나이프를 든 저 꼬마로부터 살아남았다. </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딩동-댕동-딩동-댕동」</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허억, 허억. 거친 숨을 몰아쉬는 사영의 귀에 종소리가 들린다.</p> <p class="바탕글">분명, 그녀가 화장실 가기 전에 들었던 수업 종을 알리는 종소리다.</p> <p class="바탕글">여느 때와 다름없는 교실 위 조그마한 스피커에서 울리는 그 알림 종소리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끝났어.….”</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털썩, 모든 것이 끝났다는 안도감에 사영은 털썩 주저앉았다.</p> <p class="바탕글">후 하고 긴 숨을 내 뱉는다. 갑자기 소변이 마렵다. </p> <p class="바탕글">긴장이 풀려서 일까. </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그때였다.</p> <p class="바탕글">어느새 시끌벅적 해진 주변을 느낀다.</p> <p class="바탕글">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서둘러 자신의 책상으로 돌아가 앉기 시작하는 모습들이 사영의 눈에 들어온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야, 책상이 넘어져 있잖아. 이거 왜 이래. 일으켜 봐.”</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누군가 넘어진 책상을 보고 외친다.</p> <p class="바탕글">방금 전까지 그 남자아이가 깔려있던 책상이었다.</p> <p class="바탕글">흠칫, 하고 그쪽을 바라본다.</p> <p class="바탕글">그러나 아이의 시체는 거짓말처럼 사라져 있었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아무것도 없었다.</p> <p class="바탕글">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왔다.</p> <p class="바탕글">다시 아이들이 돌아와 수업 종을 울리고 자리로 돌아가는 평범한 일상.</p> <p class="바탕글">그녀는 이상한 일에 휘말렸지만 살아남았고 돌아온 것이다. </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돌아가자.”</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그러고 보니 그녀의 교실이 아니다.</p> <p class="바탕글">사영의 교실은 삼층이었다. 일어나 터벅터벅 걸어간다.</p> <p class="바탕글">자신의 교실로 돌아가 평소처럼 수업준비를 하고 점심시간에 점심을 먹고 하교시간이 되면 돌아가면 되는 거다. </p> <p class="바탕글">막 교실 뒷문을 열고 나가려는 순간.</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사영은 이상한 위화감을 느낀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언제부터 교실 문의 위치가 이렇게 높았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이상한 기분에 서서히 고개를 돌린다.</p> <p class="바탕글">흔하게 반마다 있는 교실 뒤편, 뒷문 바로 옆에 달린 거울에 자신의 모습이 비춰진다.</p> <p class="바탕글">거울에 비춰진 사영은 교복을 입은 평범한 여고생의 모습이어야 할 텐데.</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꼬마가 된 여자아이의 모습이었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뭐, 뭐야!”</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화들짝 놀라 교실 문을 열고 서둘러 복도 밖으로 뛰어 나갔다.</p> <p class="바탕글">그러고 나서 서둘러 사방을 둘러본다.</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그때 멀리 떨어진 교실에서 누군가 뛰쳐나온다.</p> <p class="바탕글">남학생이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아, 화장실! 시발, 꼭 수업 전에 마렵고 지랄이야!”</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남학생 하나가 화장실로 뛰어든다.</p> <p class="바탕글">그와 동시에 갑자기 재잘대던 교실과 복도가 조용해진다.</p> <p class="바탕글">순식간에 텅 빈 복도와 교실. 사영은 황급히 자신이 방금 나온 교실을 들여다본다.</p> <p class="바탕글">텅 비었다. </p> <p class="바탕글">아무도 없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살고 싶어? 그럼 죽여. 그게 네가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야. 조금 전 네가 그랬듯.</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그때 머릿속으로 누구인지 모르는 목소리가 흘러 들어온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이상한 느낌에 사방을 휙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없다.</p> <p class="바탕글">그러다 순간 이상한 기분에 자신의 오른손을 바라보았다.</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어느새 날카롭게 빛나는 은색의 나이프가 그녀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p> <p class="바탕글">그리고 투덜거리며 화장실에서 남학생이 걸어 나오고 있었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어, 엇?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왜 아무도 없어?”</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당황한 남학생의 목소리.</p> <p class="바탕글">그때, 사영은 깨닫는다. 그리고 그에게 서서히 다가서기 시작했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끝-</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이 단편은 결말부분만 빼고 거의 제꿈 표절입니다.</p> <p class="바탕글">저때 정말 무서웠는데.. 남자 아이 머리를 퍽퍽퍽 쓰레받이로 내리칠때느낌이 ㄷㄷㄷ</p> <p class="바탕글">아아.. 공포소설 잘쓰고 싶다.</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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