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외근때문에,
택시를 이용할 일이 있었습니다.
뭐 별일없이 택시를 타고 사무실로 복귀하는데,
차가 참 많이 막혔어요..
갑자기 택시 기사님께서 입을 떼시더라구요..
"이..강남바닥 테헤란로 교통체증이나 어떻게 잘 해결좀 볼것이지, 엄한데다가 돈이나 쳐들이고.."
그래서..무슨 이야기인가..했었죠..
그랬더니 기사님께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시길
"안 그래요? 아니 이 강남바닥 맨날 차는 밀리고, 답답하고 공기도 안좋은데, 이런거나 해결해야지... 4대강이니 뭐나 그거나 파제끼고"
흠...뭔가 참 연결고리는 없으시지만, 4대강 이야기를 하시길에 귀가 번뜩했죠!ㅎ
"아주 미친놈들이예요! 그분도 나랏님이라고 이름석자는 내 입에 담지 않겠지만, 말 안해도 잘 알잖아요?
그 강바닥 드러내고, 결국은 다 말아먹은 그분"
저는 그저 '허허' 그러면서 장단만 맞춰드렸습니다.
판소리에서 추임새 넣듯이 랄까요??ㅎ
"아주 그거 말이야.. 그거 죄다 외국에서 돈 빌려다가 강 파재낀거란 말이죠..근데 그따위로 만들어 놨으니, 이제 그거 다 망했지요...
근데, 그분이나 그분 주변분들을 돈 아주 왕창 챙겼을거예요... 다들 어디서 돈 빌려오면 우선 지 주머니에 쑤셔넣거든..."
아오...생각만 해도 빡쳐서 전 그냥 나지막한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랬더니 말씀을 다시 이어가시더라구요..
"결국 그렇게 외국에서 돈 빌려다가 지들 주머니에 다 집어넣고 나면, 그거 그냥 빚되는 거죠. 근데 누구 빚?? 나랏님께서 나라이름으로 빌려오셨으니, 나랏빚이 되는거고, 결국 그거 지들이 처먹은거까지 국민들이 뼈빠지게 다시 갚아야지요..."
아...이런 논리정연함을 너무 오랫만에 체험한터라, 아득히 멍해지더라구요..
"그 빚이요? 일이백만원도 아니고, 체감할수도 없을 만큼 많아요.. 그리고 4대강 뿐만 아니라, 나랏빚이 너무너무 많다고.. 이걸 언제 누가 갚아??"
이러시더니, 갑자기 기사님꼐서 절 보시면서 이렇게 이야기 하시더라구요..
"미안해요.. 미안해.. 아주 우리같은 어른들이 미안해야지....
우리가 그 사람들 뽑아놓은거, 잘못한거 아는데,,
그거 우리가 잘못했으니까, 그 빚도 우리가 져야하는데..
난 이제 나이가 60이 넘어서, 우리가 그 빚을 다 못갚고 죽어요..
이 택시에서 빚갚아봐야 얼마나 갚고 죽겠어??
결국 그 빚... 젊은 사람들이 다 떠안아야 할텐데..
우리가 잘못했지.. 미안해요..."
이러시더라구요..
하... 한 20분 정도 택시에서
그분 생각하면서 엄청 빡쳤는데......!!!!!!!!!
그분 덕에 정신이 멍해져서는..
'아닙니다. 괜찮습니다'라는 말씀도 못드리고 내렸네요..
그분 다시한번 뵈었으면 좋겠네요..
그런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나이드신 기사님 보고 '아.....정치얘기는 시작안하셨으면 좋겠다...."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제자신이 너무 부끄럽더라구요..ㅠㅠ
걍 비도 오고 기분도 꿀꿀하고 해서
야근할 각오하고,
업무시간에 몰래몰래 끄적여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