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토요일..
추석을 맞이해서 고향에서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전주 모대학교 앞 모편의점.. 친구와 만나기로 한 장소입니다.
친구를 기다리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는데..
옆에서 모여있는 네 명의 여고생들이 눈에 거슬립니다..
사복을 입고 잔뜩 뽐내기는 했으나.. 척 보면 아직 여고생 정도의 나이라는걸 알 정도의 무리들..
자기들끼리 뭔가 궁시렁거리더니 저한테 한 명이 다가옵니다.. ㅡㅡ*
그러더니 하는 말...
"저... 오빠~~"
헉..!!
제 나이 서른 둘... 아저씨라는 말이 평범하게만 들릴 때거늘.. 처음 보는 여고생이 오빠라니...
순간 당황했던 저는..
"예?"
하고 답했습니다...ㅠㅠ*
그러더니 그 여고생 왈...
"저.. 부탁이 있는데요..."
"네.. 뭔데요?".. 계속 존대말 쓸 수밖에 없는 분위기..ㅡㅡ*
"저.. 담배 두 갑만 사다주세요..."
하면서 오천원을 내밉니다...ㅠ.ㅜ
"에세 라이트로 두갑이요...!!"
순간 별 생각이 다 들었지만.. 저를 바라보는 나머지 여고생들의 눈과 마주치자.. 상당히 뻘줌해지더군요..
얼떨결에 돈을 받아들었습니다..ㅡㅡ*
"아.. 예... (헉.. 내가 지금 뭐하는거야... 이걸 왜 받았지?)"
마음속 갈등과는 관계없이 얼떨결에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게 되더군요..
담배를 사다주자니 청소년들 탈선에 일조하게 될테고.. 돈까지 받아들었는데 안사줄 수도 없고..
결국 카운터에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와 그 여고생들에게 비닐 봉지를 건냈습니다.
여고생들.. 놀라더군요...ㅠㅠ
제가 건내준 비닐봉지에 들어있는건...
바나나우유 네 개와 아이스크림 한개...
"이거 먹고 좀 더 커라... 잔돈은 안에 있다.. 이 아이스크림은 이 오빠가 먹을께.. 알았지?"
얼굴 빨개진 여고생들... 아무 말도 못하더군요... ㅡ,ㅡ
마침 그 때, 기다리던 친구가 왔고.. 전 그 위기의 순간을 모면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여고생들로부터.. '오빠'라는 소리도 듣고 부탁까지 받았는데...
그걸 외면하고.. 아이스크림까지 삥뜯다니...ㅠㅠ*
조금은 황당했지만, 그 날 저녁 술자리에서의 재미난 안주거리가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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