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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1175283
    작성자 : 기분♡전환
    추천 : 81
    조회수 : 10476
    IP : 211.221.***.231
    댓글 : 1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12/27 10:49:09
    원글작성시간 : 2015/12/27 08:51:29
    http://todayhumor.com/?humorbest_1175283 모바일
    [reddit] 베이비 모니터를 해킹하던 시절 이야기
    <div>*장문입니다!</div> <div> <div>*1월부터 올린 번역글이 이번에 150편이 됐습니다. 자축자축하!!!!!!!!!! 으하하</div> <div>*조언해주시고~ 추천해주시고~ 댓글도 남겨주시고~ 언제나 감사드립니다.</div> <div> </div></div> <div>*베이비 모니터 : 안방이랑 애기방이 따로 있는 경우, 아기가 울 때 안방에서 들을 수 있게 하는 장치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tyle="width:252px;height:206px;" alt="R500x500.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12/1451159506OrwWic6g.jpg"></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고등학교 시절에 나는 친구들이랑 좀 괴랄하게 노는 편이었어.</div> <div>여느 날라리 십대들처럼 말썽피우기 좋아하는 애들이었지.</div> <div>마약에 손을 대거나 학교에서 다른 친구들을 괴롭히는 악질까지는 아니었고.</div> <div> </div> <div>아니다, 악질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div> <div>베이비 모니터를 해킹해서 부모들을 놀라 자빠지게 하는 데에 재미를 붙였었거든. </div> <div>우리 실력 정도면 절대 붙잡힐 일은 없다고 의기양양 했었는데 그러던 어느 날 밤...</div> <div>중요한 교훈을 얻었어. 그리고 깨닳았지.</div> <div>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 만큼 천하무적은 아니라고.</div> <div> </div> <div>디미트리, 커트 그리고 나는 같은 학교에 다녔는데, </div> <div>수업도 같았고 거의 매일 저녁마다 만나서 놀러 다녔어.</div> <div>예능 프로그램을 보거나, 게임을 같이 하거나, </div> <div>학교에서 누가 제일 쌔끈한가 노가리를 까면서 시간을 보냈지.</div> <div> </div> <div>어느 날은 공원에서 서로 무서운 얘기를 해주고 있었는데 커트가 재미있는 얘길 하나 해줬어.</div> <div>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애엄마가 갖고 있던 베이비 모니터에 귀신이 들렸다나. </div> <div>귀신 얘기가 뻔하지 뭐.</div> <div>그런데 디미트리가 자기 엄마도 같은 얘기를 해주신 적이 있다는 거야.</div> <div>옆 집 이웃이 아기에게 해주는 노랫소리를 집에 있던 베이비 모니터로 들은 적이 있으셨대.</div> <div>분명 주파수가 우연히 겹쳤었겠지. </div> <div> </div> <div>순간 머릿속에 근사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어.</div> <div>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지만 우리 모두 정확히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어.</div> <div>베이비 모니터를 하나 사서 사람들을 골탕먹여 보자고.</div> <div> </div> <div>좀 말장난 같은데 베이비 모니터 해킹하는 일쯤은 진짜 베이비들 장난이야.</div> <div>같은 주파수를 쓰는 기기만 찾아내기만 하면 되니까.</div> <div>싸구려는 활용도가 높지 않아서 주파수 다이얼이 있는 고급형으로 하나 장만했어.</div> <div>그래야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골려줄 수 있으니까.</div> <div> </div> <div>이튿날 밤, 우리는 자전거를 타고 대상을 물색하면서 동네방네를 돌아다녔어. </div> <div>2층에 아가방이 딸린 집을 찾았내고서 드미트리가 주파수를 찾으려고 다이얼을 이리저리 돌렸어.</div> <div>베이비 모니터에서 아기 숨소리가 들려오자 우리의 계획이 결실을 맺는구나 하면서 엄청 신나하던 기억이 나네.</div> <div>디미트리가 버튼을 누르고 수신기에다 깊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어.</div> <div> </div> <div>"....너의....작고....이쁜..딸...정말....군침도는데......"</div> <div> </div> <div>곧장 안방에 불이 켜지면서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려왔어.</div> <div>웃느라고 진짜 배꼽이 빠지는 줄 알았다니까.</div> <div>붙잡힐까봐 얼른 자전거를 타고 근방을 벗어났지.</div> <div> </div> <div>이 못된 장난질을 몇 주에 걸쳐서 몇 번이고 하고 다녔어.</div> <div>목소리는 서로 번갈아 가면서 내고 우리가 장난치는 걸 눈치채지 못하도록 매번 다른 집을 골랐지.</div> <div>사람들이 반응할 때 모습은 돈주고도 못보는 광경이었다니까.</div> <div> </div> <div>완전히 공황에 빠지는 엄마들도 있고 장난을 눈치채고 우리한테 닥치라고 하는 엄마들도 있었어.</div> <div>어떤 한 아주머니는 제발 아기를 해치지 말라며 미친 듯이 울더라.</div> <div>그 때는 너무 재미있었는데 이제와서 그 분을 떠올리니까 약간 죄책감이 드네.</div> <div>친구들이랑 나는 그 아주머니가 한 말을 목소리까지 흉내내면서 몇 주씩이나 낄낄거리곤 했어.</div> <div>맞아, 우리들 그 때 진짜 철이 없었지.</div> <div> </div> <div>그런데 내가 그간 쌓은 업보를 돌려받는 날이 온거야.</div> <div>커트와 디미트리가 중간고사로 바쁘대서 나 혼자 장난을 치러 나갔던 그 날 밤이었지.</div> <div>하도 많이 장난을 치고 다녀서 우리 동네에는 안갔던 집이 없길래 좀 멀리 옆동네로 모험을 떠났거든.</div> <div>대상은 쉽게 찾았어. </div> <div>집 앞에 세워둔 차 뒷편에 유아용 카시트가 있는지만 확인하면 끝이야.</div> <div>아니면 커튼이 유난히도 알록달록 하거나, 마당에 장난감이라도 떨어져있으면 바로 알 수 있지.</div> <div>마침 조건에 딱 맞는 집이 보이길래 자전거를 세워두고 주파수 다이얼을 돌리기 시작했어.</div> <div>아기가 아주 살짝 코골이를 하는 소리가 들려오자 너무 신나서 심장이 막 요동치고 난리도 아니었어.</div> <div>내 장난이 빛을 보는 순간이었으니까.</div> <div> </div> <div>"나는.....너를.....지켜보고..있다...."</div> <div> </div> <div>최대한 괴상한 목소리로 수신기에 대고 속삭였는데 집에 불도 안켜지고 너무 조용한 거야.</div> <div>아무래도 집주인이 못들었나 싶어서 다시 한 번 좀 더 큰 소리로 말해봤어.</div> <div> </div> <div>".....너의...침대맡에서......지켜보고....있다.....꼭....너를...반드시........내가......"</div> <div> </div> <div>근데도 대답이 없었어.</div> <div>주변에서 귀뚜라미가 우는 소리랑 저 멀리서 간간히 차소리만 들려올 뿐.</div> <div>좀 이상하다 싶었지.</div> <div>부모들은 왠만하면 바로바로 반응을 했었거든.</div> <div>왠지 들킨 같은 기분에 약간 긴장이 됐었어.</div> <div>왜 그럴 때 있잖아, 괜히 찔려서 누가 나를 막 계속 쳐다보는 기분이 들고 그럴 때.</div> <div>시간도 늦었고 집까지 가려면 오래 걸려서 이만 포기하고 떠나려는 순간.</div> <div>내 수신기에서 이상하고 걸쭉하게 가글을 하는 듯한 소리가 나는 거야.</div> <div>애기가 잠에서 깨어났나 생각하던 찰나에 어떤 남자가 수신기로 말을 걸어왔어.</div> <div> </div> <div>"....지켜보는......쪽은.....나야.........후안......"</div> <div> </div> <div>이 말을 듣는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어.</div> <div>어떻게 내 이름을 알았을까?</div> <div>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거야.</div> <div>아가방쪽을 올려다 봤더니 나를 내려다보며 서 있는 실루엣이 보였어.</div> <div>여태 저기에 계속 있던건가?</div> <div>겁을 잔뜩 먹어서 그런지 숨쉬기가 점점 힘들어졌어.</div> <div>공포가 엄습하면서 온몸이 덜덜 떨려와서 가까스로 자전거에 타고 어떻게든 페달을 밟아 그곳을 벗어났어.</div> <div>내가 과민반응을 했던가 싶었는데 그 땐 완전히 넋이 나가서 그저 도망칠 생각에 제정신이 아니었지.</div> <div> </div> <div>"넌.....아무...데도..못...가.....후안.......너희..집이...어딘지...아니까......"</div> <div> </div> <div>모퉁이를 돌았을 때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어.</div> <div>나는 쉴 새 없이 페달을 밟아서 큰 길로 나와 주변에 차랑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고 나서야 안도를...</div> <div> </div> <div>"....니가....입은.....후드티에...붉은...피가...흐르겠지........꼬마야......."</div> <div> </div> <div>주머니에 넣어둔 수신기에서 계속 남자의 속삭임이 들려오고 있었어.</div> <div>내가 고함을 지르면서 옷을 찢다싶이 벗으니까 지나가던 사람이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더라고.</div> <div>완전 또라이로 보였겠지.</div> <div>도움을 주기는 커녕 혀를 차며 지나가도 별 수 없었어.</div> <div> </div> <div>후드티를 가방에 쑤셔넣다 보니까 큼지막하게 등판에 써진 내 이름이 눈에 들어왔어.</div> <div>미친 학교티를 입고 왔던거야. </div> <div>내 이름을 당연히 알 수 밖에 없었지.</div> <div>그러다가 베이비 모니터는 수신 범위가 좁다는 사실이 퍼뜩 머리속을 스쳐갔어.</div> <div>내가 미행을 당하고 있던 거야.</div> <div>이 미친놈이 누군지 찾으려고 주변을 둘러봤지.</div> <div>저 쪽에 있는 밴에 숨어있는 걸까?</div> <div>개랑 산책하는 저 남자?</div> <div>아님 방금 지나간 저 차인가?</div> <div>어쨋거나 다시는 그 놈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 수신기를 끄고 다시 집으로 향했어.</div> <div>공포에 질린 상태라 그런지 바람이 나무에 스치는 소리, 바퀴가 지면을 달리는 소리, </div> <div>나를 지나치는 자동차 엔진 소리까지 너무 생생하게 들리더라.</div> <div>어쨋거나 집까지는 안전하게 도착했지. </div> <div> </div> <div>집 앞에 자전거를 대고 계단을 거의 기어서 내 방으로 들어왔었어.</div> <div>아무렇게나 가방을 던져두고 베이비 모니터는 방구석에 쳐박고서 그대로 이불 속으로 들어갔지.</div> <div>이불 속에 들어가면 일단 마음이 편해지잖아.</div> <div>학교에 가기 전에 몇 시간이라도 자두려고 눈을 감았는데 그 때 베이비 모니터에서 치지직 소리가 났어.</div> <div>내가 분명 껐던 거 같았는데.</div> <div> </div> <div>"좋은 꿈 꿔, 후안."</div> <div>이 말은 아직까지도 내 꿈에 가끔 나와.</div> <div> </div> <div>며칠 쯤 지났을까.</div> <div>그 때 그 집이 뉴스에 나왔어.</div> <div>경찰측 설명으로는 일가족이 침실에서 목이 잘린 채 발견됐대.</div> <div>사건이 일어났을 때 내가 밖에 있던 거지.</div> <div>마침 범인이 내 목소리를 듣고 나를 겁주려고 했었나봐.</div> <div>드디어 살았다는 안도감에 몰살당한 가족이야 안중에도 없었어.</div> <div>이제와서야 애도를 표해.</div> <div> </div> <div>지금은 아내와 예쁜 딸이 있는 가장이야. </div> <div>내 행동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성인이고.</div> <div>어렸을 때 철모르고 했던 행동들이 얼마나 잘못됐는지도 이제 잘 알아.</div> <div>그 날 밤 나는 두려움의 끝을 맛봤다고 생각했었는데 절대 아냐.</div> <div>아빠가 되고 보니까 내 목숨보다 소중한 존재가 있으면 두려움은 배가 되더라고.</div> <div> </div> <div>그 살인자가 나를 다시 찾은건지 아니면 어떤 멍청이가 같은 장난을 치는건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div> <div>진정한 공포가 뭔지 이제는 완전히 알 것 같아.</div> <div>우리 집에 있는 베이비 모니터에서 목소리가 들려왔거든.</div> <div>내게 족쇄를 채우듯 전신을 마비시키는 한마디가.</div> <div> </div> <div>"아직도.......너를.....지켜보고...있어......"</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br> </div> <div> </div>
    출처 I used to hack baby monitors. One night, I learned my lesson.
    https://redd.it/2x0z0z by manen_lyset
    기분♡전환의 꼬릿말입니다
    <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10/1444748496223.gif" alt="1444748496223.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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