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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1170235
    작성자 : 기분♡전환
    추천 : 41
    조회수 : 11533
    IP : 211.226.***.176
    댓글 : 1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12/18 10:22:47
    원글작성시간 : 2015/12/18 06:42:16
    http://todayhumor.com/?humorbest_1170235 모바일
    [reddit] 7년 전 납치를 당한 적이 있는데 알고 보니
    *원제 : 7년 전에 납치를 당했었는데, 어제서야 진짜로 일어났던 일을 알게 됐어. 차라리 납치됐던 편이 나았을거야.
    *장편입니다! 좀 긴 편입니다!
     
     
     
     
     
     
    7년 전에 있었던 일이고.. 사실 다 잊어버린 줄로만 알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온몸이 덜덜 떨리고 있는데.. 길어지겠지만 읽어줬으면 한다.
     
    대학교 1학년이었을 때(2008년) 나는 겨울방학 동안 머무르려고 부모님 댁으로 가고 있었다.
    막 기말고사를 마치고 곧장 출발했던 터라 정말 많이 피곤한 상태였다.
    학교는 뉴멕시코에 있고 집은 유타에 있었으니 운전하기에는 엄청나게 긴 거리였지만 그래도 도로가 한산한 편이었다.
    밤 10시쯤 됐나 2차로에서 달리고 있었는데 솔직히 말해서 과속을 하고 있던 상태였다.
    나 말고는 도로위에 차가 한대도 없는 줄 알고 괜찮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내 뒤를 따라오던 경찰차가 경광등을 켰고 뉴멕시코의 어느 외딴 곳에서 차를 세우게 됐다.
    짜증이 났지만 도로변에 정차를 했고 경찰 한 명이 차에서 내렸다.
    딱지 한 장 끊고 말겠지 싶어 잠깐이면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경찰은 나더러 두 손을 올리라고 소리를 쳤고 나는 시키는 대로 했다.
    내 차 안을 손전등으로 비춰보고는 천천히 밖으로 나오라고 지시했다.
    완전 겁에 질려 혼이 나간 채로 차 밖으로 나갔다.
    차 밖으로 나오자 내게 그 자리에 서서 손을 들고 있으라고 말했다. 
     
    "저 대체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는지 알 수 있을까요?"
    "여기서 80km쯤 떨어진 주유소에서 강도 신고가 들어왔는데 현장에서 선생님의 차량이 도주했다고 하네요. 같이 서까지 가주셔야겠습니다."
     
    아까 한시간 반 전쯤에 담배 한 갑을 사려고 들렀었다.
    내가 떠나자 마자 강도 사건이 벌어지고 카메라에 내 차가 찍힌 것 같았다.
    곧이어 경찰차 한 대가 더 도착하고 두 명의 경찰이 내 쪽으로 걸어왔다.
    나를 붙들고서는 수갑을 채워 연행하겠다고만 말했다.
    미란다 원칙을 읊지 않아 수상했지만 그 당시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우습게도 신께서 나더러 금연을 하라는 말씀을 전하시는 게 아닐까 생각했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실제로 그 이후로는 담배를 사지 않으니까.) 
     
     
    경찰차 뒷자석에 탄 채로 내가 주유소에서 범인으로 찍혔을 만한 이유를 설명했다.
    내 말이 사실이라면 두 시간 안에 서류절차까지 끝내고 풀려날 것이고, 
    경찰서는 30분 거리에 있으며 다른 경찰이 내 차를 운전해서 오고 있다고 했다.
    기말고사 때문에 여전히 지쳐있던 상태라 양해를 구하고 잠깐 눈을 붙였다.
    내일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이 얘기를 하면 얼마나 웃길까 생각하며 그대로 잠에 들었다.
    잠에서 깨어나보니 30분 정도 잔 것 치고는 너무 개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눈을 제대로 뜨고 나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날이 밝아 있었다.
    밤 10시에 체포가 됐고 경찰서까지는 30분이 걸린다고 했는데 여전히 나는 수갑을 차고 경찰차 안이었다.
    앞좌석을 향해 무슨 일이냐고 외쳤다.
    순간 말문이 막히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경찰은 온데간데 없고 하얀 마스크를 쓴 남자 둘이 앉아있었기 때문이다.
    내 말이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그저 앞만 보고 있었다.
    그렇게 몇 분이 지나고 나니 두려움은 사라지고 화가 나기 시작했다.
     
    "개새끼들아. 빨리 내보내 줘! 이 씨발 새끼들아! 니네 뭐하는 놈들이야?"
     
    한참이 지나서야 조수석에 있던 남자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쪽으로 총을 겨누고선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
    순간 지난 날이 눈 앞에 주마등처럼 스쳐갔고 팔 쪽에 뭔가 따끔한 느낌이 들었다.
    총알이 아닌 진정제였다.
    이 놈들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병원 수술실로 보이는 곳에서 침대에 묶여 있었다.
    팔에는 링거가 꼽혀 있었다.
    방에는 내 사진이 못해도 80장 정도는 걸려있었다.
    어릴 때부터 최근 몇 주 전까지도 찍혀 있었다.
    너무 겁이 나서 어떻게든 결박을 풀어보려 했지만 속절 없었다.
    그 와중에도 계속 주변을 살폈는데 사진 말고도 내 의료 기록도 있었고 두뇌, 심장, 신장, 백혈구 수치 등 셀 수 없이 많은 검사 결과도 있었다.
    '호환 가능'이라는 글씨가 모든 검진표 옆에 써 있었다.
    더 이상은 정신줄을 붇들고 있을 수가 없어서 안간힘을 다해 소리를 질렀다.
    얼마 후 동유럽쪽 사람으로 보이는 여자가 미소를 띄며 방으로 들어왔다.
    여느 상황에서나 볼 수 있는 의사의 모습 그대로였다.
    나더러 어디 아픈 곳은 없냐고 묻길래 아니라고 대답하니 그 때부터 엄청나게 질문을 해왔다.
     
    "아프신 곳이 없다니 다행이네요. 지난 며칠 동안 저희에게 엄청난 일을 해주셨어요.
    덕분에 놀라운 성과를 거두게 됐답니다. 이렇게 되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여기 들어올 때만 해도 지원자들만 이 곳에 오는 줄 알았거든요.
    그래도 제가 여기서 계속 돌봐드리면서 건강은 유지시켜 드릴거에요. 거의 다 끝났으니 조금만 더 참으세요."
     
    입을 떼기도 전에 산소 마스크를 씌워버려서 또 그대로 잠에 들겠구나 생각했다.
     
     
    다음에 눈을 떴을 땐 어느 좁고 어두운 곳이었다.
    이쯤되니 나를 죽이지만 않게 해달라고 바랄 뿐이었다.
    정신을 가다듬고 보니 트렁크 안이었다. 내가 납치됐던 차였겠지.
    트렁크 문을 있는 주먹으로 힘껏 때리다가 손에서 피가 나서 잠시 멈추기로 했다.
    눈이 점점 어둠에 익숙해지더니 주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학교 야구모자도 있고 고등학교 때 보던 책도 있었다.
    내 차 안이었다.
    이를 알고 나니 고통은 완전히 잊혀졌고 다시 무식하게 트렁크를 주먹으로 치고 발로도 힘껏 찼다.
    마침내 트렁크문이 날라가면서 문이 열렸다.
    내 앞에는 경찰관 두 명이 서 있었다.
    보통 납치됐다가 풀려나면 너무나 반가울 사람이지만 나는 전혀 진정을 할 수 없었다.
    경찰의 도움을 받아 차에서 나와보니 구급차와 의료진이 보였다.
    그제서야 지난 밤의 이제 악몽은 완전히 끝났구나 싶었다.
    검사 결과 내 몸은 놀라울 정도로 이상이 없었고 이 곳은 미시시피라고 경찰이 알려줬다.
    그 놈들이 내 차를 몰고 과속을 하고 있어 세우라고 지시했는데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경찰을 향해 총을 쐈다고 했다.
    범인은 그 자리에서 사살됐고 알고보니 전과자에 마약에 취한 상태였다.
    경찰에서는 사이비 종교 단체의 소행으로 보고 납치됐던 병원은 내가 진정제 때문에 헛것을 본 것이라 여겼다.
    이 모든 일은 내가 실종된 지 60시간 동안 벌어졌고 나는 뉴멕시코에서 미시시피까지 오게 됐다.
    부모님께서 곧장 유타행 비행기로 나를 데리러 오셨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여러 검사를 받았는데 역시 아주 건강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장기도 멀쩡했고 독한 진정제를 맞았는데도 신체에는 별 영향은 주지 않았다.
    경찰에서 한 얘기가 맞는 모양이었다.
    내가 약에 취해서 헛것을 봤었겠지.
     

     
     
    나는 천천히 일상으로 다시 돌아왔다.
    지난 7년을 요약하자면, 학위를 마치고 나서 캘리포니아에 직장을 얻었다.
    그리고 너무나도 아름다운 약혼녀도 있다.
    내 인생은 거침없는 순항을 하고 있었다. 
    어제까지만.
     
    지금 나는 금융쪽 일을 하고 있는데 우리 회사를 통해 자산 관리를 하고 싶다는 상담 요청을 받았다.
    이상하게도 고객이 식당에서 만나고 싶다고 요청해 그러기로 했다.
    인사를 하며 식당에서 자리를 잡고 앉는 동안 고객은 안절부절 하며 식당 곳곳을 매의 눈으로 훑고 있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언성 높이지 말고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진정하기 쉽지 않겠지만 그래야 할거야. 내가 기억이 안나는 표정이네?"
    "예.. 잘.. 기억이.. 제가 하루에 만나뵙는 고객님이 뭐낙 많아서 그렇습니다. 전에 뵌 적이 있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 잘 봐."
     
    가만히 미소를 띄는 얼굴을 보니 생각났다!
    내가 환각에서 봤던 바로 그 의사!
    의자에서 나자빠질뻔 했지만 내 팔을 붙잡아준 덕에 소란은 면할 수 있었다.
     
    "걱정하지마. 너를 다시 데려가거나 해치려고 여기 온 건 아니니까. 한가지 경고할 게 있어."
     
    가만히 자리에 앉은 채로 대체 어떻게 나를 찾았는지, 이 여자는 대체 누군지,
    왜 7년이나 기다리고 나서야 나에게 연락을 했는지, 그리고 나에게 무슨 경고를 하려고 하는지 생각해봤다.
     
    "그 때 너를 가지고서 우리가 과학 실험을 했었는데 성과가 굉장했어.
    전 인류에게 축복이 될 수도 있는 생물학적 단계의 치료법을 찾고 있었거든.
    그리고 성공리에 연구를 마칠 수 있었어.
    실험이 다 끝나고 갈무리를 한 뒤에 철수를 하던 중에..."
     
    의사는 갑자기 말을 멈추고 시선을 돌렸다.
     
    "하던 중에 뭐? 그런데?"
    "그런데 복제품 몇 개가 달아났어."
     
     
     
     
     
    출처 Kidnapped seven years ago, but yesterday I found out that what actually happened was worse than I could have ever imagined
    https://redd.it/3tn6y6 by TheyreNot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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