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원제 : 7년 전에 납치를 당했었는데, 어제서야 진짜로 일어났던 일을 알게 됐어. 차라리 납치됐던 편이 나았을거야.</div> <div>*장편입니다! 좀 긴 편입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7년 전에 있었던 일이고.. 사실 다 잊어버린 줄로만 알았다.. 어제까지만 해도..</div> <div>온몸이 덜덜 떨리고 있는데.. 길어지겠지만 읽어줬으면 한다.</div> <div> </div> <div>대학교 1학년이었을 때(2008년) 나는 겨울방학 동안 머무르려고 부모님 댁으로 가고 있었다.</div> <div>막 기말고사를 마치고 곧장 출발했던 터라 정말 많이 피곤한 상태였다.</div> <div>학교는 뉴멕시코에 있고 집은 유타에 있었으니 운전하기에는 엄청나게 긴 거리였지만 그래도 도로가 한산한 편이었다.</div> <div>밤 10시쯤 됐나 2차로에서 달리고 있었는데 솔직히 말해서 과속을 하고 있던 상태였다.</div> <div>나 말고는 도로위에 차가 한대도 없는 줄 알고 괜찮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div> <div>내 뒤를 따라오던 경찰차가 경광등을 켰고 뉴멕시코의 어느 외딴 곳에서 차를 세우게 됐다.</div> <div>짜증이 났지만 도로변에 정차를 했고 경찰 한 명이 차에서 내렸다.</div> <div>딱지 한 장 끊고 말겠지 싶어 잠깐이면 끝날 줄 알았다.</div> <div>하지만 경찰은 나더러 두 손을 올리라고 소리를 쳤고 나는 시키는 대로 했다.</div> <div>내 차 안을 손전등으로 비춰보고는 천천히 밖으로 나오라고 지시했다.</div> <div>완전 겁에 질려 혼이 나간 채로 차 밖으로 나갔다.</div> <div>차 밖으로 나오자 내게 그 자리에 서서 손을 들고 있으라고 말했다. </div> <div> </div> <div>"저 대체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는지 알 수 있을까요?"</div> <div>"여기서 80km쯤 떨어진 주유소에서 강도 신고가 들어왔는데 현장에서 선생님의 차량이 도주했다고 하네요. 같이 서까지 가주셔야겠습니다."</div> <div> </div> <div>아까 한시간 반 전쯤에 담배 한 갑을 사려고 들렀었다.</div> <div>내가 떠나자 마자 강도 사건이 벌어지고 카메라에 내 차가 찍힌 것 같았다.</div> <div>곧이어 경찰차 한 대가 더 도착하고 두 명의 경찰이 내 쪽으로 걸어왔다.</div> <div>나를 붙들고서는 수갑을 채워 연행하겠다고만 말했다.</div> <div>미란다 원칙을 읊지 않아 수상했지만 그 당시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div> <div>우습게도 신께서 나더러 금연을 하라는 말씀을 전하시는 게 아닐까 생각했었다.</div> <div>(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실제로 그 이후로는 담배를 사지 않으니까.) </div> <div> </div> <div> </div> <div>경찰차 뒷자석에 탄 채로 내가 주유소에서 범인으로 찍혔을 만한 이유를 설명했다.</div> <div>내 말이 사실이라면 두 시간 안에 서류절차까지 끝내고 풀려날 것이고, </div> <div>경찰서는 30분 거리에 있으며 다른 경찰이 내 차를 운전해서 오고 있다고 했다.</div> <div>기말고사 때문에 여전히 지쳐있던 상태라 양해를 구하고 잠깐 눈을 붙였다.</div> <div>내일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이 얘기를 하면 얼마나 웃길까 생각하며 그대로 잠에 들었다.</div> <div>잠에서 깨어나보니 30분 정도 잔 것 치고는 너무 개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div> <div>눈을 제대로 뜨고 나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div> <div>날이 밝아 있었다.</div> <div>밤 10시에 체포가 됐고 경찰서까지는 30분이 걸린다고 했는데 여전히 나는 수갑을 차고 경찰차 안이었다.</div> <div>앞좌석을 향해 무슨 일이냐고 외쳤다.</div> <div>순간 말문이 막히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div> <div>경찰은 온데간데 없고 하얀 마스크를 쓴 남자 둘이 앉아있었기 때문이다.</div> <div>내 말이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그저 앞만 보고 있었다.</div> <div>그렇게 몇 분이 지나고 나니 두려움은 사라지고 화가 나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개새끼들아. 빨리 내보내 줘! 이 씨발 새끼들아! 니네 뭐하는 놈들이야?"</div> <div> </div> <div>한참이 지나서야 조수석에 있던 남자가 움직이기 시작했다.</div> <div>내 쪽으로 총을 겨누고선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div> <div>순간 지난 날이 눈 앞에 주마등처럼 스쳐갔고 팔 쪽에 뭔가 따끔한 느낌이 들었다.</div> <div>총알이 아닌 진정제였다.</div> <div>이 놈들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div> <div> </div> <div> </div> <div>정신을 차리고 보니 병원 수술실로 보이는 곳에서 침대에 묶여 있었다.</div> <div>팔에는 링거가 꼽혀 있었다.</div> <div>방에는 내 사진이 못해도 80장 정도는 걸려있었다.</div> <div>어릴 때부터 최근 몇 주 전까지도 찍혀 있었다.</div> <div>너무 겁이 나서 어떻게든 결박을 풀어보려 했지만 속절 없었다.</div> <div>그 와중에도 계속 주변을 살폈는데 사진 말고도 내 의료 기록도 있었고 두뇌, 심장, 신장, 백혈구 수치 등 셀 수 없이 많은 검사 결과도 있었다.</div> <div>'호환 가능'이라는 글씨가 모든 검진표 옆에 써 있었다.</div> <div>더 이상은 정신줄을 붇들고 있을 수가 없어서 안간힘을 다해 소리를 질렀다.</div> <div>얼마 후 동유럽쪽 사람으로 보이는 여자가 미소를 띄며 방으로 들어왔다.</div> <div>여느 상황에서나 볼 수 있는 의사의 모습 그대로였다.</div> <div>나더러 어디 아픈 곳은 없냐고 묻길래 아니라고 대답하니 그 때부터 엄청나게 질문을 해왔다.</div> <div> </div> <div>"아프신 곳이 없다니 다행이네요. 지난 며칠 동안 저희에게 엄청난 일을 해주셨어요. </div> <div>덕분에 놀라운 성과를 거두게 됐답니다. 이렇게 되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div> <div> 제가 여기 들어올 때만 해도 지원자들만 이 곳에 오는 줄 알았거든요. </div> <div>그래도 제가 여기서 계속 돌봐드리면서 건강은 유지시켜 드릴거에요. 거의 다 끝났으니 조금만 더 참으세요."</div> <div> </div> <div>입을 떼기도 전에 산소 마스크를 씌워버려서 또 그대로 잠에 들겠구나 생각했다.</div> <div> </div> <div> </div> <div>다음에 눈을 떴을 땐 어느 좁고 어두운 곳이었다.</div> <div>이쯤되니 나를 죽이지만 않게 해달라고 바랄 뿐이었다.</div> <div>정신을 가다듬고 보니 트렁크 안이었다. 내가 납치됐던 차였겠지.</div> <div>트렁크 문을 있는 주먹으로 힘껏 때리다가 손에서 피가 나서 잠시 멈추기로 했다.</div> <div>눈이 점점 어둠에 익숙해지더니 주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div> <div>학교 야구모자도 있고 고등학교 때 보던 책도 있었다.</div> <div>내 차 안이었다.</div> <div>이를 알고 나니 고통은 완전히 잊혀졌고 다시 무식하게 트렁크를 주먹으로 치고 발로도 힘껏 찼다.</div> <div>마침내 트렁크문이 날라가면서 문이 열렸다.</div> <div>내 앞에는 경찰관 두 명이 서 있었다.</div> <div>보통 납치됐다가 풀려나면 너무나 반가울 사람이지만 나는 전혀 진정을 할 수 없었다.</div> <div>경찰의 도움을 받아 차에서 나와보니 구급차와 의료진이 보였다.</div> <div>그제서야 지난 밤의 이제 악몽은 완전히 끝났구나 싶었다.</div> <div>검사 결과 내 몸은 놀라울 정도로 이상이 없었고 이 곳은 미시시피라고 경찰이 알려줬다.</div> <div>그 놈들이 내 차를 몰고 과속을 하고 있어 세우라고 지시했는데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경찰을 향해 총을 쐈다고 했다.</div> <div>범인은 그 자리에서 사살됐고 알고보니 전과자에 마약에 취한 상태였다.</div> <div>경찰에서는 사이비 종교 단체의 소행으로 보고 납치됐던 병원은 내가 진정제 때문에 헛것을 본 것이라 여겼다.</div> <div>이 모든 일은 내가 실종된 지 60시간 동안 벌어졌고 나는 뉴멕시코에서 미시시피까지 오게 됐다.</div> <div>부모님께서 곧장 유타행 비행기로 나를 데리러 오셨다.</div> <div>집으로 돌아온 나는 여러 검사를 받았는데 역시 아주 건강하다는 결과가 나왔다.</div> <div>장기도 멀쩡했고 독한 진정제를 맞았는데도 신체에는 별 영향은 주지 않았다.</div> <div>경찰에서 한 얘기가 맞는 모양이었다. </div> <div>내가 약에 취해서 헛것을 봤었겠지.</div> <div> </div> <div></div> <hr><div></div> <div> </div> <div> </div> <div>나는 천천히 일상으로 다시 돌아왔다.</div> <div>지난 7년을 요약하자면, 학위를 마치고 나서 캘리포니아에 직장을 얻었다.</div> <div>그리고 너무나도 아름다운 약혼녀도 있다.</div> <div>내 인생은 거침없는 순항을 하고 있었다. </div> <div>어제까지만.</div> <div> </div> <div>지금 나는 금융쪽 일을 하고 있는데 우리 회사를 통해 자산 관리를 하고 싶다는 상담 요청을 받았다.</div> <div>이상하게도 고객이 식당에서 만나고 싶다고 요청해 그러기로 했다.</div> <div>인사를 하며 식당에서 자리를 잡고 앉는 동안 고객은 안절부절 하며 식당 곳곳을 매의 눈으로 훑고 있었다.</div> <div> </div> <div>"처음 뵙겠습니다. 저는-"</div> <div>"언성 높이지 말고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진정하기 쉽지 않겠지만 그래야 할거야. 내가 기억이 안나는 표정이네?"</div> <div>"예.. 잘.. 기억이.. 제가 하루에 만나뵙는 고객님이 뭐낙 많아서 그렇습니다. 전에 뵌 적이 있다면 정말 죄송합니다."</div> <div>"다시 잘 봐."</div> <div> </div> <div>가만히 미소를 띄는 얼굴을 보니 생각났다! </div> <div>내가 환각에서 봤던 바로 그 의사! </div> <div>의자에서 나자빠질뻔 했지만 내 팔을 붙잡아준 덕에 소란은 면할 수 있었다.</div> <div> </div> <div>"걱정하지마. 너를 다시 데려가거나 해치려고 여기 온 건 아니니까. 한가지 경고할 게 있어."</div> <div> </div> <div>가만히 자리에 앉은 채로 대체 어떻게 나를 찾았는지, 이 여자는 대체 누군지, </div> <div>왜 7년이나 기다리고 나서야 나에게 연락을 했는지, 그리고 나에게 무슨 경고를 하려고 하는지 생각해봤다. </div> <div> </div> <div>"그 때 너를 가지고서 우리가 과학 실험을 했었는데 성과가 굉장했어. </div> <div>전 인류에게 축복이 될 수도 있는 생물학적 단계의 치료법을 찾고 있었거든. </div> <div>그리고 성공리에 연구를 마칠 수 있었어.</div> <div>실험이 다 끝나고 갈무리를 한 뒤에 철수를 하던 중에..."</div> <div> </div> <div>의사는 갑자기 말을 멈추고 시선을 돌렸다.</div> <div> </div> <div>"하던 중에 뭐? 그런데?"</div> <div>"그런데 복제품 몇 개가 달아났어."</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출처
Kidnapped seven years ago, but yesterday I found out that what actually happened was worse than I could have ever imagined https://redd.it/3tn6y6 by TheyreNot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