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font face="바탕" size="2"></font> </div> <div><font face="바탕" size="2"></font> </div> <div><font face="바탕" size="2"></font> </div> <div><em></em> </div> <div><em></em> </div> <div>당신은 최소한 네 시간은 족히 운전만 하고 있었다.</div> <div>창 밖으로 보이는 선인장은 변함이 없다.</div> <div>세갈래로 갈라진 모양으로 길 왼편에, 아까부터 계속 왼편에만.</div> <div>악마의 삼지창이 모래 속에 처박혀 있는 모습 같다.</div> <div>쉴만한 곳이 보이면 잠깐 차를 세우기로 결심한다.</div> <div>아무 것도 없는 이 곳에 작은 술집 하나가 콕하니 박혀있다니.</div> <div>느긋한 불빛이 가게 앞쪽과 유리문 안쪽에 보이는 신문까지도 비추고 있다.</div> <div>수돗가에 차를 세우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 본다.</div> <div> </div> <div>"아이구, 어서오슈! 우리집 첫 손님이시네, 그래! </div> <div>이름은 어찌 되시나? 한 잔 하실려?"</div> <div> </div> <div>풍채 좋은 바텐터가 넉살을 떠는 모습을 보니 당신을 보고 기분이 한껏 들뜬 모양이다.</div> <div>정중하게 소개를 마치고 술은 거절한다.</div> <div>대신 이 곳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는지 물어본다.</div> <div> </div> <div>"물론이지. 이보쇼. 첫 잔은 내가 사겠수다. 형씨가 첫 손님이라니까. 나도 한 잔 같이 하게."</div> <div> </div> <div>공짜술을 어색하게 받아들고선 손님도 없이 어떻게 가게를 꾸려가냐고 묻는다.</div> <div> </div> <div>"에... 그게... 내가 여기를 직접 지었는데. 마누라랑 둘이서 말이요.</div> <div>가게세도 안나가고 관리한다고 귀찮게 하는 본사도 없고. 그렇다오.</div> <div>여기서 혼자 산지는 엄청 오래 됐고.."</div> <div> </div> <div>당신이 아내에 대해 묻자 바텐더가 인상을 찌푸린다.</div> <div> </div> <div>"진즉에 저주받은 이 곳을 떠났지.. 여긴 아무도 안오거든.</div> <div>원래 상황이 안좋다 싶으면 있던 사람도 떠난다 이 말이야.</div> <div>그래도 어쨋든 가게는 열어놔야 하지 않겠수."</div> <div> </div> <div>위스키를 두 모금 정도 마시고 위로를 건넨다.</div> <div> </div> <div>"됐수다. 그 편이 나았지. 내가 등 떠밀어 보냈다니까. 행복해지려면 그 방법 뿐이었거든."</div> <div> </div> <div>바텐더는 입이 찢어질 듯 섬뜩한 미소를 짓는다.</div> <div> </div> <div>"침실은 위층이요. 먹을 것도 좀 있으니 알아서 드슈. 나는 어딜 좀 가봐야 해서."</div> <div> </div> <div>옷걸이에서 코트와 모자를 집어든 바텐더는 유리문을 잠근다.</div> <div>당신은 의자에서 일어..났는데 느낌이 좋지 않다.</div> <div>문 손잡이를 잡아보니 어째선지 아주 굳게 잠겨있다.</div> <div>정말 미친 듯이 심장이 요동치지만 바텐더는 그저 태연히 신문을 펼져든다.</div> <div>신문을 읽는 중얼거림이 어렴풋이 들려온다.</div> <div> </div> <div>'2015년 12월 11일..? 갑자기 50년이 지난거야?'</div> <div> </div> <div>문을 열어달라고 아무리 소리를 쳐도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div> <div>다만 침잠한 그의 두 눈 속에 슬픔이 가득하다.</div> <div> </div> <div>"여기는 저주받은 곳이라고 했던 내 말 기억하슈? 누군가는 여기 남아서 가게 문을 열어놔야지."</div> <div> </div> <div>죄책감이 어깨를 짓누르는지 바텐터의 어깨가 축 쳐졌다.</div> <div>이윽고 발길을 돌려 어둠으로 향한다.</div> <div> </div> <div>"뭐 이제 더 할 말 없으면. 난 이제 그만 가볼라오."</div> <div> </div> <div> </div> <div><em></em> </div> <div> </div> <div><em></em>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