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오랜만에 뵙습니당^^</div> <div>*불펌노~</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차 사고가 아주 심하게 났었다.</div> <div>나는 다치지 않았지만 아내는 현장에서 즉사했고...</div> <div>다행인지 아들은 살아 남았다.</div> <div>살아 남았다고 하는 게 맞긴 할테지.</div> <div> </div> <div>사고 당시 아들의 사타구니 쪽에 파편이 관통해 박혀 있었다.</div> <div>병원에서는 다행이 출혈이 없어 기적이었다고 한다.</div> <div>아이가 불에 타는 동안 내가 꼼짝도 못하던 상태가 아니었더라면...</div> <div>그래, 나도 기적이었다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div> <div> </div> <div>아들은 뒷자석에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저 다가오는 불길을 지켜봐야만 했다.</div> <div>서서히 피부에서 기포가 생겨났고 찢어질듯 울부 짖었다.</div> <div>정확히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분명 살려달라는 외침이었다.</div> <div>하지만 도저히 다가갈 수가 없어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div> <div>피부가 타고 나서 살 속 수분이 끓어오르며 증기가 피어 올랐다.</div> <div>면 소재의 옷가지가 속절없이 불에 타고 운동화는 녹아 내리면서 아들의 발을 뒤덮었다.</div> <div> </div> <div>소방차가 오는 소리는 들리지도 않았다.</div> <div>소방관들이 나를 밀쳐내고는 포소화약제로 불을 껐다.</div> <div>캠은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아마 죽지 않았을까 지레 짐작했었는데.</div> <div>소방관들이 맥박이 잡힌다며 차를 절단하고 아들을 구출했을 땐 대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div> <div>아들이 살아있다니 어쨋거나 기뻤다.</div> <div>같이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도착했다.</div> <div>화상병동에 입원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사가 전했다. </div> <div>피부의 90퍼센트가 타버렸지만 운이 좋았다고.</div> <div> </div> <div>3년이 지난 지금 캠은 14살이 됐다.</div> <div>사지가 잘려나간 전신은 마치 낙서로 가득한 구겨진 캔버스 같아 보인다.</div> <div>화상이 뼈까지 침투해서 팔다리는 모두 잘라내야 했다.</div> <div>병원에 있는 동안 아래턱이 포도상 구균으로 감염되는 바람에 그 역시 제거해야 했다.</div> <div>혀와 치아도 모두 없애고 가슴 아래쪽 피부를 떼어내서 코가 있던 부위에 이식했다.</div> <div>아들은 평생 고개가 굽어진 채로 살아야 한다.</div> <div>그래도 두 눈만은 멀쩡했다.</div> <div>아마 불에 타기 전에 양 손으로 가릴 생각을 했던 모양이다.</div> <div>운이 좋았다는 게 이거였나 싶다.</div> <div> </div> <div>요즘 아들의 근처로 갈 때면 나를 향한 눈길이 불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div> <div>뭔가 굉장히 말하고 싶은 것 같지만 그럴 리가 없다.</div> <div>사고 이후로 의사소통 능력을 완전히 상실했으니.</div> <div>때를 기다리는 중인 듯 한데.. 대체 뭘 기다리는지..</div> <div>짐작하고 싶지 않지만 여기저기서 증거가 눈에 띈다.</div> <div> </div> <div>실은 요즘 매일같이 캠의 침대에서 시선이 닿는 마당 귀퉁이에 떨어진 불에 탄 새나 다람쥐의 사체를 치우고 있다.</div> <div>자신이 불타고 있을 때 내가 그저 쳐다보기만 했을 때 기분이 어땠을지 계속 생각하게 된다.</div> <div>눈빛을 보아하니 잊지 않았나 보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