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단편입니당</div> <div>*퍼가지 말아주세용(불펌 고소 진행중이어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네 번의 유산을 겪고 나서 아내와 나는 더 이상의 노력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div> <div>우리가 맡았던 위탁아동들이 충분히 빈자리를 채워줬었다.</div> <div>대개 몇 주면 우리집을 떠났는데 새로운 가정에 입양되거나 본래 가정으로 되돌아갔다.</div> <div>몇 달이나 혹은 일 년 정도, 드문 경우지만 그 이상 머무른 아이가 있긴 했다.</div> <div>올리. 그 모든 일을 우리와 함께 겪었다.</div> <div> </div> <div>5년 전 한 여자가 우리집에 한 남자아이를 데려왔었다.</div> <div>아이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사가 무기한으로 우리에게 위탁을 해왔다.</div> <div>당시 아내는 첫 아이를 임신한지 5개월 째였는데 올리는 부풀어 오르는 배에 무척이나 관심을 보였다.</div> <div>아기의 발차기를 느껴보고 싶냐고 물으면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며 아내를 쳐다봤다.</div> <div>그 때는 우리 셋의 사이가 참 좋다고 그렇게 생각했었다.</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얼마 전 유산을 한 아내가 병원에서 몸을 추스르는 와중에도 아이를 돌봐야 했다.</div> <div>집에 도착하고 보니 올리는 차분한 표정으로 계단에 앉아있었다.</div> <div> </div> <div>"아기는요?"</div> <div>"세상에 나오지 못했단다.."</div> <div>"언젠가는.."</div> <div> </div> <div>올리는 내 팔을 토닥여주며 조용히 위로의 말을 건네주었다.</div> <div> </div> <div>"아니.. 그게 우리는 할 만큼.. 다시는 아기를 갖지 않으려고 해.. </div> <div>너도 있고 다른 친구들도 있었잖니.. 우리에겐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단다."</div> <div> </div> <div>원체 올리가 조용한 편이긴 했는데 나를 그 정도로 싸늘하게 쳐다보는 모습은 처음이었다.</div> <div> </div> <div>"절대로요?"</div> <div>"응, 절대 안 해."</div> <div> </div> <div>나는 약간 당황한 상태로 대답을 했다.</div> <div>올리는 한마디 대꾸도 없이 그대로 계단을 올라갔다.</div> <div>다음 날 아침 올리가 사라져있었다.</div> <div>위탁업체에 전화해서 올리가 없어졌다고 알렸는데 </div> <div>그런 아이가 우리집에 배정됐다는 기록이 없다는 대답만 받았다.</div> <div>말도 안 돼.</div> <div>담당자였던 둥지씨를 바꿔달라고 했다.</div> <div>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봐 줄테니.</div> <div> </div> <div>"그런 성함을 쓰시는 분은 여기 없습니다."</div> <div> </div> <div>약간 짜증이 난 목소리였다.</div> <div>내가 술에 취했거나 미쳤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div> <div>경찰 측 반응도 마찬가지였다.</div> <div>어떻게 데리고 있지도 않았던 아이를 잃어버릴 수가 있지?</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요 며칠 곰곰히 생각을 해봤다.</div> <div>우리는 5년 동안 올리를 키웠다.</div> <div>왜 떠났을까?</div> <div>계단에서 나눴던 짧은 대화를 돌이켜 곱씹어봤다.</div> <div>'절대로요?'라고 물었었지..</div> <div>왜 우리에게 계획이 있는지 없는지 알려고 했을까?</div> <div>아내가 임신했을 때 무척이나 관심을 보였던 올리.</div> <div>언제나 아내 곁에서 다정하고 친절하게 도움을 주었던 올리.</div> <div>편식도 심하고 거의 먹지도 않았지만 언제나 건강했던 올리.</div> <div>나도 잊고 있던 기억이 갑자기 떠올랐다.</div> <div>아기가 유산되기 전날 올리는 아내의 배 위에 손을 쫙 펼쳐 올려두고는 나와 눈을 마주쳤었다.</div> <div>아내의 붉은 혈색이 피부를 타고서 올리의 두 뺨으로 흘러갔던 것 같다.</div> <div>올리의 눈이 그 날따라 어두웠는데.. 조명 탓이었나?</div> <div>잠깐이나마 나에게 짓는 미소 사이로 치아가 유난히 가득 드러났었다.</div> <div> </div> <div>5년. 유산 4번.</div> <div>그리고 우리 곁에는 올리가 있었다.</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