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퍼가지 마세여.</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우리 와이프가 요리를 할 때마다 대체 뭘 먹게될까 짐작하기도 힘들다.</div> <div>블로그 같은 데서 찾아보긴 하는 모양인데 솔직히 말해서 본인의 능력 밖의 요리들 뿐이다.</div> <div>기분 나빠할까봐.. 그냥 암말 하지 않는다.</div> <div>그러다보니 오늘 저녁에 와이프가 한 말에도 딱히 놀라지 않았다.</div> <div> </div> <div>"나 우리가 한번도 안 먹어본 요리를 발견했어. 창자로 요리를 해보려고!"</div> <div>"헐 여보.. 여기서 창자를 어디서 구했어? 케냐같이 이상한 데서 수입한 돼지는 아니겠지?"</div> <div> </div> <div>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는데 와이프는 나에게 손사래를 치며 대답했다.</div> <div> </div> <div>"으이구. 내가 요리의 새로운 장을 열어보려고 하는 거란 말이야. </div> <div>다빌씨네 가족이 놀러오면 우리가 창자요리를 먹어봤다고 얘기해주려고. 굉장하지 않아?"</div> <div>"그거 먹고 병원이라도 가게 되는거 아니야?"</div> <div>"더글라스!! 뭐라고??"</div> <div>"다빌 아주머니가 뭐라고 대답을 할 거 같아, 여보?"</div> <div> </div> <div>와이프는 다 안다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의심쩍다는 듯 쳐다봤다.</div> <div> </div> <div>"그 여편네 진짜 질투가 심해. 내가 당신이랑 결혼했다고 날 질투하잖아.</div> <div>내가 먼저라는 점을 언제나 기억하게 만들어 주려고."</div> <div>"당연하지."</div> <div> </div> <div>사실은 옆 집의 다빌과 지난 몇 달 동안 몰래 만나는 중이다.</div> <div>와이프가 아는지 모르는지 항상 아리송했었다.</div> <div>아슬아슬하게 걸릴 뻔 한 적이 몇 번 있었는데.</div> <div>와이프가 가게에서 생각보다 일찍 돌아오는 바람에 다빌은 옷을 반도 못 입고 뒷문으로 도망쳤다.</div> <div>그 모습이 싫진 않았지만 그래도 다빌이 도망치지 않아도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div> <div>심지어 다빌은 나에게 지어준 별명과 함께 곰 문신까지 새겼다. 볼 때마다 항상 미소 짓게 된다.</div> <div> </div> <div>"자 이제 손 씻고 와서 상차림 좀 도와줘."</div> <div> </div> <div>와이프가 오븐을 열자 끝내주는 냄새가 났다. </div> <div>육즙도 가득해서 손 씻으러 가는 나를 다시 붙잡아 부엌까지 도로가게 만들 지경이었다.</div> <div> </div> <div>"여보. 이 창자 어디서 사왔는지 말 안 해줬잖아."</div> <div>"아. 여기 근처에서 구했어. 벌써 군침이 도는 모양이네."</div> <div>"어 맞아. 진짜 그래."</div> <div> </div> <div>둘이서 나란히 저녁 식사를 차리고 자리에 앉았다. </div> <div>정말 오랜만에 와이프의 눈이 반짝거렸다.</div> <div>다빌이 나를 침대로 손쉽게 이끌고 갔던 바로 그 반짝임 같았다.</div> <div>와이프가 나를 보고 웃고 나도 같이 웃어보였다.</div> <div> </div> <div>"어떤 거 같아?" </div> <div> </div> <div>음식을 반 쯤 먹다말고 대답했다.</div> <div> </div> <div>"와 진짜 맛있다. 창자요리가 이렇게 맛있는 줄은 몰랐어."</div> <div>"아이구. 내 정신 좀 봐. 내가 창자라고 했었나? 창녀라고 말한 건데. 창녀요리는 처음 해봐"</div> <div> </div> <div>와이프가 키득거렸다.</div> <div> </div> <div>"창녀?"</div> <div> </div> <div>와이프는 말을 하다말고 오븐쟁반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스테이크를 집어들어 나무로 된 식탁에 턱하고 내려놓았다.</div> <div> </div> <div>"내가 근처에서 구했다고 말 했잖아. 실은 옆집에서 갖고 왔어."</div> <div> </div> <div>스테이크 뒷면을 보니 피부 조각이 약간 남아있었다. 그을린 살갗 위에 곰 한마리가 언뜻 보였다.</div> <div> </div> <div>"당신이 좋아할 줄 알았어."</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