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나는 관절염 통증을 좀 줄여보려고 주기적으로 산책을 한다.</div> <div>조용한 길을 걷다가 뒷길로 들어서는 찰나 갑자기 희미하게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다.</div> <div> </div> <div>우리 동네에 있는 놀이터에는 녹슨 담장이 있었다. </div> <div>그 담장을 따라가면 덩굴이 휘감은 작은 문이 있었다.</div> <div>항상 친구들과 미끄럼틀이나 그네, 정글짐에서 놀았는데도 담장에는 별로 신경을 안썼던 것 같다. </div> <div>어느 날 뭔가 지루함을 느낀 우리들은 탐험을 하기로 했다.</div> <div>그 문은 잠겨있지 않아서 힘을 세게 주면 열렸다.</div> <div>문 뒤로는 짧은 길이 나있고 그 끝엔 작은 집 다섯 채가 있었다.</div> <div>전부 버려진 집이었지만 사람이 사는 집 한 채가 있었다.</div> <div>어떤 남자애가 엄마랑 같이 살고 있었다. </div> <div>그 날부터 우리는 그 남자애랑 맨날 같이 놀았다.</div> <div> </div> <div>어느날부턴가 그 집엘 가지 않은거 같은데 이유가 생각이 안난다. </div> <div>나는 기억을 되짚어보려고 공원으로 향했다.</div> <div>아마도 걔가 이사를 가서 안갔던거 같다.</div> <div>담장을 보자 그 친구의 이름이 빌리라는게 기억난다.</div> <div>이윽고 문에 도착하여 힘을 주어 열었다.</div> <div> </div> <div>아. </div> <div>빌리네 엄마가 미친듯이 울며 우릴 향해 뛰어오던 모습이 떠올랐다. </div> <div>친구들 중 하나가 "도망쳐!"라고 외쳤었다.</div> <div>우리는 뒤도 안돌아보고 전속력으로 도망쳤고 다시는 찾아가지 않았다.</div> <div> </div> <div>이제야 모든게 생각난다.</div> <div>눈물이 나기 시작한다.</div> <div>문 뒤로 난 길 한복판에는 여전히 거무스름한 얼룩이 남아있다.</div> <div>참 신기하다. 기억이란게 이렇게 숨어있을 수 있다니. </div> <div>하지만 제대로 한 방 먹으면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div> <div> </div> <div> </div> <div>근데 아무리 애써도 우리가 빌리를 죽인 이유는 생각이 나질 않는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반 년 전 올렸던 번역글 입니다.</div> <div>못보셨던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 싶어서 살짝 다듬고 재업해봅니다.</div> <div>반대나 뒷북이 많으면 자삭하겠습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