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iv>유머사이트니까, 커뮤니티니까, 웃자고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요.</div><div><br></div><div>대선기간이라지만, 요즘 들어서는 시사게시판의 존재 이유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지 싶습니다.</div><div><br></div><div>시사게시판에도 유머자료가 올라올 수 있죠. 풍자 자료든, 조롱이든...</div><div><br></div><div>뭐 다 좋습니다.</div><div><br></div><div>그러나 시사게시판의 존재 이유는 다른 한가지가 더 추가되어야 해요.</div><div><br></div><div>오유가 사람이 많은만큼, 그에 따른 인텔리겐치아적 욕구가 해소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단 말입니다.</div><div><br></div><div>시사게는 이제껏 그런 역할을 해오지 않았나 싶습니다.</div><div><br></div><div>시사, 정치와 관련한 인텔리적 욕구는 누구나 가지고 있죠.</div><div><br></div><div>사유하고, 고민하고, 나누고, 논쟁하고, 이런 모든 욕구들이 모인 곳이 시사게입니다.</div><div><br></div><div>그만큼, 치열한 사유를 담는 글도 어떤 게시판보다 많이 보였고, 타 게시판보다 느린 회전 덕택에 더 많은 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이 확보되었지요.</div><div><br></div><div>그런데 요즘에는 시사게시판이 그런 욕구를 충분히 담아내고 있는지는 의구스럽습니다.</div><div><br></div><div>치열한 고민의 흔적이 엿보이는 글, 사유하는 글, 또는 팩트 혹은 지식을 담은 글들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대선에 매몰되어서 비난과 조롱만이 가득합니다.</div><div><br></div><div>적어도, 제가 이제까지 보아왔던 시사인들은 그러한 인텔리적 욕구에 대한 희구로 게시판에 글을 남겼을거라고 생각했고, 또 그렇게 보아왔습니다.</div><div><br></div><div>그런데 더 이상 오유 시사게시판에는 어떤 고민의 흔적도 남아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div><div><br></div><div>그저 욕정에 찬, 자신의 리비도를 상대에게 투과시키는 저급한 욕망의 실현만 보입니다.</div><div><br></div><div>당분간 시사게 접습니다.</div><div><br></div><div>그동안 제가 썼던 글이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르겠고,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만,</div><div><br></div><div>적어도 지금의 분위기에는 편승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div><div><br></div><div>사유가 없는 것을 두고 우리는 맹목이라고 합니다. 이런 맹목은 가장 경계해야 할 요소입니다. 이성 없는 사유 없고, 사유 없이 어떤 담론도 있을 수 없으며, 담론 없이는 어떤 구조도 이룰 수 없습니다.</div><div><br></div><div>구조를 이야기하지만, 정작 사유 없는 구조가 얼마나 유지될지는 의문입니다.</div><div><br></div><div>깊은 사유를 바라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사유의 흔적만은 보였으면 좋겠습니다.</div><div><br></div><div>시사인 여러분, 저는 당분간 시사게를 접습니다.</div><div><br></div><div>오유 눈팅은 종종하겠습니다만, 글을 남기는 것은 아마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div><div><br></div><div>오유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위기의식을 느껴서 이렇게 써봅니다.</div><div><br></div></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