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목표: 노트정리, 과제
였으나 게으른 나년이 언제나 그러하듯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몸부림을 치기로 했다.
하지만 약간의 양심은 가책이 있는지라 생산적인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베이킹은 생산적인 무의미한 시간이란 말에 가장 걸맞는(※언제나 마음만은 다이어트를 하고있는 나에게만 통용되는 개념) 취미로써
현실을 도피할 수 있게하고 친구들에게 자랑질을 할 수 있어서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인생은 언제나 자랑질이 최고다.
오늘은 어제 슈를 만들고 남은 생크림을 사용하기 위해 버터대신 생크림을 넣은 식빵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많은 사람들이 NO 버터 식빵이라는 네이버 뉴스의 성인광고 마냥 자극적이고 매혹적인 문구를 보고 불나방처럼 요리 블로그 개미지옥에 빨려들어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곳에서 버터대신 생크림을 넣어요^^ 라는 마리 앙투와네트 같은 말에
'버터가 없는데 어떻게 생크림이 있겠어!'
라고 속으로 많이 외쳐본 기억이 지금도 생생한데 나에게도 이런 일이 생기다니.
이건 다 생크림의 미묘한 유통기한 때문이다.
생크림은 내가 그동안 봐온 봐로는(※정확하지 않습니다.) 유통기한이 짧은 진짜 생크림과 유통기한이 긴 휘핑크림이 있는데
휘핑크림은 동물성과 식물성으로 나뉘고 동물성이 맛있고 비싸다.
그리고 유통기한이 짧은 생크림이 유통기한이 긴 동물성 휘핑크림보다 비싸다.
그에따라 학생인 나는 육신의 욕망과 주머니의 경제적 사정을 적절히 타협하여 식물성보다 맛있고 유통기한이 긴 동물성 휘핑크림을 샀는데
그만 대용량의 마법에 혹하여 1L짜리를 사버린 것 이다.
어제 슈크림을 만들고 난 뒤 남은 생크림은 그래도 동물성인지라 뚜껑을 딴 뒤 오랫동안 두면 매우 꿉꿉하므로 며칠이내에 소모하기로 마음을 먹어 매우 사치스럽게도 생크림으로 식빵을 만들기로 했다. <-본론
이번에도 나는 대용량으로 간다.
밀가루 600mg에 우유 200ml, 달걀 1개, 생크림 150ml, 소금 10g, 설탕 40g, 이스트 10g
대충넣고 팔이 빠개지도록 주무룹니다.
아기 엉덩이처럼 차지고 말랑말랑해질때까지.
난 참고로 2,30분 걸렸던 것 같음.
평소엔 제빵기로 하는데 제빵기 연배가 나보다 조금 동생인지라 애가 시원찮기에 감히 생크림을 넣은 식빵을 맡길 수 없었음.
그리고 날이 추운 관계로 소중한 생크림 식빵 반죽은 부분 찜질기위에 올려놓고 부풀기를 기다림.
한 시간 십오분정도 걸린듯. 롤챔스 보면 시간 금방 감. 꾸르잼. 하지만 마냥 정신 빼고 있는건 노노해 계속 두배에서 두배 반 정도 부풀었는지 신중하게 봐야 한다.
대충 삼등분으로 자르고 가스를 뺀 뒤 뭉쳐준다. 판이 파랑색이라서 보색 관계때문인가 반죽이 심슨가족 피부색마냥 활달에 걸려있다.
호박가루나 치즈가루를 섞어 만든 부유한 반죽처럼 보인다. 이대로 15분 정도 더 발효시켜준다.
십오분 뒤 식빵틀(사실은 파운드 케이크 틀이지만 귀에걸면 귀걸이 코에걸면 코걸이다.)에 기름칠을 하고 적당히 반죽을 돌돌말아 집어넣고 또 발효를 한다. 이번엔 한 시간 정도.
빠밤.
생각보다 틀의 가로폭이 넓어서 그런지 별로 위로 부풀지 않았다. 하지만 과발효되면 안 되기에 그냥 진행하기로 했다.
우윳방울이 뭉쳐있는 것을 보면 알겠지만 설정을 위해 손을 멈춰둔 것 이다.
색을 위해 붓으로 우유를 설렁설렁 칠해둔다.
그리고 180도로 예열된 오븐에 35분 넣어두는데
뺨?!
빵이 심심치않게 부풀어 올랐다. 남자는 군대에 들어가서도 키가 큰다는데 식빵은 오븐에 들어가서도 키가 크는가 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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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품>
갓 만들어진 식빵은 매우 딱딱해서 두드리면 톡톡 하고 소리가 난다.
하지만 속알맹이는 부드럽다. 하지만 뜨겁다. 손을 포기한다. 먹는다. 냠냠. 평범한 따끈한 식빵맛이다. 탄수화물은 언제나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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