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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611306
    작성자 : cLuB
    추천 : 12
    조회수 : 676
    IP : 115.139.***.80
    댓글 : 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1/19 11:51:22
    원글작성시간 : 2013/01/19 02:55:04
    http://todayhumor.com/?humorbest_611306 모바일
    447번지의 비밀 5
    <p>"뭐 말입니까?"<br><br><br><br>"그게 말야...<br><br>밤이 되면 이상한 주문을 읊으며 돌아다니더라구.<br><br>그 괴상한 노래까지는 들어주겠는데 말야...그 주문 소리는 정말 못 들어주겠더라구.<br><br>들으면 엄청 기분 나쁘고, 뭔가에 홀리는 것 같기도 하고 소름이 끼쳤다네.<br><br>한국말인지, 월남말인지, 중국말인지 당최 알 수 없는 이상한 주문이야.<br><br>지금 뭐라 말로 표현을 할 수가 없네.<br><br>흉내도 못내겠고...<br><br><br>그런 행동을 십년 넘게 하고 다녔으니 사람들 심정이 오죽했겠나.<br><br>그것 때문에 동네 사람들이 그 친구 마주칠까봐 밤에 돌아댕기질 못했다니까.<br><br>동네 사람들은 말도 못하고 죽을 맛이었다네.<br><br>잘못 보였다가는 그런 상태의 친구에게 무슨 해코지라도 당할지 모르니 입을 다물 수 밖에.<br><br>최씨가 죽은 뒤로는 그 주문 소리가 더 커졌어.<br><br>미친 사람이 따로 없었다니까.<br><br>시간이 갈수록 그 친구는 점점 피골이 상접하면서 사람의 몰골이 아니게 바뀌어가더라구.<br><br><br>그러더니 어느 날 동네가 그 주문 소리로부터 해방됐어.<br><br>그 친구가 갑자기 사라져버린거야.<br><br>살던 집도 버리고...<br><br>어차피 그 친구는 보상금을 받았으니까 떠나도 할 말이 없지만, 우째 이상하잖아."<br><br><br><br><br><br><br>나는 차를 몰면서 박형사와 통화를 나누었다.<br><br><br>"김형사님, 김홍선 사장이 어디갔는지 보이질 않습니다."<br><br><br>"직원들은 뭐래?"<br><br><br>"어디 좀 들렀다 온다고 했는데 행선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하는데요."<br><br><br>"나머지 직원들은 모두 있어?"<br><br><br>"뭐...비번인 사람 빼 놓고는 회사는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br><br>그런데 김태섭이 오늘 조퇴를 했다는데요?"<br><br><br>"어디 있는지 파악했어?"<br><br><br>"아뇨. 그건 아직..."<br><br><br>"그 폐가 등본 좀 뽑아 봤어?"<br><br><br>"예. oo리 산 447번지로 되어 있어요. <br><br>20년 전에 집이 빈 뒤로는 그 주소지로 이사 온 세대가 없어요.<br><br>그냥 그렇게 쭉 비어 있었어요.<br><br>그런데 재밌는게 있어요.<br><br>10년 전에 소유권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는데요."<br><br><br>"누구한테?"<br><br><br>"김홍선씨요."<br><br><br>"뭐?"<br><br><br>"그리고 그 폐가를 매입한 시점과 회사 사업자 등록 한 시점이 비슷합니다."<br><br><br>"회사를 거기에 차리면서 매입했다는 거네."<br><br><br>"예."<br><br><br><br>도대체 김홍선이란 사람의 정체가 무엇이란 말인가?<br><br>나는 궁금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br><br><br><br>"박형사 그 회사 사무실로 가 있어. 나도 거기로 갈테니까."<br><br><br>"알겠습니다."<br><br><br><br>차창 앞에 어두운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br><br>뭔가 불길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이 뇌리를 스쳤다.<br><br><br><br><br>"사장님, 어디 갔어요?"<br><br><br>"아까 말씀드렸는데요. 오늘 어디 가신다고 연락하지 말라고..."<br><br><br>여직원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사무적인 어투로 대답했다.<br><br>나는 사장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br><br>전원이 꺼져있다는 멘트만이 돌아왔다.<br><br>조퇴한 김태섭도 마찬가지였다.<br><br><br><br>"아따.. 우리 사장님 좀 그만 괴롭히쇼."<br><br><br>직원 중의 누군가가 나에게 명령하듯이 말을 걸었다.<br><br>나는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br><br><br>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까칠한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나에게 경멸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br><br><br>"우리 사장님이 얼매나 좋은 사람인디...뭐 털어봤자 아무 것도 안 나온당께요.<br><br>전에도 누가 이 건물 무허가라고 신고했다가 군청에서 나온 직원 면박만 당하고 돌아갔당께.<br><br>그만 하소."<br><br><br><br>"지금 이게 무허가 건물 조사하는 것하고 같습니까?<br><br>사람이 둘이나 그것도 이 회사 직원이 죽었어요. 댁이 경찰이라면 가만히 있겠소?"<br><br><br><br>"영주는 사고라고 들었고, 승균이 그 친구는 어떻게 죽었는지 모르겠지만, 사장님과는 아무 상관 없을겁니다."<br><br><br>"사장과 무관한지 당신이 그 걸 어떻게 알아요?"<br><br><br>"승균이 그 놈이 노름빚에 허덕일 때 사장님이 다 뒷치닥거리 해줬당께요.<br><br>승균이가 딸내미 잃은 후 일도 안하고 넋이 나가 있었을 때도, 사장님이 다 뒷치닥거리 해주고 기다려줬당께요. <br><br>그런 분이 뭣땜시 승균이에게 해를 가하겄소? 안그렇소?<br><br>우리 직원들한테는 친삼촌같은 분인디."<br><br><br>"혹시 김태섭씨가 황승균씨한테 노름빚 진 것 알고 있어요?"<br><br><br>"승균이, 태섭이, 영주 그 자식들 끼리끼리 노름질 하는 것 땜에 사장님이 엄청 속상해 하셨습니다.<br><br>태섭이 이놈은 승균이한테도 빚지고, 영주한테도 빚지고...흐미...장난 아니었당께요.<br><br>승균이한테는 무슨 차용증까지 썼다합디다."<br><br><br>나는 그에게 뭔가 정보를 더 얻어낼 것 같았다.<br><br><br>"한달 전쯤 사무실에서 노름하다가 큰 소동이 벌어졌다는데.... 알아요?"<br><br><br>"무슨 소동인지는 모르겄는디...그 자식들 월급날만 가까워지면 맨 포커질이나 한당께요<br><br>그 세 놈이 똘똘 뭉쳐가지고는......월급 받기도 전에 그 날 돈 다 날리고 싸우고 지럴염병을 합디다.<br><br>한 두번도 아니고.."<br><br><br>"그 친구들 사이가 별로 안 좋았나 보네요?"<br><br><br>"처음엔 좋았지라....<br><br>근디 그 넘의 노름질이 다 망쳐놨당께라.<br><br>딴 놈은 몰라도 승균이 그 놈은 사장님 얼굴 봐서라도 그러면 안되는디..."<br><br><br>그는 혀를 끌끌 차며 다시 말을 이었다.<br><br><br>"그런디..그 놈들은 뭔 재미로 허구헌 날 셋이서 포커를 친다냐?<br><br>포커는 세명이서 하면 패가 안 떠서 재미가 없는디...다섯이 딱 좋은디..."<br><br><br>"뭐라구요? 세 명이요?"<br><br><br>순간 나의 미간이 찌푸려짐을 보자, 옆에 있던 박형사가 입을 열었다.<br><br><br>"어? 김형사님. 취조실에서 김태섭이 말로는 여섯명이서 포커를 했다는데..."<br><br><br>이에 그 남자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br><br><br>"여섯이오? 고것이 무슨 말이라요? 이 사무실엔 포커 칠 줄 아는 사람이 그 놈들 딱 셋하고 나 뿐인디....<br><br>게다가 지는 그런 지저분한 아그들 판에는 안낀당께요"<br><br><br>나는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br><br><br>"김태섭...이 새끼....어디서부터 거짓말인거야?"<br><br><br><br>갑자기 천둥소리와 함께 콘테이너 사무실의 천장에 쌀알이 쏟아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br><br><br>"아이고...오늘 야근은 다 날아가부렀네..야근을 해야 돈이 좀 되는디..."<br><br><br>남자는 천장을 한번 쳐다보더니 푸념을 늘어 놓았다.<br><br><br>"저 산 중턱의 폐가에 대해서 알아요?"<br><br><br>나의 말이 떨어지자 마자 그가 경기를 일으키며 손을 가로 저었다.<br><br><br>"오메...형사님. 그런 흉가 얘기는 꺼내질 말랑께요.<br><br>못들었소? 거긴 귀신 나타난다믄서...<br><br>여기 사람들은 그 근처에 얼씬도 안 한단 말이오.<br><br>그랑께 왜 사장님은 이런 곳에 사무실을 차려가지고는....."<br><br><br>"황승균씨가 한 달 전에 저 폐가에 갔다던데 알고 있어요?"<br><br><br>"뭐시라? 그 폐가에 갔다고라?"<br><br><br>"몰랐어요? 김태섭이 그러던데...."<br><br><br>"워메...그랑께 승균이가 좀 이상하게 보였구만..<br><br>언제서 부턴가 말도 잘 안하고, 넋이 나간 사람처럼 보인다 했는디..."<br><br><br>나는 잠시 입을 굳게 다물고는 자리에 쪼그려 앉아 주변을 둘러보았다.<br><br>분명히 그들은 한 달전 여기서 포커를 쳤을 것이다.<br><br>김태섭의 얘기가 상당히 구체적인 걸로 봐서 어느 부분까지는 신빙성이 있어 보였다.<br><br>지금 이 남자의 얘기도 어느 정도 김태섭의 말이 신빙성이 있음을 뒷받침해주고 있었다.<br><br>문제는 그 날 이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냐는거다.<br><br>정말로 황승균이 그 폐가에 갔을까?<br><br>사람들이 모두 다 이렇게 무서워하는 곳인데....<br><br>혹시나 황승균이 거길 갔다 하더라도 제 발로 걸어갔을까?<br><br>나는 궁금해 미칠 것 같았다.<br><br>확실한 건 그곳에 갔다면 분명히 뭔가 흔적을 남겼을 것이다.<br><br><br>내일이면 죽은 황승균의 발인날이다.<br><br>오늘 무언가를 밝히지 않으면 이대로 황승균은 사고사로 처리되고, 사건은 종료된다.<br><br>지금 뭔가를 해야 했다.<br><br><br>나는 자리에서 일어서 박형사에게 말했다.<br><br><br>"박형사...지금 그 폐가로 가봐야겠다."<br><br><br>나에 말에 박형사보다 오히려 그 까칠한 수염의 남자가 더 놀래는 것 같았다.<br><br>여직원은 떡 벌어진 입을 두 손으로 가리고 있었다.<br><br><br>"오메... 형사님... 미쳤는갑네. 뭔 짓이라요.<br><br>그 집은 귀신 나타나는 흉가랑께요."<br><br><br>나는 그의 말을 무시하며, 멀뚱거리고 서 있는 박형사를 다그쳤다.<br><br><br>"뭐해? 차에서 후레쉬랑 우산 챙기고 출발하자구."<br><br><br>"예?...정....정말로 가시게요?"<br><br><br>"그럼..내가 지금 장난치는 것 같애? <br><br>설마 박형사..진짜로 귀신 나타난다고 믿는건 아니겠지?"<br><br><br>"그..그게 아니라..."<br><br><br>"오메...참말로...형사님. 뭔 귀신 잡으러 가요?<br><br>그러지 말랑께요. 귀신이라도 들려오면 어쩔라고 그런다요?"<br><br><br>남자는 여전히 나의 행동을 만류했다.<br><br>그러나 나는 아무런 대꾸도 없이 사무실 밖으로 나서 차로 향했다.<br><br>내 등 뒤에서 여전히 그의 재잘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br><br><br><br>"워메...형사질에 무당질까지 할랑갑네.<br><br>김양아...빨리 퇴근해 버려야 쓰겄다. 형사가 귀신들려 오면 뭔 험한 꼴 당할지 모르겄다."<br><br><br><br>이제 막 해가 기울었을 시간인데도 주위는 이미 먹구름과 쏟아지는 빗줄기가 만든 어둠 속에 묻혀가고 있었다.<br><br>우산과 손전등을 꺼내 든 나는 잠시 먼 저편을 응시했다.<br><br>사무실 뒷편의 산 중턱을 돌아가면 그 곳이 있다.<br><br>간간히 번쩍이는 번갯불이 그 곳으로 우리를 인도하듯 조명을 밝혀주고 있었다.<br><br>여전히 탐탁치 않은 표정을 짓고 있는 박형사에게 나는 말을 건넸다.<br><br><br><br>"정신 차려. 우리는 귀신을 만나러 가는게 아니라 증거물을 찾으러 가는거야."<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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