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media.daum.net/society/affair/newsview?newsid=20140102115410942<br /><b><br />유서 확인한 법률자문단 "경찰, 유가족 의견 듣기도 전에 입장 내놔"<br /></b><br />2013년의 마지막 날, 서울역 고가도로 위에서 '박근혜 사퇴, 특검 실시'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스스로 몸에 불을 붙인 채 숨진 고(故) 이남종(40) 씨의 유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br /><br />이 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 35분쯤 서울 중구 서울역 앞 고가도로에서 '박근혜 사퇴, 특검 실시'라는 현수막 2개를 다리 밑으로 내걸고 시위를 벌인 뒤 분신, 지난 1일 오전 7시 55분쯤 끝내 숨졌다.<br /><br />경찰은 1일 오전 곧바로 낸 보도자료를 통해 "유족인 동생의 진술에 따르면 이 씨가 신용불량 상태에서 빚독촉으로 많이 힘들어 하였다면서 경제적인 이유 말고는 분신을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밝혔다.<br /><br />하지만 유서를 직접 확인한 시민사회단체 및 유가족들은 경찰의 이같은 결론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br /><br />이 씨의 유서는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형식을 빌어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을 비판하는 내용인 것으로 확인됐다.<br /><br />유서를 직접 확인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유서의 실제 내용은 경찰이 알린 것처럼 개인적인 신병 비관과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br /><br />또 유가족들의 공식 의견 청취 과정에서도 정반대의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br /><br />먼저 숨진 이 씨가 졌다고 알려진 채무빚은 함께 사는 큰형이 진 3000만 원 상당의 카드빚으로, 이마저도 7~8년 전에 진 빚이었다는 것.<br /><br />또 인테리어 시공업자인 큰형은 평소 벌이도 상당히 좋았으며 채무빚 독촉 역시 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숨진 이 씨가 갑자기 이 때문에 목숨을 끊을 리는 만무하다는 것이다.<br /><br />박 변호사는 경찰이 주장한 '어머니의 병환' 부분에 대해서도 "유서 7통 가운데 어머니의 병환을 한탄하는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br /><br />숨진 이 씨는 국민에게 남기는 글 2통, 가족에게 3통, 평소 도움을 받은 이들에게 2통 등 7편의 글을 남겼으며 이 가운데 국민에게 남기는 글에서는 '안녕' 대자보의 형식을 빌어서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을 비판하고 있었다는 것.<br /><br />박 변호사 등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정부기관이 개입한 것에 대해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하고 덮으려고 하는 정부를 비판함과 동시에 진상 규명을 위해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br /><br />또 대자보 형식의 글 옆에는 "국민들은 주저하고 두려워하고 있다. 모든 두려움은 내가 다 안고 갈테니 국민들은 떨치고 일어나 주셨으면 좋겠다"는 호소문 형식의 글도 적혀 있다고 말했다.<br /><br />박 변호사는 "유서로 보면 이 씨는 정부에 문제 제기를 강력하게 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들이 들고 일어서야 하는데 자신이 그런 부분에서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br /><br />문제는 경찰이 유가족들의 공식 의견 청취 등 자세한 확인 과정을 거치기도 전에, 이 씨의 동생 진술에만 근거한 '신병비관' 류의 보도자료를 오전에 서둘러 발표했다는 것이다.<br /><br />특히 앞서 진술을 한 동생은 숨진 이 씨와 함께 살고 있지도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br /><br />박주민 변호사는 "동생의 진술이 틀리지만은 않겠지만 다른 유가족들의 의견 청취도 모두 끝마친 다음에 입장을 발표했어야 하는데도 경찰은 일부 사실에만 근거해서 오전에 경황이 없을 때 일종의 '왜곡 보도자료'를 냈다"고 비판했다.<br /><br />게다가 경찰은 이 씨의 큰형과 법률자문단이 유서가 담긴 다이어리 및 유류품을 확인하겠다고 요청했을 때도 "국립과학수사원에 보냈다"며 거부했지만, 알고보니 국과수에 보내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br /><br />박주민 변호사는 "경찰에 '유서 등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경찰이 거부했다고 얘기하겠다'고 했더니, 그제서야 국과수에 보내서 없다던 유류품을 보여주겠다고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br /><br />이 씨의 유가족은 경찰에 유서 반환을 요청했으며, 2일 오후 5시엔 빈소가 차려진 서울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br /><br />시민사회단체 각계에서도 이 씨에 대한 애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br /><br />한국진보연대는 "이 씨의 분신 항거는 이 씨가 남긴 글과 메모, 분신 당시 고가도로에 내건 플래카드와 온 몸으로 외친 구호 등 모든 정황이 명백히 웅변하는 것처럼 박근혜 정부의 부정선거와 민주파괴 등이 초래한 것"이라고 밝혔다.<br /><br />국정원 시국회의도 2일 오후 7시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이 씨가 남긴 뜻을 알리고 추모하는 문화제를 열 계획이다.<br /><br />또 참여연대, 국정원 시국회의, 민주언론시민연합 등의 시민사회단체들은 '민주투사 고 이남종 열사 시민장례위원회'를 구성했다.<br /><br />이 씨는 1973년 전남 광주에서 3형제 중 둘째로 태어나 1990년대 초반 조선대 영문과에 입학해 대학 시절을 보냈다.<br /><br />이 씨의 장례는 나흘간 시민사회장으로 치러지며 영결식은 4일 오전 9시 30분쯤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다. 이후 광주 망월동 구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